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된 산행

비 온 뒤의 방태산 조경동 아침가리골

작성일 작성자 즐풍




탐방일자 2016.7.17.일  09:52~14:59(이동시간 5:07, 이동거리 12.02km)   날씨: 흐리고 이슬비 내림



여름 산행은 아무래도 계곡탐방이 제격이겠다.

계곡 중에서도 방태산 아침가리골은 늘 가고 싶던 곳이다.

주초에 주말 날씨를 보니 토요일에 비가오고 일요일에 비가 그친다기에 일요일 산행을 신청했다.

정작 금요일이 되자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비가 오는 것으로 예보가 바뀐다.

토요일 오후 네 시경 강우량을 확인하니 인제지역에 50mm의 비가 왔다.

현지 펜션에 전화로 문의하니 할머니가 물이 시커멓게 내려간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양인지 모르지만, 물이 시커멓게 내려갈 정도라면 일요일 계곡탐방도 무리겠단 생각이 든다.

카페산악회에 위험하니 취소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삭제됐다.

결국 산행이 강행될 걸 알고 산행에 나선다.



방동약수터 인근에서 하차하여 방동약수를 경유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물 맛을 보니 탄산수가 있는지 톡 쏘는 맛과 함께 시린 맛도 난다.

바위에 파 놓은 웅덩이에 물이 고이다보니 바가지로 퍼 내야만 한다.

이 사람 저 사람 먹던 바가지로 물을 뜨다보니 위생상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본다.


방동약수에서 임도로 올라가는 길은 돌계단이 나무와 어울려 제법 운치가 있다.


방동약수에서 정상까지는 포장된 임도를 따라 걸어야 하므로 다소 지루하다.

정상엔 꽤 많은 사람들이 대기 중인데, 인제군에서 나온 분이 각자 자기판단에 따라 계곡을 내려가라고 한다.

어제 계곡탐방을 하려던 사람들은 시커먼 탁류가 흘러 발을 러디다 디뎌야 할 지 몰라 되돌아 왔다고 한다.

오늘은 물이 다행히 물이 맑아 지금까지 내려간 사람중에 되돌아 온 사람은 없다며 조심조심 다니길 당부한다.


계곡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우렁차다. 계류가 보이길래 내려가 본다.




드디어 한참을 내려간 후 조경동교를 만난다.

입구에서 막걸리집을 운영하는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400명 정도 내려왔는데 벌써 절반 이상은 계곡을 따라 내려갔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잠시 남아 요기를 하며 대기 중이다. 그들을 지나 천천히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조경동교를 지나며 보니 어제 물이 많이 흐를 땐 내 키보다 훨씬 높은 데까지 물이 흐른 걸 풀이 쓰러지고 나뭇가지가 놓여있는 자국으로 알 수 있다.


물길이 모아지는 곳은 유속이 빨라 건널 엄두가 안 난다.






지리산 뱀사골이나 피아골계곡처럼 계곡과 떨어져 난 길이 거의 없다보니 물로 내몰리고 만다.

그러니 조금만 비가와도 탁류로 물길 속을 알 수 없는데다 위험해 걸을 수 없는 계곡이 된다.


하룻사이에 탁류에서 이렇게 물이 맑아졌다.

어제 인제 지역은 50mm의 비가 왔다길래 지역주민에게 전화를 걸어 계곡의 상태가 어떤지 물어봤다.

할머니는 " 물이 시커멓게 내려간다." 고 한다.

물이 많아 못 건너간다고 하면 되지 무슨 물이 시커멓다는 타령일까 했는데,

계곡이란게 물이 적든 많든 물이 탁하면 물 속을 알 수 없어 발 디딜 곳을 모르니 수심이 깊은지 얕은지 알 수 없다.

오늘처럼 물이 맑으면 물이 허리나 가슴까지 내려온다고 해도 발 디딜 곳을 아니 조심조심 건널 수 있다.






여기까지 오며 벌써 두어 번 계곡을 건넜다.

워낙 계곡이 가파르게 흐르다보니 물쌀이 쎄다. 스틱을 꽂으려해도 물쌀때문에 제대로 꽂기도 힘들다.

그러니 발을 내딛기도 힘들다.

계곡이 넓어 거의 다 지날 때 즈음엔 종아리와 장딴지가 떨어져 나갈 만큼 시려 악 소리가 절로 난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작은 계곡 하나하나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합쳐져 계곡의 기세는 점점 더 커진다.

가파른 곳이면 이런 폭포도 생겨 오가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곳으로 건너야하는데, 물쌀이 너무 쎄 건너지 못하고 위험한 바위를 몇 번이나 지난 끝에 한참을 더 내려가 건넌다.

때로는 누구도 갈 수 없는 절벽을 어렵게 타고 넘어 대여섯 번의 계곡 건너기를 줄일 수 있었다.

그래도 여덟번을 겨우 건너고서야 아침가리골을 통과할 수 있었다.


몇 년 전 keen 여름용 트래킹화를 구입한 적이 있다.

큰 구멍이 있는데다 발가락이나 뒤꿈치에 캡이 있어 안정성도 있다.

이번 계곡탐방에 사용할까 하다가 단화 형태라 아무래도 쉽게 벗겨질 거 같아 예전에 쓰던 등산화 중 밑창만 교체한 등산화를 신기로 한다.

아무래도 계곡에 들어가면 물이 차 등산화가 무거워질 거 같아 엄지발가락 접혀지는 안쪽으로 크게 구멍 두 개씩 뚫었다.

