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밀은 밖에 나가도 멀리 가지는 않고 집 주위를 맴돌며 지냅니다.
너무 더운 날씨다 싶으면 돌바닥이나 자동차 밑, 벤치 밑 잔디밭에서
뒹굴 뒹굴하며 낮잠도 자고, 어쩌다 눈에 띄이는 도마뱀, 잠자리, 나비 등을
사냥하고 놀지요. 조금 더 적극적인 사냥에 나서면 숲가의 두더쥐 집을 뒤지기도 하지만.
까밀이 느긋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귀여워서 제가 다가갑니다, 머리라도 쓰담쓰담 하려구요.
얼핏, 까밀의 왼쪽 입언저리에 뭐가 묻은게 보였어요.
역시...뭔가 얼굴에 검댕이같은 게 보이지요?
분명, 나비같은 것을 잡아 드신 거예요...저렇게 예쁜 모습으로 앉아 있지만, 증거는 남겨놓고 있군요.
네가 지난 여름에 뭘 하고 지냈는지 우린 다 알지~~
이렇게 꽃밭을 뒤지고 다니다가, 사냥모드로 돌변하고, 화단의 흙을 화장실로도 써보고, 때로는 빗물이 고여있으면 동전만한 작은 혓바닥으로 핥아 마셔요. 조그만 동물이 안분자족하고 수선스럽지 않은게 신기할 정도로 이쁘기만 하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