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돼지 날다

황정산 갔다가 '이 산이 아닌가벼' 한 이야기(2018.3.31)

작성일 작성자 바람의 소리


또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ㅎㅎ

산행 친구가 생겨 여기저기 좀 다녔는데 글쓰기는 시동이 잘 안 걸리더군요.

그래서 이젠 기록에 의의를 두기로 했습니다. ^^








서울에 사는 후배와 경산에 있는 저.

산행 친구가 생겼는데 너무 멀리 있습니다.^^

그래서 대략 중간지 정도인 충청도 쯤의 산들부터 산행을 다니기로 합니다.

  





황정산 들머리인 대흥사 앞 주차장에서 7시 30분경 산행을 시작합니다.

사진만 찍고 지나쳤는데 이제 보니 안전수칙 6번을 지키지 않아 고생했네요. ㅜㅜ






시작은 순조롭습니다.

남쪽은 꽃들이 피어 난리가 났는데 여긴 아직 겨울 분위기입니다.






고속도로 같은 길이라 신경 많이 썼네 라며 감탄하며 갑니다.

최근에 길을 다듬은 듯 했는데 미루어 짐작컨데 대흥사에서 공사를 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편안한 길을 잠깐 걸어가면 새로 만든 듯한 이 다리가 나오고,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거대한 미륵불을 설치해 놓고 그 주변을 다듬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직진하면 원통암 1km라는 표시가 있고 우리는 원통암으로 하산할 예정이어서 왼쪽으로 올라갑니다.





길이 너무 좋아서 감탄하며 갑니다.

이때는 몰랐지만 이미 등로를 지나친 이후였지요.

그랬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하고 황정산 관리자만 칭찬하면서 계속 갑니다. ㅋㅋ






저 돌다리를 건너기 전에 오른쪽으로 시그널이 있었는데 여기서 또 길을 지나칩니다.





이렇게 멋진 계단까지 놓여있으니 어찌 칭찬을 안하겠습니까?
이제 막 공사 중인지 박혀있는 못까지도 반짝거린다며 둘이 신나게 떠들고 갑니다.
아직도 이 공사는 왜 하고 있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만. ㅎㅎ





생강나무꽃 너머 계곡엔 아직 꽁꽁 언 얼음이 있습니다.
그래도 얼음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여기도 봄이 왔다고 알려주는 듯했지요.





좋은 길은 계단까지가 끝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없었지만 우린 어렵게 흔적을 찾아 길을 갑니다.





30분 동안 쉬지도 않고 왔다며 잠시 멈춰 생강나무꽃 찍으며 놀다 갑니다.
다시 출발하기 전, 뭔가 이상한데 하며 트랭글을 확인해보니 등로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이때 다시 돌아서야 했는데... ㅠㅠ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황정산 쪽으로 가고 있길래 가다 보면 길이 나오겠지 하면서 계속 가기로 합니다.





이 와중에 바위를 보고는 올라가서 사진도 찍습니다.
바위에 이끼가 가득 끼어 있어 의심을 했어야 하는데 미끄러울까 조심하라고 소리만 질렀네요. ㅋ
 




약초꾼들이 다닌 길인지 어쨌거나 희미하게라도 길이 있어서 계속 올라가 봅니다.





이제껏 산에 다니면서 이런 길은 없었는데 무슨 개척산행도 아니고.
이렇게 가다 보면 정상이 나오겠거니,
트랭글 지도 상으로 보니 어쩌면 더 빨리 갈 수도 있겠다 어리석은 대화를 나누며 갑니다.





잔나무 가지들을 헤치며 올라와 처음으로 조망터를 찾았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런 고민을 해야 하지만 우린 사진찍기에 바쁩니다. ㅋㅋ





일주일 내내 미세먼지로 답답한 날들이었는데 그나마 이날은 좀 나았습니다.

조금전 지나온 바위를 바라보며 잠시 쉬기로 합니다.






기념으로 발사진도 찍고요. ㅎㅎ
정말이지 길은 좀 험하지만 이렇게 가면 정상에 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산에 봉우리들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을 잊었지요. ㅜㅜ





이때까지만 해도 길이 좀 험하긴 해도 갈만 했기에 바위만 보면 올라가서 사진도 찍고요,
배도 고팠지만 일단 정상에 가서 먹기로 하고 계속 위로 올라갑니다.





멋진 암릉들이 주변에 많이 보여 그때마다 사진 찍는 것도 있지 않습니다.^^





저 거대한 바위 옆으로 좁게 길이 나 있습니다.
조심해서 가면 되겠다 하여 후배가 먼저 돌아서 갑니다.





어디가 길인지, 겨우 한 사람 발 디딜 만한 경사진 길입니다.
뒤 따라 가다가 흙길을 밟는 순간, 미끄러져 버렸네요.
대략 60도 정도 경사였는데 앞에 있던 철쭉나무가 저를 살렸습니다.
미끄러지면서 옆구리 쪽이 좀 심하게 긁였고요. ㅜㅜ
그래도 밴드를 이어붙여 응급처치를 하고 계속 갑니다.





