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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진실과 합리적 선택

작성일 작성자 격암

이재명에 대한 논란이 SNS며 인터넷 카페, 언론에서 아주 시끄럽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저는 지금 시끄러운 이재명의 비판들은 믿을 수 없다라고 판정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진실은 그게 뭐든지 100% 알 수는 없지요. 이재명이 옳다던가 나쁘다던가 하는 흑백논리로 모든 것이 결정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사실 엄밀히 말하면 이재명에 대한 글자체가 아니며 이재명 지지글도 아닙니다. 이 글은 제가 관심있어 하는 합리적 선택에 대한 글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이재명을 믿는다는 식으로 결론같아 보이는 것을 벌써 써버렸으니 저는 그 근거를 대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그런 식으로 사고할 것입니다. 저는 물론 몇가지 근거들을 아래에 쓰게되겠지만 저는 이재명 논란에 대해 잘 모릅니다. 세상에 보니 그걸 아주 열심히 공부하고 퍼나르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 저는 대충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 들었습니다만 사실 자세히 읽지는 않았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합리적 판단을 하려면 어떤 사실과 논리의 수집이전에 우리는 몇가지를 먼저 기억해야 합니다. 


1. 어떤 판단을 하건 우리는 틀릴 수 있다.

2. 언제나 우리에게는 무한한 무지가 남는다.

3. 우리는 우리의 힘만으로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에 근거해서 합리적 판단을 구축한다. 


저는 과학자 출신입니다만 이것은 표면적으로는 반과학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원칙들입니다. 과학자나 수학자들은 옳고 그른 것을 분명히 구분하며 확신을 가지고 사는 것같고 최대한 자세한 사실속으로 끝없이 파고드는데 몰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모든 논리를 스스로 만들어 내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의 눈으로 세상을 직접 보려고 하는 것같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권위주의에 굴복하고 당파성에 빠지는 비 과학적인 행위라는 것입니다. 


분명 과학이나 수학에는 나아가 학문에는 그런 면이 있습니다. 적어도 그렇게 보이고 종종 그런 것으로 가르쳐지고 선전되어 집니다. 하지만 그건 학문에 대한 오해 일뿐만 아니라 우리가 합리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대부분의 일상적 상황을 수학이나 이론물리학같은 영역의 상황과 혼동하는 일입니다. 학문도 위의 원칙에서 알고보면 벗어나지 않는데다가 엄밀한 학문은 몇가지 전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기초 공리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학같은 엄밀한 언어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찬란한 학문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학문이 무력해 지는 분야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경제학이 무력한 학문으로 불리는 이유도 이래서 입니다. 인간은 합리적이므로 보다 더 이득이 되는 선택을 한다라고 하면 당연한 명제인 것같지만 현실에서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이 반대로 행동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망치고 이용해 먹는 이성에게 끌려서 인생을 망칩니다. 우리는 그걸 속았다라고 쉽게 이해하려고 하지만 그건 그런 차원이 아닙니다. 


사려깊은 분들은 남의 연애사나 남의 부부 문제에 다른 집의 아이 교육문제에 잘 끼어들지 않습니다. 이쪽 아이는 서울대가고 저쪽 부부는 세계일주여행을 다녀왔다고 해서 그게 성공한 교육과 부부관계의 증거는 아닙니다. 나쁜 일쪽도 그렇습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용납이 안되는 범죄가 벌어지고 있으면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만 그게 아니라면 거기에 끼어들어서 사리를 분별해 준다는 것은 대개의 경우 도움이 안됩니다. 그런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도 결국은 이미 그 당사자들이 그런 면을 느껴왔기 때문에 공감하는 것뿐입니다. 즉 자기의 소리를 자기가 듣도록 도와줄 뿐인 것이 상담입니다. 누구도 남의 인생을 대신 결정해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좀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만 폭력남편과 행복하게 사는 여자, 사기꾼 같은 여자와 행복하게 사는 남자는 세상에 많습니다. 크고 자세하게 보면 인생은 모두가 아니면 대부분 찌질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가지 이해하지 못할 선택을 하고 그걸 행복으로 여깁니다. 사실 그런게 아니라면 박사모같은 사람들을 왜 설득 못하겠습니까. 


