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街
고장오
가로수가 헐떡이는 뜨거운 아스팔트위에
몸을 누이고 도시의 그늘을 기다리다
숨을 멈춘다.
모든 게 던져진 기억의 호수에는
멀어진 영혼의 순박한 흰 이 웃음만이
덩그러니
처참하게 내몰린 현실의 벽에
가느다란 실로 얽힌 삶의 철학이
우수처럼 푸르게 비를 기다린다.
가로수가 웃는다
오늘에 막힌 내일의 숨소리가 아직 걸그적 걸그적
저러고 있는 모든 타인들의 그림자로 못 밖히고
한숨처럼 길게 뻗은 신작로만이 외로움을 탓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련 만
이고 있는 태양이 머리 정중앙을 가를 때
삶이란 게 비스듬이
빈 창가를 비집고 들어와 호수가 모퉁이
진흙 위 물여울 흔적처럼 아직도 아련한 기억에서
햇살 빗방울로 창을 훑는다.
무섭게 오늘은 내일로 서있는 과거가 되어
다시 오지 않을 현재임을 알 때처럼 소름끼치듯
막막하게 뒤로 발끝을 돌린다.
설마,
이 가로수가 부서진 나를 알까 두려워 가로수 아래 까맣게 멈춰 선다.
가로수 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