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돼지 날다

[고흥] 팔영산 - 아기자기한 암릉과 예쁜 단풍길의 추억 (2018.11.6)

작성일 작성자 바람의 소리





꼭 가보고 싶은 산인데 이런저런 이유로 갈 수 없었던 곳, 고흥 팔영산.

친구들과 팔영산 산행도 하고 낚시도 할 겸 1박 2일 일정으로 11월 5일 고흥으로 떠납니다.











어디 : 팔영산(609m) : 전남 고흥군 점암면 성기리

언제 : 2018년 11월 6일 (화)

코스 : 팔영산자연휴양림 - 깃대봉 - 8봉 ~ 1봉 - 팔영산자연휴양림 (약 5km)











고흥, 숙소로 바로 가기엔 시간이 애매한 관계로 여수에 들러 잠시 낚시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무슨 낚시티비에 나온 쭈구미 대박 낚시터를 찾아 방파제로 오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네요. 











낚싯대를 하나 얻어 저도 쭈꾸미 낚시에 도전해 봅니다.

한 마리라도 잡는게 목표인데 보람도 없이 시간만 가고... ㅋㅋ











목포에서 오신 어떤 분이 쭈꾸미를 잡아서, 저는 냉큼 낚시 접고 쭈꾸미 구경하러 갑니다.

제법 큰 쭈꾸미를 잡았는데 다른 곳으로 간다며 쭈꾸미를 저에게 주고 가시네요. ㅎㅎ











곧이어 친구가 갑오징어 한 마리 낚아올립니다.

이제 갑오징어떼가 들어왔나보다 하며 열심히 낚시를 해보지만 이후 잠잠합니다.











낚시하랴 일몰 사진찍으랴 혼자 분주히 움직이다가 이만 접고 숙소인 팔영산자연휴양림으로 가기로 합니다.

숙소에 도착해서 고흥에서 사온 삼겹살에 쭈꾸미와 갑오징어를 넣고 두루치기를 해 먹었는데,

둘이 먹다가 둘 다 죽어도 모를 만큼 맛있는데 사진을 깜빡했네요. ㅋ











팔영산자연휴양림 산림문화휴양관 모습입니다.

성수기와 주말, 공휴일을 제외하고는 30% 할인 요금이 적용돼 4인실이 35.000원입니다.

개인적으로 전국 각지의 자연휴양림을 즐겨 찾는데 깨끗하고 안전하고 저렴하기까지 해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팔영산 산행은 능가사를 들,날머리로 해서 많이 진행을 하는데 휴양림코스도 좋았습니다.

산림문화휴양관 바로 앞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는데, 팔영산 정상인 깃대봉까지 0.9km만 오르면 되네요.











시작은 기분좋은 산책길입니다.











완만한 오르막길은 이미 가을의 끝을 향해 가고 있고 푸름의 흔적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른 시간에 하산하는 분이 있는데 어젯밤 숙소에서 만난 분이네요.

블야 100산 인증을 위해 15일 일정으로 전라도 지역 산들을 돌고 있으시다는데 깃대봉 인증만 하고 내려오십니다.

팔영산의 핵심은 여덟 봉우리을 둘러보는 그 길에 있는데 깃대봉 인증만 하고 가신다니 안타까움이... ㅎㅎ 












팔영산은 산림청과 블랙야크 100명산에 속하는 산이지요.

팔영산의 정상 인증은 깃대봉에서 해야 하는데 깃대봉은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와는 좀 떨어져 있습니다.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를 뒤로 하고 일단 깃대봉으로 갑니다.

















팔영산은 산행 거리가 짧지만 산행 내내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산인데,

아쉽게도 이날은 미세먼지가 극심한 날이었습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사라져버린 조망을 보며 이번엔 앞만 보고 가기로 했네요. ㅠㅠ











깃대봉(609m) 인증합니다.

개인적으론 산림청 100명산 52번째 산이네요. ㅎㅎ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를 배경으로 한 장 남기고 본격적인 팔봉 산행에 나섭니다.

















