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이나 한국의 고전에 연유한 상징도 중요한 스토리이지만, 그 내면에 깔려있는 민중의 생생한 이야기도 주목해야 할 스토리다.

회화나 문인화에서는 고전과 정통을 중시하고 사실적인 표현을 지향하다 보니, 기존의 틀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민화에서는 저자거리에 더도는 이야기가지 주저 없이그림속에 끌어들여 변신하는 너그러움과 자유로움이 돋보인다.

민화에는 상징 이상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우리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리는 이처럼 민화 속 내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프롤로그에서




<담배 피는 호랑이> 수원 팔달사 용화전, 1922년

 20세기 전반 수원지역 사찰에 유행했던 그림인데 불교적 주제가 아니라고 해서 많은 사찰들이 이 벽화를 털어버렸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불화와 민화, 더 나아가 불교계와 대중의 아름다운 만남을 보여주는 유적인데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고.







<호렵도> 부분, 19세기말, 독일 개인소장.

사냥그림인데, 어떻게 호랑이가 목숨이 오고가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여유롭게 담배를 필 수 있을까?

그것도 토끼아 멧돼지의 시중을 받으면서 말이다. 이것이 민화의 역설이자 해학이다.







2008년 일본 헤이본샤에서 간행한 『한국 · 조선의 회화』에서 표지 그림으로

민화 <까치 호랑이> 를 선택했다.







<범 탄 신선> 19세기말 20세기초, 지본채색, 76.0×33.0cm, 개인소장

이 그림이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한국적이면서 자연스런 매력 덕분이라고.

추사 김정희는 『완당전집』서독(書牘) 18에 범 탄 신선의 스토리를 이렇게 소개한다.


"어떤 사람이 범을 만나 엉겁결에 범의 등으로 뛰어오르자, 범 또한 놀라서 안절부절 못하였는데.

마침내 그 범을 타고 마을로 내려가니, 아동들이 손뼉을 치며 일제히 외치기를 '범을 탄 신선'이라고 하였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말하기를, '신선은 신선이다마는 대단히 고통스럽구나.'라고 했다 합니다. 실상 범을 탄 것은

 곧 부득이한 일이었고, 신선이라는 것은 곧 아동들이 보고 이상하게 느껴서 한 말이며,

대단히 고통스럽다는 것이 바로 그 실정인 것입니다."







<책거리> 19세기 후반, 지본채색, 107.5×61.6cm, 개인소장

색상, 구성 등 시각적으로도 매력이 넘치는데다 행복을 염원하는 도상이 가득하여 상징성도 풍부한 작품이다.







<화조도> 지본채색, 90.4×37.2cm, 일본 개인소장

여름 막바지의 풍경을 밝은 채색과 맑은 선묘, 천진난만한 이미지로 밝고 명랑하게 표현했다.







<호랑이 그림> 19세기, 지본채색, 135×78cm, 김세종 소장

단순해서 오히려 더 깊이가 있는 아름다움을 지닌 호랑이 그림이다. 호기심일까? 아쉬움일까? 아니면 그리움일까?

호랑이 아니 표범이 목을 길게 뽑아 뒤돌아보고 있다. 얼굴 표정에는 무언가 부족함이 짙게 느껴진다. 눈에 노란 불을 켜고

붉은 입을 미처 다물지 못하고 있다. 유난히 높게 과장하여 그린 목과 크게 C자의 곡선을 그린 포즈가 간절함을 극대화 하고 있다.







<운룡도> 19세기, 지본채색, 152×96cm, 개인소장

조자용이 파시픽아시아박물관에서 기우제를 지냈을 때 사용했던 운룡도다.








<책가도> 장한종, 19세기 초, 지본채색, 195.0×361.0cm, 경기도박물관 소장

1788년 장한종이 정조의 부름을 받고 그린 것이다.








<책가도> 18세기말 19세기초, 지본채색, 각 133.0×53.5cm, 개인소장

서양회화를 방불케 할 만큼 깊이 있고 입체적인 책가도다. 초창기 서양회화의 영향을 받은 궁중 책거리의 면모를 보여준다.










<책가도> 19세기, 지본채색, 77.0×49.0cm, 파리 기메동양박물관 소장. (중앙 부분)







(좌, 우 부분)







<책거리> 19세기, 지본채색, 55.0×35.0cm, 개인소장








<호피장막도> 19세기, 지본채색, 128.0×355.0cm, 개인소장

표범가죽을 그렸으니 표피도가 맞지만, 통칭 호피도라 부른다.

 어느날 이 그림의 주인은 호피도에 자신의 서재를 그려 넣어 달라고 주문한다.

무관이거나 중인으로 짐작되는 주인은 평소 학문에도 게을지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른 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문인 주도의 사회에서자신도 모르게 표출되는 의식일 것이다. 호피도의 일부분을 잘라내고 새로 그려 넣은 서재인데,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딱 그 자리에 딱 그 그림"이 들어 앉았다.







<책거리> 19세기, 지본채색, 각 47.3×30.5cm, 개인소장

여성적이 기물로 가득한 여성의 서재로, 페미니즘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작품이다.












<책거리 문자도> 20세기 전반, 지본채색, 각 95.0×32.0cm, 개인소장

평편적인 원색의 구성이라 마치 앙리 마티스의 추상화를 연상케 하지만, 사실은 매우 전통적인 화법으로 그린 것이다.

이 작품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현대적일 수 있다는 역설을 보여준다.







