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돼지 날다

<3> 덕유산 - 아름다운 계곡과 푸른 하늘과 평원을 만나다

작성일 작성자 바람의 소리
어디 : 덕유산(1.614m) - 전북 무주군, 장수군, 경남 거창군

언제 : 2015. 6. 1

코스 : 구천동탐방지원센터 - 백련사 - 향적봉 - (곤도라) - 구천동탐방지원센터 (약 8.5km)

누구 :  나 홀로 아리랑

 

 

고고

 

덕유산에 철쭉이 폈다는 소식을 풍문으로 듣고 설레다가 직접 가서 확인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출발하려고 했으나 알람을 끄고 다시 자는 바람에 늦게 출발.

경산 I.C로 나가는데 하늘이... 많이 흐리다. ㅜㅜ

어쨌거나 이미 나선 길, 여러 이유를 달아 망설이고 미루다 보면 결국은 포기하게 되더라는... 무조건 GO~!!

 

 

 

 

거창 I.C를 빠져나와 무주 삼공리에 도착하니 시간이 거의 11시가 다 되었다.

오늘 내가 가야할 길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혹시나 모르니까 곤도라 운행 시간도 확인을 했다.

(혼자 하는 산행은 모든 것을 나 혼자 해결해야 하므로 만일에 대비한 준비를 미리 해 둔다.)

 

 

 

 

 

편안하고 아름다운 숲길을 따라 20여분 오르니 널찍한 갈림길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난 길은 야영장으로 가는 찻길이었다. 왼쪽의 기존 탐방로와 야영장 사이로 구천동 옛길이라는 자연관찰로 팻말이 보인다.

망설임없이 옛길로 들어선다. 조금 돌아간다 하더라도 그 길이 훨씬 즐거운 길이 될 것이기에~~^^

(구천동의 아름다운 계곡들은 따로 포스팅하기로 한다. 산행을 간 건지 계곡에 놀러 간 건지 모를 정도로 푹 빠져 정신없이 놀다가 결국 하산은 곤도라를 타고 내려와야 했다.)

 

느낌표

 

 

얼마나 계곡에서 놀았는지 겨우 2.8km 올라왔는데 1시간 50분이나 걸렸다.

갈 길은 아직 천리만리 남았는데 과연 향적봉에 오를 수나 있으려나?

서서히 마음이 급해지면서 발걸음을 빨리 해 보지만 군데군데 나타나는 <무주 구천동 33경> 안내팻말이 내 발길을 잡고~~ 결국 이후에도 계곡마다 들러 사진을 찍으며 마음만 급했다.

 

 

 

 

드디어 1시 40분에 백련사 일주문 앞에 서다.

거의 평지에 가까운 5.5km의 길을 올라오는데 2시간 40분이나 걸렸다. ㅠㅠ

계곡에 놀러온 것도 아니고 산행할 사람의 기본 자세가 갖춰지지 않은 게지.

하산할 시간을 계산하지도 않고 무작정 놀면 어쩌자는 건가?

 

 

 

 

1시 50분, 원래의 산행 계획은 백련사에서 향적봉으로 오른 후 중봉을 거쳐 오수자굴로 하산하는 것이었는데... 백련사 앞의 탐방 안내도를 보면서 향적봉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했다.

넉넉잡고 2시간 만에 향적봉에 오른다 하더라도 되돌아 이 길로 하산하는 것은 힘들다 판단되었다.

나는 산을 오르고 있는 이 시간에 다른 사람들은 이미 하산을 하고 있으니... 이걸 어째?

 

 

 

 

 

백련사를 가로질러 향적봉 오르는 들머리로 갔다.

시간은 이미 2시.

6km와 2.5km의 소요 시간이 같다는 것은 이 길이 무척 가파르다는 것.

이 안내도의 시간대로라면 나는 이미 향적봉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다.

(국립공원 안내도를 만든 사람들은 모두 날다람쥐들인가? ㅎㅎ)

갑자기, 다시 내려가려고 해도 갈 길이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그리하여 최선을 다해(?) 오르고 곤도라를 타고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

 

오케이2

 

 

 

 

백련사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기회되면 또 보자 작별 인사를 한다.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은 시작부터 계단길이 까마득하게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계단길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오를 수밖에...)

 

 

 

백련사 계단은 그냥 사진만 찍고 스쳐 지나가고...

(계단은 불법의 계법을 전수하는 곳으로 백련사 계단은 신라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 자연석 받침 위에 세워진 것으로 윗 부분에 스물 다섯 개의 여의주 문양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자장스님이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사리를 안치한 후 불교의 계율을 설법한 곳으로 전라북도 기념물 제 42호로 지정되었다. - 안내판 참고)

 

 

 

 

 

 

2시 30분, 백련사에서 1km. 올라오는 길 내내 가파른 계단과 돌길의 연속.

숨 고를 틈도 없이 올라왔다.

간간히 내려가는 사람들은 있으나 올라가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ㅜㅜ

 

파이팅

 

 

 

 

 

숲길을 정신없이 걷다보니 어느 순간 나타난 푸른 하늘!