물이 잘 빠지니 밖으로 나와도 이동하기도 편하고 물 속에서도 발을 단단히 잡아주니 이런 계곡탐방에 최적의 등산화다.

혹시라도 등산화를 버릴 생각이라면 계곡탐방에구멍을 뚫고 이용해보자.




어제 제법 많은 비가 내리며 기온이 떨어졌다.

오늘은 산행하는 동안 이슬비가 내리다 말기를 반복하고 구름과 안개로 덮혀 덥지 않다.

잠간이라도 계곡을 건너자면 다리가 얼어 추운데, 한여름 염천이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급류가 궁궁거리며 세차가 흐르다가도 넓은 계곡에선 잔잔한 호수같다. 계곡이 보여주는 천의 얼굴이다.




계곡의 찬기운과 물안개가 피어오르다보니 렌즈에도 습기가 차 카메라를 배낭에 넣고 이제부터 아이폰으로 찍는다.

뒷사람은 앞사람이 안전하게 건너는지 살펴본 후 천천히 건널 생각인 모양이다.


이곳 돌과 자갈은 급류에 이리저리 밀리고 굴러 여느 계곡과 달리 둥글둥글 한 편이다,




제법 깊어보이는 계곡인데, 먼저 건넌 사람이 어느 쪽으로 오라고 일러준다. 나도 그간 일러준대로 안전하게 건넌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계곡


오늘 정도로 끝날 작은 계류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은 길인듯 아닌듯 자주 끊기고 이어진다. 대개 이런 바위로 된 너덜길이라 불편하다.


중간에 이런 바위가 막아서 소용돌이를 만들고 급류로 흐른다.


계곡은 급하게 흐르지만, 이리저리 산구비를 돌고돌니 탐방객도 그 길을 펴지 못하고 물따라 같이 흐른다.


정오가 넘었지만 물안개는 여전히 피어오르니 다소 몽환적 분위기도 풍긴다.  




20~30여명이 한 팀이 돼 앞서가던 팀이다. 이들의 자일을 이용해 이 계곡을 건넜다.

난 배낭 앞 멜빵에 카메라를 달아 물에 젖을까봐 여러 번 걱정했지만, 이땐 렌즈에 습기가 차 배낭에 넣은 상태였다.

이렇게 깊은 곳을 지날 땐 배낭 속에 물이 들어가기때문에 젖으면 안 되는 물건들은 비닐팩에 넣어야 젖지 않는다.






급류로 흐르던 물도 갑자기 편편한 폭넓은 평지에 이르면 잠시 쉬어가는 구간이다.

급하게 치고 올라가던 음악이 어느 순간 평온하게 흐르는 느낌과 같다.


마지막 구간을 어느 분이 팽팽하게 잡아주는 자일을 잡으며 안전하게 건넜다.

배낭 멜빵에 걸린 카메라의 렌즈가 물에 닿을듯 말듯 위험한 순간이기도 했지만, 카메라가 젖지 않게 걸을을 옮기다보니 도하가 늦어졌다.

오늘 뜻하지 않게 많은 분의 도움을 받으며 계곡 트래킹을 무사히 넘겼다. 산에선 서로 돕고 돕는 우호관계다. 모두에게 감사를 느낀다.


계곡을 다 건너니 지금 막 올라온 사람인듯 배낭도 없고 신발도 안 젖었길래 마을에서 올라왔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마을까지 거리를 물으니 약 400~500m 정도 된다고 한다. 그는 물이 얼마나 위험한지, 계곡을 잘 건널 수 있는 지 보러 온 것이다.


오늘 몇 번의 위험한 고비가 있었다.

혼자 못 건널 곳은 물 대신 바위나 절벽을 넘으며 이동했고 때론 다른 사람의 자일이나 도움을 받기도 했다.

비 온 뒤 이틀 정도 지난 후의 계곡 탐방이라면 적당히 물도 빠져 신나고 재미있는 경험이 되겠다.

8월말까지 수없이 많은 기회가 있을테니 올여름 아침가리골을 찾는다면 멋진 추억을 쌓겠다.



15:00에 마을에 도착했다. 산악회 버스가 안 보여 전화를 하니 주차장에 있다고 한다,

슈퍼에서 주차장 위치를 물어 찾아가니 나 혼자만 내려왔다.

한참을, 아니 두 시간을 기다린 끝에 다섯시가 되어서야 모든 회원이 하산을 완료해 귀경길에 오를 수 있었다.

서울-양양간고속도로는 언제나 그렇지만, 가평을 지나면서 약 20km 구간이 밀려 밤 9시가 넘어서야 서울에 도착했다.

아침에 나올 때도 M버스에서 만난 도솔님을 공교롭게도 집에 들어갈 때 또 만났다.

도솔님은 경북 봉화에 있는 청량산을 다녀오는 길이다. 가을 단풍이 멋지게 필 때 한 번 다녀와야겠다.  


이들 틈에 같이 한 산악회원들이 끼어 있다.

난 한참 위에서 물을 건넜는데, 이들은 그 곳이 위험해 한참을 더 내려와 바로 마을 입구로 건너오고 있다.

12km를 넘게 걸었지만, 방동리고개까지 오르는 동안만 잠깐 덥다는 느낌을 받았을 뿐 산행내내 뼛속까지 한기를 느낀 시원한 계곡탐방이었다.

이제 겨우 여름의 문턱을 넘었지만, 올여름들어 가장 시원한 계곡탐방이었다.   




맨위로
통합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