<백수백복도> 김문제. 1917년, 견본채색, 각 12.5×34cn, 타임캡슐 소장

푸른색 비단 바탕에 금니로 쓴 글씨가 고급스런 장식성을 보인 데다 클립 모양의 독특한 서체가 전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추사 김정희의 증손 위당(韋當)의 전서체를 보면, 오른쪽 어깨를 높여 긴장감을 높이고, 획을 클립처럼

이중으로 나타내어 매우 장식적으로 꾸몄다. 추사의 후손다운 창안이라는 평가다.










<효자도> 19세기, 지본채색, 69.0×33.0cm, 일본민예관 소장

단순하고 추상적인 이미지에 의외의 유머가 깃들어져 있다.







<충효도> 19세기, 지본채색, 42.0×71.0cm, 개인소장

"충성을 다해서 나라를 도우니 마음이 둘이 아니고, 지극한 효성이 하늘을 감동시키니 진실로 둘인 것이다.







<충자도> 19세기, 지본채색, 84.0×34.0cm, 김세종 소장

새우의 이미지가 장식적이고, 마음 心자의 곡선미는 감각적이다.







<신자도> 19세기, 지본채색, 73.5×40.0cm, 개인소장

기하학적 짜임과 곡선의 유려한 흐름이 대비와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유교문자도>






        



 ), <예자도> 19세기, 지본채색, 66.0×34.0cm,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거북의 이미지는 현대의 어린이를 위한 캐릭터로 사용해도 인기를 끌 만큼 친근하고 유머러스하다.


우), <의자도> 19세기, 지본채색, 64.0×32.0cm, 동산방화랑 소장

좌우동형에 기하학적 구성이 현대의 디자인을 연상케 한다.







<염자도> 19세기, 지본채색, 64.0×32.0cn, 동산화랑 소장

모란을 입에 문 봉황의 위세가 압도적이다.







<염자도>와 <치자도> 19세기, 지본채색, 51.5×29.0cm, 이헌서예관 소장.

초서체이 간결하고 세련된 도상으로 이뤄진 문자도는 전형적인 서울 스타일의 문자도다.







<치자도> 19세기, 지본채색, 54.0×35.0cm, 동산방화랑 소장,

전라도 스타일의 문자도로, 남도의 흥취와 자유로움이 돋보인다.







<감모여재도> 19세기, 지본채색, 90.3×695.6cm,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유교식 사당이 아닌 사찰의 원당에서 제사지내는 불교식 제사그림이다. 명칭을 원당도로 바꿔야 할 것이다.







<감모여재도> 20세기, 지본채색, 39×34.5cm,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짜인 규범 속에서 민화적인 흥취와 과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감모여재도> 19세기, 지본채색, 85.0×103.0cm, 도쿄 일본민예관 소장.

한 칸에 위패가 하나뿐인 단촐한 서민의 사당이지만, 독특한 시점 표현을 통해 제수의 풍요로움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운룡도> 19세기, 지본채색, 60.0×47.0cm, 개인소장

용과 여의주가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민화 운룡도다.







<운룡도> 19세기, 지본채색, 115.2×112.7cm, 호림박물관 소장

용이 복의 근원인 여의주를 꼼짝달싹 못하게 잡아뒀다.







<봉황도> 조정규, 19세기, 지본채색, 610×325cm,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조선 후기 궁중화원이었던 조정규의 봉황도는 고고한 자태와 화려한 위용이 돋보인다.







<봉황도> 19세기, 지본채색, 각 73.0×61.5cm, 개인소장

구름에 가리운 오동나무와 해와 달로 구성된 자연의 배경에 봉황들이 단란한 가족을 이루고 있다.

가정의 화목을 염원하는 내용이다.











<낙도> 19세기 말 20세기 초, 지본채색, 910×384cm, 개인소장

작품 속 물상들은 모두 다 즐거움에 휩싸여 있고, 그들에ㅓ게서 위엄이나 권위는 찾아볼 길이 없다.

봉황에 대한 서민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린도> 19세기 지본채색, 141.5×235.0cm, 개인소장

활기차고 세련된 묘사에 운치 있는 구성으로 표현된 기린도다.

구름이 서려 있는 복숭아나무의 상서로운 배경 아래 기린 가족이 노닐고 있다.







<기린도> 19세기, 지본채색, 34.0×66.9cm, 일본민예관 소장.

기린이라는 권위적인 소재를 민화 특유의 익살스러운 형상, 따스함이 깃든 배경,

그리고 밝은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까치호랑이> 19세기, 지본채색, 105.0×68.0cm, 일본민예관 소장.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른다. 호랑이는 눈에 노란 불을 켜고 붉은 입을 벌린 채 구석에 있는 까치를 가차 없이 몰아세운다.

까치는 이에 질세라 한껏 부리를 벌리고 꼬리를 높이 세우며 당당하게 맞서고 있다.







<까치호랑이> 19세기, 지본채색, 95.0×74.5cm, 경북대학교 박물관 소장.

고양이일까? 호랑이일까? 애완동물처럼 귀엽게 그린 호랑이지만, 날카롭게 드러낸

송곳니를 통해 최소한의 맹수성을 드러내고 있다.








<까치호랑이> 19세기말 20세기초, 지본채색, 76×55cm, 일본 마시코참고관 소장.

바보스럽지만 사랑스럽게 나타낸 호랑이의 캐릭터에서 민화가의 호랑이에 대한 애틋한 정서를 엿볼 수 있다.




인용도서 / 정병모 著 『민화(民畵)는 민화(民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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