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돼지 날다

[울진] 신선계곡 - 신선이 놀만한 곳 (2018.10.9)

작성일 작성자 바람의 소리




백암온천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신선계곡으로 갑니다.

신선계곡은 일명 선시골로 불리는 곳으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고 신선이나 놀 수 있는 곳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옛날엔 산골짝 오지였지만 지금은 88번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있고 계곡길은 데크와 출렁다리로 연결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지요.

오지여서 뿐만 아니라 경치가 뺴어난 곳을 신선이 살만한 곳이라고도 했으니 과연 그러한가 한번 가봅니다.

백암온천에서 구주령을 넘어 영양으로 가는 도중에 신선계곡 입구가 있습니다. 











울진은 금강송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하여 소나무 아래에서 자생하는 송이가 나는 계절이면 출입을 금하는 곳이 많습니다.

신선계곡은 입구부터 막아놓고 아예 못들어가도록 한 기억이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는데 다행히 출입금지는 아니었네요.












백암산 산행 계획을 쉽게 포기했던 것은 이미 다녀온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2015년 9월에 산행한 적이 있는데 이때가 한창 송이채취철이라 신선계곡 쪽으로는 출입금지여서 백암산만 올랐다가 왔지요.

이번에 신선계곡 트레킹을 하게 되면 못다한 산행의 반쪽을 조금이나마 엿보는 기회가 될 겁니다. ㅎㅎ











10월 12일까지 입산금지라는 현수막이 붙어있었지만 송이철 끝물이라 그런지 막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신선계곡 트레킹은 용소를 거쳐 합수곡까지 6km라고 되어 있네요.

용소까지만 갔다가 돌아오기로 하고 출발합니다.

  










출렁다리와 징검다리로 갈라지는 길에서 친구들은 출렁다리로 전 징검다리로 건너갑니다.

비가 내리면 징검다리는 통행이 힘들지 싶네요.











입구에서 채 5분도 걷지 않았지만 계곡 모습에 벌써 반합니다. ㅋ

출렁다리를 건너는 친구들 불러세워 사진도 찍고요.
















출렁다리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 깨끗한 물에 손도 담가봅니다.

신선계곡 트레킹길은 계곡을 끼고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어 편하게 다닐 수 있는데,

물이 너무 맑고 깨끗해서 감탄하며 계곡따라 조금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다행히 계곡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계곡을 따라 걷는데 무리는 없지만 일단 다시 올라갑니다.











계곡에서 올라와 탐방로와 다시 만나고요.
















맑은 공기 마시고 깨끗한 시냇물 소리 들으며 주변 기암들이 그려내는 경치 감상하며 걷는 길.

혼자라도 좋을 그 길에 친구들이 있어 더 즐거운 길입니다. ^^











계곡에 뜬금없이 벽화가 있습니다.

이곳은 금장광산 광해방지시설물(옹벽)인데 이 옹벽이 시멘트로 되어 있어 주변의 수려한 경관과 어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울진의 자랑인 금강소나무를 벽화로 그려넣어 자연친화적인 경관이 되도록 2012년에 벽화조성사업을 했다고 하네요.

이곳에 1927년부터 약 70여년간 금, 은을 생산했던 금장광산이 있었는데 광산이 2000년에 폐광한 후,

환경분석을 통해 광해방지사업을 실시하여 광산개발로 인한 환경오염을 자연친화적으로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벽화가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광산이 있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물이 깨끗한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정자도 있고 전망대도 있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트레킹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친구들은 탐방로를 따라 가고 저는 계곡길로 내려가 진행해 봅니다.











까꿍! ㅋㅋ











이쪽 저쪽으로 바위를 밟고 건너가다가,











데크 위의 친구 사진도 찍어봅니다.

 











친구가 데크 위에서 사진도 찍어줍니다.

여기까진 별 문제 없었으나 이곳에선 신발을 벗어야 했네요. ㅎㅎ

여름이라면 물길을 따라 첨벙거리며 걷는 것도 재밌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다리가 짧아 건너뛸 수도 없고 데크로 올라갈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물속으로 건너야지요.  











앞쪽에 바닥돌들이 유독 검게 보이는데 이게 숫돌바위라는군요.











숫돌바위

병풍같이 늘어선 암석 밑에 미끌미끌한 암반이 깔려 있다.

이 암반의 석질이 부드러워 낫이나 도끼 등의 쇠붙이를 갈기에 적합하여 숫돌바위라 하며,

자세히 살펴보면 마을 사람들이 벌목을 하며 도끼 등을 간 흔적이 남아 있다. 











어쨌거나 친구들이 쉬고 있는 곳까지는 가야 합니다.

데크길 중간중간에 계곡으로 내려설 수 있도록 터놓은 곳이 있어 계곡 구경하는데는 지장이 없네요.











여기를 건너기만 하면 되는데 대략난감입니다.

보기엔 그닥 물이 많아보이진 않지만 신발을 신고 건널 수는 없을 양에다 물살도 셉니다.

그래서 또 벗습니다. ㅎㅎ











이곳까지 오긴 했는데 바위도 미끌거리고 물살도 세서 여길 어떻게 건너나 하다가 정면돌파.





 






데크 위로 올라와 편안한 길로 갑니다.