이것은 우리에게 이해가 안가는 행위를 용인하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적당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그런 소통이 통하면 그걸 다행으로 여기고 그렇지 못하면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힘으로 강제로 진실과 진리를 강제하려는 태도는 결국 우리가 책임질 수 없는 더 큰 비극을 가져옵니다. 


이재명에 대한 논란들이 자세히 파고들 가치가 없다고 제가 믿는 가장 큰 이유는 그걸 제기하는 사람들이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자기만 진리를 알고 있다고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이재명은 어제 오늘 나타난 사람이 아닙니다. 이미 선거도 여러번 치뤘고 가장 가까운 선거로 지난 대선도 있었지만 당내 경선도 있었습니다. 지금 문제로 제기되는 것들은 일주일이나 한달전에 무슨 불법적인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 상당한 시간이 지난 일들입니다. 그리고 제일 화제가 되고 있는 것들은 대개 공적인 행위가 아니라 가족 문제나 개인 애정행각같은 것에 대한 일들입니다. 


예를 들어 안희정만 해도 위계적 권력을 행사하여 성폭행을 했다는 정황이 있기에 크게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김부선씨에 대한 일들도 진실이 무엇이냐는 둘째치고 만약 김부선씨를 힘으로 강간했다거나 김부선씨가 이재명의 보좌관이었다거나 했다는 증거가 나왔다면 파괴력이 달랐을 것입니다. 즉 윤리가 아니라 법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법의 문제면 고소해야 지요. 윤리도 문제가 됩니다. 다만 윤리적 문제는 상당한 시간을 두고 판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과정의 무거움입니다. 이재명은 이미 여러번 선거를 통과해 오면서 제기된 문제들을 이미 검증받아왔습니다. 예를 들어 당내 도지사 내부경선도 통과했지요. 물론 검증받았어도 틀릴 수 있지만 이런 과정을 가볍게 무시한다면 민주주의란 환상에 불과합니다. 그럴꺼면 똑똑한 사람 몇이서 정보를 독점해서 자기들이 알아서 판단하지 뭐하러 민주주의를 합니까. 저는 이명박이라면 너무도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이명박이 당선되었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실패했다거나 그때 구데타를 해서 이명박을 쫒아내거나 이명박을 암살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명박이 당선된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여기 민주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을 말하는 한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저는 짜장면을 만드는 법을 모릅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중화요리 전문가가 있지요. 그런데 만약 짜장면을 만들려고 하는데 어떤 선택을 해야 한다면 저와 중화요리 전문가의 의견은 민주적으로 반반의 무게를 가져야 할까요. 아니면 오랜동안 전문가로 검증된 사람의 의견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인정해 줘야 할까요? 제가 옳을 수도 있고 중화요리 전문가가 틀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전문가에 대한 존중감이 없다면 일은 엉망이 될 것이고 합리성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다시 말해 비전문가인 저는 몇마디 말을 해볼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전문가를 존중하는 태도를 취해야 합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언제나 모든 사람이 같은 정도로 권위를 가지는 것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어떤 민주적 과정에 의해서 어떤 결론이 나왔다면 우리는 비록 그 검증과정이 틀릴 수도 있지만 그것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없으면 민주주의도 없습니다. 전문가는 시험을 통과했기에 전문가 이름을 얻습니다. 말하자면 어떤 과정들을 통과한 사람들은 적어도 그만큼의 무거움을 가지고 판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이재명 논란은 전혀 석연치가 않았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이 소란은 당내경선을 할 때 자칭 전해철의 지지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정보들이 선거철에 이재명과 경쟁하는 사람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다는 것은 일단 저에게 석연치 않았습니다. 제가 더 못마땅한 것은 당내경선이 압도적인 이재명의 승리로 끝난 이후에도 같은 말들을 계속하더니 급기야는 스스로를 문재인의 지지자이며 민주당의 당원이라고 말하면서도 차라리 다른 당의 후보를 찍으라고 까지 하더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경선결과 불복이지요. 과정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옳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에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려고 들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도 사실 저는 대중적 지지도에 비하면 이재명에 대한 인터넷 속의 비판이 이해가 안될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작전세력이라도 있나하고 의심이 들만큼 말입니다. 


