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자락 어느 날부터

파아란 하늘이 그렇게도 그리웠다.

그런데 여름이 시작하고 어느 날부터인가

맑고 구름 둥둥 떠다니는 푸른 하늘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런 하늘이 예쁘다는 생각보다는

오늘 하루가 무진장 덥겠다는 생각에

그 하늘이 얄밉기까지 하다.








그런 얄미운 하늘을 이고

팔달산 자락에 있는

선경도서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다.

오늘은 또 어떤 감동과 울림이 있을 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수원으로 이사를 오고

즐길 거리를 찾던 중에 만나게 된

선경도서관의

<감동과 울림의 명작 읽기>

함께한 지가 벌써 2년이 지났다.

혼자서 책을 읽는 것에 익숙해서

늘 내 감정으로만 받아들이던 내용을

이제는 이병수 교수님의 훌륭한 강의로

분석을 하면서 읽게 되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고

걸음마 단계이기는 하지만

도서관을 가는 날은 발걸음이 가볍다.

2 주에 한 번, 책 한 권을 읽고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시간은

머리가 맑고 환해지면서 이곳 수원에서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번에 읽은 책은

생텍쥐페리의 소설 '야간비행'이다.

비행기를 사랑하는 작가가 그려낸

존재와 도전, 자유와 의무 사이에서 고민하는

조종사 파비앵과

그들을 관리하는 리비에르가 주인공이다.

이 소설은 비행기 조종사였던

작가가 그려낸 작품이라

문학성과 함께 

다큐멘터리적인 부분도 많다.

초창기 비행항로도 없던 시절,

밤낮으로 물건을 운송하는 로교통수단보다

야간비행이 없기 때문에

뒤처질 수밖에 없던 항공운송이

그들의 도전과 비장한 의무로 인해

더 발전한 운송수단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 이 세상의 모든 길은

누군가가 걸어갔기 때문에 길이 된 것이다.

그런 새로운 길을 위해

자기의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져 있다.

이 세상을 걸어가는 사람들 중에는

늘 누군가가 걸어갔던 길을 가는 사람도 있겠고,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가는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두 길 중

어떤 길이 더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새로운 길을 만들어 걸어 가는 사람이

훨씬 더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이 책의 머리글을 쓴 앙드레 지드

"인간의 행복은 자유 속에 있지 않고

의무를 받아들이는데 있다."

고 말하며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열정적으로 자기가 해야하는 일,

그 위험한 임무에 모든 것을 바치고,

임무를 완수했을 때에야

비로서 행복한 휴식을 얻는다."

는 리비에르의 말에 동의한다.

나도 물론 그렇고,

대다수의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은

누구에게나 똑 같은 진실일 수는 없을 것이다.

각자의 생각에 따라 그 진실을 찾아가면 되겠다.








리비에르는 말한다.

"인생에서 해결책이란 없어,

앞으로 나아가는 힘뿐,

그 힘을 만들어내면 해결책은 뒤따라온다."

고 말이다.

눈이 번쩍 뜨이는 말이다.

내 마음 속에는 있지만,

말로 풀어내지 못하는 것을 책에서 접할 때면,

가뭄에 단비가 내려 대지를 맑게 하는 그런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너무 좋다.

이래서 도서관을 계속 가게 된다.


 





생떽쥐페리의 지독한 비행기 사랑이

비록 그의 목숨을 잃게는 했지만

'어린왕자' '야간비행' ...등

명작들을 탄생하게 했다.

자기가 진실로 좋아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자기가 진실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이 세상을 하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 보통 사람들은 죽는 날까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있는 바보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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