적취봉삼거리입니다.

1봉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이곳까지 온 다음 깃대봉으로 가 인증을 하고 다시 이곳으로 와서 능가사로 하산을 하게 되겠네요. 

저기 화살표 아래, 통신시설이 있는 깃대봉은 이곳에서 0.6km이나 거의 평지 수준이라 왕복 30분이면 충분하지 싶습니다.











여유있는 산행이라 이곳저곳 들러 사진찍기 놀이하며 천천히 진행합니다.























적취봉 올라가는 중입니다. ㅎㅎ

오늘은 작심하고 배낭도 없이 카메라까지 친구에게 맡기고 걷습니다.

 










저기 아래로 우리가 올라온 휴양림이 보이네요.











제8봉 적취봉(591m)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을 뿐,

이웃해 있는 암봉들이 나올 때마다 올라 봅니다.











8봉에서 6봉까지는 거리가 조금 있는 편입니다만,

다른 산들의 봉우리가 들으면 웃을 정도로 거리가 가깝습니다. ㅎㅎ











팔영산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산이어서인지 안전하게 정비를 잘해 놓았고요,

각 봉우리 아래마다 이렇게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우린 거꾸로 진행하는 셈이어서 내려올 때마다 안내판을 보았네요.

















그리고 또 하나, 곳곳에 명언과 함께 고흥의 자랑거리를 적어놓은 이런 팻말들이 놓여 있습니다.

 
















제7봉 칠성봉(598m)











통천문도 지나고,











칠성봉을 떠받들고 있는 협곡같은 거대한 바위 무리도 지나,











두류봉사거리에 도착합니다.











두류봉 오름길도 가볍게.











제6봉 두류봉(596m) 인증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 중 가장 높은 봉우리로서 실질적인 대장인 셈인데 깃대봉에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가야 할 5.4.3봉은 마치 어깨동무라도 하듯 가까이 붙어 있습니다만 약간의 오르내림은 있습니다.











이제 두류봉에서 내려갑니다.

제 뒤로 오똑 솟아 있는 암봉은 선녀봉인데 여덟 봉우리와는 좀 떨어져 있습니다.










두류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위에서 보면 아찔하게 현기증이 일 것 같은 직벽 코스입니다.

내려다보며 가는 것은 무서우니까 돌아서서 조심조심 내려가고요. 











두류봉을 내려와 건너편 5봉으로 오르며 본 두류봉 오르는 길.

난간이 잘 설치되어 있어 오르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제5봉 오로봉(579m)












제4봉 사자봉(578m)

5봉과 4봉은 거리가 특히 짧아 트랭글 배지음이 연달아 울렸네요.

대략 3km 정도 거리에 트랭글 배지가 무려 9개나 발급되는 대박 산행지입니다. ㅋㅋ











4봉에서 보니 저 아래로 능가사인 듯한 절의 모습도 보이고.

















제3봉 생황봉(564m)

















제2봉 성주봉(538m)

짧은 거리이다보니 딱히 달라지는 풍경도 없고 하여 계속 봉우리 인증 사진만 찍은 상황이고,

카메라를 친구가 들고 있으니 드물게 제 사진이 많은 산행이 되었네요. ㅎㅎ











유영봉 삼거리입니다.

이곳에서 1봉인 유영봉을 다녀와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갈 예정입니다.












제1봉 유영봉(491m)

유영봉은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 중 정상부가 가장 넓어 단체 산행객도 충분히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녀봉을 배경으로 1봉 인증하고요.











지나온 봉우리들 배경으로도 한 장 찍습니다. ㅎㅎ

팔영산은 옛날 중국 위왕이 세수를 하다가 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에 감탄하여 신하들에게 찾게 하였으나

중국에서는 찾을 수 없어 우리나라까지 오게 되었는데, 

왕이 몸소 이 산을 찾아와 제를 올리고 팔영산이라 이름지었다는 전설이 서려있는 곳이랍니다.