출발할 때의 구름들은 어디로 갔는지~~ 맑고 푸른 하늘과 웅장한 산의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산을 오르는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이런 광경을 마주치게 되면 이제까지의 고단함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저 앞의 산들과 내 눈 높이가 같아졌다는 것은 이제 조금만 더 오르면 된다는 따뜻한 위로와도 같으니... ^^

 

토닥토닥

 

 

 

 

 

2시 50분. 이제 향적봉까지 1km 남았구나.

뿌리가 뽑힌 채로 죽은 나무에 기대 살아가는 저 생명이 바로 자연의 위대한 힘이리라.

물 한 모금 마시고 힘내서 다시 오른다.

 

 

 

 

 

 

푸른 나무들이 우거진 숲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이 길의 끝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반가운 신호이리라.

계단길을 오르기 전 고개를 돌려보니 옆의 언덕으로 사람들이 오르내린 흔적이 있었다.

잠깐 그곳으로 올라봤더니... 멋진 고사목 한 그루가 저 멀리 산들의 물결을 향해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앞만 보고 간다면 볼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때론 옆도 보고, 뒤도 한번 돌아보고, 길이 아니면 되돌아가기도 하면서 그렇게 천천히 가자. ^^

 

 

 

 

 

간간히 마주친 하산하는 분들이 여자 혼자 무섭지 않냐며 한 마디씩 하고 가신다.

산을 오르기엔 늦은 시간이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ㅜㅜ

혼자라서 무섭기도 하지만... 이 아름다운 길을 걸어 보지 못하고 사는 것이 더 무서울 것 같다. ㅎㅎ

 

굿잡

 

 

 

 

 

 

 

 

 

아래에선 보이지 않던 꽃들이 무더기로 보이기 시작했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시간에 쫓기면서도 꽃을 보고 그냥 갈 수는 없었다.

하늘의 별이 땅으로 내려온 것처럼 반짝거리고 있는 저 아이들을 발견하고는 얼마나 기쁘던지~~^^

 

 

 

 

 

저기 저 위에, 하늘과 맞닿은 저 곳에 오늘 내가 걸은 길의 끝이 있겠지?

산을 오를 때 가장 기쁜 순간은 이렇게 내 눈앞에 탁 트인 푸른 하늘이 펼쳐질 때이다.

 

 

 

마지막 길을 오르기 전, 이 높은 곳까지 씩씩하게 올라온 고마운 내 모습도 길과 함께 남기고...^^

 

사랑해4

 

 

드디어 향적봉이 보인다.

 

 

 

아름답다, 덕유산 !!!

다른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3시 50분. 드디어 향적봉 정상석 앞에 마주 서다!!

 

 

 

 

 

 

 

 

 

 

정상에는 사진 동호회 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철쭉을 촬영하고 있었다.

시간을 보아하니 혼자 걸어서 하산하기는 어렵겠고... 마지막 4시 30분 곤도라가 출발하기 전에 여길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쉽고 또 아쉽다. ㅠㅠ

하지만 곤도라를 탈 승객들은 시간 맞춰 탑승하라는 방송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으니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내가 혼자 온 것을 아셨는지 사진 동호회 한 분이 정상석 인증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신다, 고맙게도~~^^

그 분이 시키는대로 포즈를 잡았더니 아주 예쁘게 나왔다.

전문가의 솜씨라 다른 것인가? ㅎㅎ

 

신나2

 

 

 

 

이제 설천봉 쪽으로 내려가자.

 

 

 

 

오늘, 덕유산 철쭉을 보러왔다는 사실을 잠깐 잊고 있다가 내려오는 길에 이 아이들을 보고 생각났다. ^^;;

철쭉 군락은 애초에 없었던 듯하고... 그나마 이렇게 환하게 피어있는 연분홍 철쭉을 본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사랑해

 

 

 

어찌보면 소담하게 모여있는 이 아이들이 더 예쁜 것 같기도 하고~~^^

 

 

 

내려오면서 다시 한번 더 향적봉과 예쁜 하늘을 보고...

 

 

 

 

 

 

 

덕유산에도 주목이 아름답다고 하던데... 지금 내 눈앞에 주목이 있는 것인가?

눈 내린 날에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며 다음에 또 오리라 스스로에게 약속한다. ^^

 

 

 

 

 

푸른 숲 사이로 은빛의 가지를 빛내고 있는 저 나무들은 뭐지?

어쨌거나 지금, 그 위를... 내가 탄 곤도라가 지나가고 있다. ^^;;

 

 

 

 

잘 다듬어진 꽃길~~ 그래, 너희도 예쁘다!

 

메롱

 

셔틀버스를 타고 구천동탐방지원센터로 다시 왔다.

많이 부족한 산행이었지만... 처음으로 와 본 덕유산인지라 모든 것이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내 눈엔~^^

(2013년 겨울에 친구들과 온 적이 있지만 곤도라를 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어마무시한 사람들을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추억이 슬며시 떠오르네~~^^;;)

 

 

 

 

어디든 마찬가지이다.

 

언제, 누구랑 함께 하느냐에 따라 같은 장소도 다르게 느껴진다.

처음 갔을 때 보이지 않았던 것이 두 번째 갔을 때 보이기도 하는 법이다.

 

삶은 언제나 진행형이고,

지금 내가 미뤄둔 것들은 어쩌면 다시는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지도 모른다.

 

오늘,

지금,

내 마음이 시키는 것에 따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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