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조루를 보고 나오는 길에

곡전재란 안내판이 보인다.

한옥이니 구경하고 가야겠다고

그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옥의 구조나 면적은 아주 크지 않았지만

후원이 너무 아름다웠다.





곡전재는 운조루가 있는 오미리에 있다.

키를 훌쩍 넘기는 돌담에

담쟁이 단풍 붉게 익은 곡전재는

1929년에 지었다니 아주 오래된 집은 아니지만

우리 전통 후원이 살아있어 보기 좋다.







곡전재 사랑채에서 안채로 들어가는

중대문 양쪽에는 어릴 적 보던 물건들이 많다.

친정집에서 고춧가루 항아리로 쓰

작은 항아리도 눈에 띈다.

우리 집에 있던 것이

조금 더 소박해서 정겨운 느낌이다.

또 손때 묻은 가마니틀은

겨울이면 방 윗목에서

가마니를 짜시던 부모님의 손놀림과

덜컥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잠이 들던

그 때가 그리워지는 풍경이다.







가을 꽃 코스모스 맑게 핀 안마당을 지나

들어간 후원에서 눈이 확 뜨이는 풍경을 만난다.

내가 전원에 살게 되면 꼭 만들고 싶은 장독대다.

기와를 인 담장에 둘러싸인 장독대,

저 곳의 장맛은 좀 더 진하고 깊을 것 같다.

특히 대나무 숨결 맡으면서 익었으니

그 맛 달디 달 것 같다.







장독대에 한참을 마음을 주고  

들어간 후원 대나무 숲은

그냥 행복해지는 곳이다.

무성한 대나무 숲길에

사람들 발길이 만들어낸 길이 아름답다.

우리도 그 길의 주인공이 되어본다.

운조루를 들어갈 때만 해도

'이런 아름다운 숲에서

크게 숨 들이쉬면서 놀 줄 알았을까?'

싶어 더 행복하다.








대숲을 걷고 나오는 길에

작은 연못을 만난다.

애써 꾸미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러워 더 보기 좋다.

가을 햇살 따스한 날에 찾은 곡전재,

이곳이 지금은 민박을 받고 있단다.

언제 기회가 되면 하룻밤 묶고 싶다.

그 때는

 댓잎 사각거리는 소리에 잠이 들고,

저 장독대에서 달게 익은 된장으로

끓인 찌개로 아침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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