과정의 중요함뿐만 아니라 검증된 인물에 대한 믿음도 있습니다. 이제까지 제가 말한 것은 민주당이라는 당내 검증과정에 대한 믿음이었지만 이재명을 둘러 싸고 여러 사람들이 그와 직접 소통하고 이야기해왔습니다. 우리는 그들에 대한 믿음도 고려해서 상황을 판단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이재명 논란을 보면 이제는 이재명에 대해서 비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표창원, 주진우, 김어준까지 비판하게 되더군요. 맞습니다. 누구나 오류가 있고 비판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오는 비판은 이런 비판이 아니라는게 문제입니다. 알고보면 이들도 썩었다는 식의 비판입니다. 이재명으로 시작해서 민주당이 통째로 썩은 당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재명 비판자들은 자신들의 이슈가 이 세상 어떤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누군가는 이재명을 여전히 지지한다고 하면 자신의 비판이 나름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그 사람도 썩었다는 식입니다. 심지어는 이재명이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 지는 일은 북미회담이 실패하지 않는 이상 있을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사람중에는 그렇다면 이재명 낙선을 위해서 북미회담이 실패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문재인지지자라면서 자유한국당이 당선되어야 한다고 하는 것을 넘어서 민주당과 나꼼수 멤버들을 모두 쓰러뜨려서라도 심지어 북미회담을 실패하게 하는 일이 있어도 이재명은 낙선되어야 한다는 말이 보입니다. 민주당원이라면서 경기도를 자유한국당에게 넘겨주는 한이 있어도 이재명은 낙선되어야 한답니다. 이재명의 낙선을 위해서는 어떤 일이 벌어져도 그게 한국에 이득이라는 겁니다. 


저로서는 무엇보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재명이 이렇게까지 중요한 인물이 된 것이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이재명 비판자들에 따르면 이재명이 당선되는 것과 자유한국당 남경필이 당선되는 것은 아주 큰 차이가 있어서 남경필에 당선되는 것에 비하면 이재명이 당선되는 것은 거의 나라가 망하는 수준이더군요. 이재명이 당선되는 것이 그렇게 큰 사회적 비극이라는 것에 대한 증거는 매우 빈약하면서 말입니다. 이재명의 성공은 성남시에 대한 호평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이 과장일 수도 있지만 도대체 어떻게 보면 이재명이 나라를 망하게 할 것이 분명하다는 그런 확신이 들며 그걸 위해서라면 어떤 댓가도 치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까?


이재명의 비판자들은 옳을 수도 있지만 합리적 판단과 설득을 위한 모든 기본적 원칙들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는 틀릴 수가 없으며 자신들이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다른 사람들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는 태도로만 나아갑니다. 그간에 있었던 과정의 결과를 전혀 인정하지 않습니다. 


나는 진실을 말할 뿐이라는 사람들이 꽤 많던데 저는 이재명에 대한 진실공방을 보면서 저번에 저를 언짢게 했던 일이나 노무현이 생각나는 것을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언짢은 일이란 몇천원을 횡령한 버스운전기사를 면직이라는 강한 처분으로 징계해야 몇천억을 횡령한 재벌총수도 징계할 수 있다는 주장을 들은 일이었습니다. 왜 몇천억을 횡령한 재벌총수부터 징계해야 몇천원을 횡령하는 사람도 사라질거라는 논리는 그렇게 드물까요? 왜 그 몇천억을 횡령한 재벌총수는 결국 징계받지 않을거라는 것을 무시할까요? 그렇게 몇천원 횡령한 사람 두들기다 보면 말입니다. 이재명이 노무현이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노무현의 지지자였던 저로서는 그 둘은 비교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무현과 노무현 정권을 두들겨 패던 세력들이 입에 항상 달고 나오는 말이 이게 다 사실이다였습니다. 그렇게 패서 정말 나라가 좋아졌습니까?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지나고 박근혜 탄핵 이후에 치뤄지는 첫번째 선거에서 당이 뭐가 중요하냐, 인물이 중요하다같은 소리가 나올 수가 있는 것인지 저는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상은 각자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이재명을 비판하고 있는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설사 그들이 옳다고 해도 그들의 수단은 옳지 않습니다. 그리고 수단이 틀린 사람들이 길게 봐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결국 독재를 지향할 뿐인 겁니다. 내가 다 아니까. 그게 아니라면 20세기 민주화 세력도 애초에 민주화 운동을 하지 말고 구데타 음모를 꾸미거나 전두환암살 계획을 세웠어야하지요. 뭐하러 그렇게 어렵게 길게 기다려야 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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