 
















암릉과 어우러진 가을 풍경을 배경으로 이리저리 사진찍기 놀이하다가 이제 하산하기로 합니다.











1봉과 2봉 사이 유영봉삼거리에서 휴양림 쪽으로 내려갑니다.











산도 바다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저에게도 한때는 산은 바라보는 것이지 힘들게 왜 오르나 하는 때가 있었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땐 바다를 보며 모든 것을 털어내 버리던 때도 있었습니다.











처음 산에 갔을 때의 그 시원함이 좋아 산에 다니기 시작했고,

이제는 산의 품에서 하루 놀다가 오는 재미로 산에 다니고 있네요.

이유가 무엇이든 오래 산을 가까이 하며 지내고 싶다는 마음만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ㅎㅎ










이미 잎을 다 떨궈버린 나무들이 많지만 그래도 가을을 느끼기엔 충분합니다.





 






헬기장삼거리에서 선녀봉으로 가는 길이 있군요.

선녀봉까지 0.8km라 그리 멀지는 않은 거리지만 그 끝이 어디일지, 다시 돌아와야 할지 알 수가 없어 패스합니다.

어쩌면 휴양림 입구의 매표소가 있는 곳으로 나가지는 않을까 막연히 생각해보면서.

















아래로 내려올수록 가을빛은 완연하고요.

세상사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듯, 

무심히 걸을 수 있는 이 붉은빛 세상이 그저 황홀할 따름입니다. 











그러다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는 느낌.

연초록의 여린 잎들이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왕대숲을 지나갑니다.











계곡이 보이는 것을 보니 이 길도 끝에 다다랐나 봅니다.











포근한 날씨 속의 산책같은 팔영산 산행길은 처음의 출발점으로 돌아와 멈추고.

이렇게 간단히 산행할 수 있는 거리인 줄 알았더라면 어제 바로 들어와서 오후에 산행을 할 걸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랬다면 오전에 근처의 나로도 봉래산 산행도 가능했을텐데...

하긴 다도해 조망이 거의 전부랄 수 있는 봉래산 산행도 이런 날씨엔 별로였겠군요.











휴양관 앞에서 지나온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에 한번 더 눈길을 주고 이곳을 떠납니다.











팔영산휴양림은 매표소에서 숙소가 있는 곳까지 2km가 넘는 긴 길을 올라옵니다.

지난 밤엔 늦은 시간에 오느라 보지 못했던 그 길이 온통 단풍나무 숲길이더군요.











길을 따라 늘어선 단풍나무들이 푸르게, 노랗게, 빨갛게 물든 광경을 보며 

몇 번이나 차를 멈추고 밖으로 뛰어나갑니다. ㅋㅋ























다음, 또 다음을 이야기합니다.

다음에 또 팔영산을 오게 된다면 11월 10일 경에 오면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팔영산 산행이야 암릉 봉우리들을 걸으며 다도해 조망만 즐기면 되는 것이고,

진짜는 어쩌면 이 긴 단풍길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 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문정희 시, <가을 노트> 중 











집으로 돌아가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라 다시 여수에 들러 낚시를 좀더 하다가 가기로 합니다.

















오늘은 어떻게 쭈꾸미라도 한 마리 잡으려나 낚싯대를 드리워 보지만,

아름답게 바다를 물들이며 넘어가는 해에 빠져 그만, 

쭈꾸미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맙니다. ㅎㅎ  



































오늘도 조황은 영 신통치가 않고... ㅜㅜ

친구가 갑오징어 한 마리 잡은 것을 신호로 그만 접고 집으로!








 



갑작스레 가게된 팔영산 산행으로 오래 바라오던 소망 하나가 이루어져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굳이 길게 걷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면 휴양림에서 산책하듯 즐기며 하는 팔영산 산행도 좋을 듯하네요.

오늘 미세먼지로 인해 보지 못한 조망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산행과 더불어 낚시까지 즐기며 친구들과 함께 한 시간도 참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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