여기는 신선탕(다락소)를 볼 수 있는 전망대입니다.

설명을 안봐도 신선이 목욕한 곳인가 보다 하게 되지만 한 가지 궁금한 점.

신선이나 선녀는 왜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와 목욕을 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이리 사방이 훤히 뚫린 곳에서 말입니다. ㅋㅋ











신선탕(다락소)

예부터 신선이 목욕하고 놀았다 하여 신선탕이라 이름지어졌다.

물이 맑고 주위 풍경이 아름다우며 반석이 넓게 깔려있어 많은 사람이 즐기는 곳이라 하여 다락소(多樂沼)라 부르기도 한다.
















데크 따라 오르락 내리락 걷다보니 땀도 나고요.











발 아래로는 계곡이 저만치 있는 걸 보니 제법 올라왔나 봅니다.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나무들과 어울려 아름다운 계곡의 모습을 보니, 역시 계곡은 가을이야 하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

 















쉬었다 놀았다 하며 걷다보니 용소에 도착을 합니다.











출렁다리를 건너다가,












아래를 보니 신기하게 생긴 거대한 바위로 둘러싸인 협곡같은 곳이 나오고...

누구 하나 내려보내놓고 사진을 찍어야 비교가 될텐데... 어쨌든 엄청 깊어보이네요.












반대쪽으론 멋진 폭포 아래 깊은 소가 있는데,

어디가 용소인지는 모르겠습니다. ㅎㅎ

용소는 예로부터 용추라 하여 기우제를 올리던 곳으로,

가뭄이 심할 때 돼지머리나 양의 머리를 잘라 그 피로 소와 그 주변에 뿌리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주차장에서 여기까지가 1.7km, 합수곡까지는 4.3km라고 되어 있네요.

합수곡까지 트레킹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자그마한 전망대와 벤치가 놓여있지만 더이상 길은 없습니다.

잠시 앉아 쉬는 사이에 셀카로 단체사진도 찍었는데,

그늘이 져 어둡게 나오기도 했고 옛날 느낌도 내볼 겸 흑백처리. ㅋㅋ











벤치에 앉아 쉬면서 근처 영양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보니 마침 집에 있네요.

아침을 든든히 먹고 나선지라 배는 고프지 않고, 

친구집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재빨리 하산을 시작합니다.











사이좋게 껴안고 있는 나무의 팔을 댕강 잘라버렸네요.

그래도 우린 떨어질 수 없어! ㅎㅎ











초록에 지친 나뭇잎들은 노랗게 붉게 자신을 물들이기 시작하고,











아직도 미련이 남은 초록의 숲은 햇살 아래 마지막 푸름을 빛내고 있는데,











불에 덴 듯 알록달록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이 아이들에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같은 길이라도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의 풍경은 다른 법입니다.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풍경이지만 어쩌면 내 마음의 자세가 다르기 때문인지도 모르지요.











올라갈 때 못본 그꽃,

내려갈 때 보았네


고은 시, <그 꽃>











구절초 한 무리도 허리를 쭈욱 뻗어 잘가라고 인사를 합니다. 











내년에는 가을이 절정일 때 다시 이 길을 걸어봐야겠다 생각합니다.











올라갈 때 등뒤에 있어 보지 못한 파란 하늘 아래 짙푸른 금강송 숲길이 아름다운 길.    











나란히 어깨 맞춰 걸어가는 친구들 뒤로 30년 세월이 함께 따르고 있습니다. 











주차장이 보이고 버스 한 대도 있네요.

아마도 백암온천에서 백암산을 거쳐 신선계곡으로 하산하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나 봅니다.











솜사탕 같은 구름이 동동 떠있는 파란 하늘 아래 노랗게 익은 벼들의 모습도 예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가을의 풍경이지요.











신선계곡에서 영양 쪽으로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가다 보면 구주령(550m)이 나오고 구주령휴게소도 있습니다.  

울진과 영양의 경계를 이루며 구주령을 품은 산이 금장산(849m)이라고 하는데요,

이곳이 구주령이 아니라 구실령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구실은 구슬을 말하는 것으로 순우리말이고 이에 의하면 한자 표기론 주령(珠嶺)이 되어야 하는데,

구주령(九珠嶺)이라는 전혀 다른 이름이 붙여진 것이지요.

옛 문헌에도 주령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는데 표지석을 세우면서 한자로 표기를 해서 잘못 알려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합니다.

대동여지도에는 주잠(珠岑)이라고 나오니 이것 또한 구실령이 맞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하네요. (안동, 김용주 교사)











어쨌거나 구주령을 넘으면 영양군 수비면이고 이곳에 친구가 살고 있습니다.

늦은 시간에 배 고플 것이라며 이미 친구가 한상을 차려놨네요.

자연산 능이를 넣은 능이밥에 송이소고기볶음 그리고 쫄깃한 먹버섯볶음까지,

산에서 직접 채취한 싱싱한 자연산 버섯들에 입이 호강을 합니다. ㅎㅎ











자고 가라는 친구에게 다시 오마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계획에 없던 친구들과의 1박 2일은 이렇게 끝이 나고,

세월을 거슬러 올라 20대에 못해 본 여행을 대신 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도 참 좋은,

친구들과의 동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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