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ro의 반 백년 이야기

한새봉 개구리논 손모내기. 도심 한 복판 천수답에서 문화놀이를 찾다.

작성일 작성자 simpro


광주광역시 북구 일곡동 한새봉 농업생태공원 풍경입니다.

숲 건너로 아파트 밀집 지역이 보이지만 이곳만큼은 온전히 시골입니다.

일곡지구가 생긴 1997년 들어와 20년 넘게 살고 있다 최근 양산동으로 이사했지만,

여전히 마음의 고향은 일곡동인데요, 둘째가 태어난 곳으로 아이들 모두 일곡동에서 초, 중, 고를 나왔죠.




한새봉 농업생태공원 개구리논 손모내기가 있다고 해서 토요일 점심 무렵 남부대 수영 대회 취재를 마치고

옆지기 님과 들렀습니다.

이미 주요 행사는 모두 끝났고 한참 모내기를 하고 있더군요.

예전엔 이곳에 족구장이 있었지만 최신 건물로 새 단장을 해 한새봉을 돌보는 주민들의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한새봉 농업생태공원은 생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5년 사업비 17억 9천만 원으로 텃밭 9455평방미터를 구입해 도시 생태공원으로 만든 곳입니다. 이곳에는 방문자 센터, 농기계 창고 등이 있는데요, 2008년 홀로 농사를 짓던 노현채 할아버지가 추수가 끝나고 갑자기 쓰러지면서 농사를 못 짓게 되자 한새봉 숲사랑이, 녹색연합, 틔움복지재단, 한살림생협 등 일곡지구 마을의 모임과 지역 시민단체 그리고 일곡동 주민들이 할아버지를 대신해 한새봉 자락의 개구리 논에서 함께 농사지으며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는 생태마을을 꿈꾼 주민모임인 한새봉 논두레가 시작입니다.





어른들이야 이런 손 모내기 경험이 있겠지만 도시 아이들은 전혀 모르죠.

기계로 모를 심고 기계로 수확한 것만 보고 자란 아이들에게 이런 손 모내기는 문화적 충격입니다.




개구리 논은 원래 천수답인데요, 그래서 할아버지 혼자 농사짓기가 힘들었을 겁니다.

이제는 해마다 모내기 철이 되면 지역주민은 물론 광주시장까지 출동해 모내기를 하는 유명 행사가 되었습니다.



 

필자도 학창시절 노력봉사 일환으로 시골로 모내기를 하러 가고 추수도 하곤 했죠.

당시엔 모두 손으로 모를 심고 낫으로 벼를 수확했습니다.

물론 광주에서 낳고 광주에서 자라 어떻게 심고 수확하는지도 몰랐지만 능숙하게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가끔 거머리에 물려 피가 쏟아지는지도 모르고 심곤 했죠.




아마 지금 이 논에도 거머리가 있을 줄 모릅니다..ㅎㅎ

개구리논은 일체의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죠.

겨울에 개구리 논에 똥, 오줌을 지푸라기에 섞어 거름을 주거든요.

오히려 더 찰지고 영양분 가득 먹은 땅이 됩니다.

또 천수답 특성상 일반 벼 대신 재래종인 토종 벼를 심습니다.

오랜 옛날부터 천수답에서 농사를 짓던 우리 조상들도 토종 벼를 심었죠.

그만큼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새봉 개구리논이 오랫동안 북구와 일곡동 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한 퍼포먼스죠.




오전에는 써레질을 하고 오후엔 못 줄을 양쪽으로 띄워놓고 모 하나하나를 정성껏 심습니다.

모 뿌리를 잡고 팍팍 뜯어서 꾹꾹 심어야 합니다.

조용한 골짜기에 메아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입니다.

"줄 넘어갑니다~" "어이~~"하는 소리가 허리를 잠시 쉬는 시간이죠.

그럴 땐 진흙 묻은 손으로 서로 얼굴을 쓰담쓰담은 기본입니다..ㅎㅎ




웃음꽃 피어나는 손 모내기 영상.




고학년 어린이나 중학생 정도 되면 어른들과 같이 손 모내기를 하지만,

아이들은 이렇게 자투리땅에 부모의 도움을 받아 직접 모를 심어봅니다.




비록 삐툴삐툴하지만 마음은 반듯하죠.




이렇게 심은 모는 가을에 수확 행사를 통해 일정 부분 나눕니다.

물론 가끔 와서 김을 매겨야죠. 그래야 벼들이 쑥쑥 잘 자랍니다.







옆지기 님 부지런히 모를 심다가 혼납니다.^^

물길에 모를 심다뇨? ㅎㅎ




한새봉 숲사랑이 회원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옆지기 님 덕분에

개구린논 손모내기 취재를 했습니다.

블로그를 보니  2012년 손 모내기와 추수를 취재했더군요.

6년 만에 손모내기를 취재하지만 변한 것은 새로 생긴 방문자 센터뿐이군요.

나머지는 모두 똑같습니다.

앞으로 몇 년 또는 수십 년은 똑같은 모습이겠죠?






개구리논에는 텃밭도 많습니다.

해마다 한 번씩 분양을 하는데요, 여기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벌레가 파먹고 기어 다니기도 하는 볼품없는 채소지만 식탁에서는 최고 등급이죠.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개구리, 도롱뇽, 소금쟁이, 우렁이, 물방개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올챙이를 잡아먹는 원앙도 날아와 살았다고 합니다.





점심은 비빔밥입니다.

디저트는 막걸리와 수박이죠.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습니다.





추수도 모두 낫으로 수확하는데요, 개구린 논 햅쌀 나눔 운동회를 통해 공동으로 경작한 쌀을 나눕니다.

20년 넘게 한새봉 개구리논을 지나 한새봉을 오가면서 전혀 변하지 않은 모습이 경이롭습니다.

우리가 굳게 지켜 나가야 할 광주광역시 북구와 일곡동의 문화유산입니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여행기획가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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