덫
고 장 오
날 꼭 살리려는 건 아니다.
죽음의 근처를 만들고
그곳을 향해 스며드는 순간
아~~~
서늘히 식은 과거를 빠져나오려
현실에 만든 덫
모든 것이 운명이었고
모든 것이 숙명이었던
현실,
기름진 욕망에 올라 탄 욕정
거스를 수 없는 혼탁
짊어질 슬픔 앞에 잔득 웅크린 채
잔인하게 짖는 도시의 도사견 울림에
내쫒기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도시
무너지는 진흙 속에 껍질 같은
어둠이 스물스물 발목을 잡는다.
철철 피가 흐르는 다리를 하고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구석까지 밀리는
공포에서 진저리 치면서도
난 현실 그 자리에 있다.
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