산을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만나는

잘 다듬어진 밴달 밭(산비탈 밭)과

그곳에서 일하시는 할아버지 모습은

아버지를 그립게 한다.

혹여 짐승이라도 들어올까 싶어서

막대기를 주워 얼기설기 엮어서 만든 울타리와

깔끔하게 손질된 이랑이

알뜰하고 부지런하셨던

아버지의 삶의 모습과 어쩌면 그렇게도 닮았는지....






 산골동네에 살던 우리는

산비탈을 개간해서 만든 밭이 많았고

부모님은 이른 봄부터 겨울이 올 때까지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셨다.






우리는 그 밭을 밴달 밭이라 불렀고

산길을 걸어 다니며

농사를 지으시던 아버지의 어깨에는

언제나 지게가 지워져있었다.





어깨 위에 지워진 

지게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으랴마는

허리가 휘어지게 일하시던 아버지는

"지게가 허리를 고정시켜 주는 버팀목과 같아

등에 있어야 허리가 편안하다."

말씀하셨다.






그렇게 아버지와 한 몸이었던 지게는

아버지의 삶이 끝나고도

오랫동안 시골 집 처마 밑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듯 꿋꿋하게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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