제가 미끄러질 때 거의 울 뻔한 후배는 엄청나게 큰 소나무를 보고는 올라가 봅니다.
저 소나무는 뿌리가 암릉 밑에 있는 듯한데 죽지도 않고 저런 모습으로 잘 살고 있었습니다.





낙엽꼬지 보이시나요?
거의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길을 헤치고 안간힘을 쓰면서 위로 갑니다.





결국은 스틱도 넣고 손으로 나뭇가지에 의지해 길을 갔네요.ㅜㅜ
지금 생각해보니 얼마나 무모한 짓을 했는지...
그렇게 힘들게 올라간 봉우리에서 황정산 정상으로 가는 등로가 보이는데,
중요한 건 더이상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봉우리를 건너가면 되지 않을까 했는데 뒤쪽은 낭떠러지.





더이상 올라갈 곳이 없었으므로 하산을 결정하고.
일단 적당한 자리를 찾아 밥부터 먹고 힘내서 하산하기로 합니다.
죽지 않으려고 나뭇가지들마다 잡으며 안간힘을 써서 그런가 비빔밥이 꿀맛이었습니다. ㅋ 





길이 아닌가 의심하면서도 올라갔던 것은 희미하게나마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있던 것과

여기저기 버려진 물병이나 커피 캔이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산할 때는 올라올 때의 험한 길이 아니라 계곡 쪽으로 가기로 합니다.






가파른 길에 몇 년치인지도 모를 낙엽이 깔려 있어서 낙엽썰매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도저히 서서는 내려올 수도 없을 정도로 낙엽길이 미끄럽기도 했지만,

저렇게 오는 것이 쉬우면서 재밌기도 했습니다. ㅋ


 




낙엽썰매 덕분에 하산길은 훨씬 시간이 단축되었네요.

아마도 약초꾼들이 주로 다녔을 법한 길인 듯한 이름모를 봉우리에서 드디어 탈출을 한 것 같습니다.






졸졸 흐르는 물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제 계곡의 끝에 다다른 듯합니다.

저기 임도가 보이네요. ㅎㅎ





철없이, 무사히 하산한 기념으로 또 그림자 사진을 남겨봅니다. ㅋㅋ






원통암 오르는 입구의 냇가에서 등산화 속에 가득 든 낙엽찌꺼기들을 털어내고 발도 씻습니다.
올라갈 때 몰랐던 등로를 내려오는 길에 확실히 알았네요.
당분간은 황정산에 오지 말자고 얘기했습니다. ㅋㅋ





험한 산행을 했지만 시간도 이르고 해서 원통암에 갔다 오기로 합니다.
원통암에는 신단양8경으로 지정한 칠성바위가 있다고 해서 그걸 보러 갑니다.





처음은 이런 데크길로 기분 좋게 시작합니다.






하지만 가다 보니 쉽게 갈 수 있는 길은 아니네요.

설악산 봉정암 가는 길 정도는 아니지만 그에 비교할 정도로 길이 험합니다.






의욕을 상실한 후배가 말없이 앞서 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나고 나면 오늘 우리가 함께 걸은 이 길도 추억이 되겠지요. ^^






반반한 돌에 물이 흘러내리고 거기에 햇살이 비춰 너무 예쁩니다.

좀 심하게 긁히긴 했지만 어디 부러지기라도 했으면 119 부를 뻔 했는데...

천만 다행으로 겉보기엔 멀쩡한 저는 오늘의 산행도 참 좋았다 생각합니다. ㅎㅎ






황정산은 가을에 오면 좋을까요?

낙엽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활엽수가 많다는 얘기이니 단풍이 들면 예쁠 것 같습니다. ^^






원통암 아래에 있는 거대한 바위입니다.

고릴라 가족 같기도 하고 유인원 같기도 하고 신기한 형상의 바위가 있네요.






보통 황정산 산행은 여기 원통암 오르는 길을 들머리로 해서 대흥사로 하산을 합니다.

오늘 우리가 갔어야 할 영인봉 안내판이 이제서야 나타나네요. ㅜㅜ

남들처럼 할 걸 괜히 거꾸로 돈다고 결국 황정산 정상에는 가지도 못하고 생고생만 무지 했습니다.






원통암과 칠성바위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마도 산행을 오는 사람이 아니면 찾아오지도 않을 것 같은 작은 암자이네요.






칠성바위와 그 아래에는 소원의 종, 그리고 오래된 석불이 있습니다.

칠성바위는 소원을 빌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데 아들 낳을 일이 없는 우리는 그 아래 나무벤치에 앉아 사과 하나 깎아 먹고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여기에서 보는 뷰가 너무 좋습니다.

대개 산 중턱에 있는 암자들의 전망이 좋기는 하지만 거대한 나무가 있어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쩌면 벚나무가 이렇게 크지?

벚꽃이 피어 바람에 흩날리면 정말 환상이겠다.

그 때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 이렇게 감탄했는데...

암자에 계신 보살님 왈, 자두나무라고 하네요. 

엄청 크고 단 자두가 열린다고 그때 다시 오라고. ㅋㅋ






약수가 유명하다고 해서 한 사발씩 마시고 이제 진짜 하산을 합니다. 
약수는 뭐, 그냥 물맛이었습니다. ^^






우리의 오늘 산행 경로입니다.
이걸 도대체 뭐라고 해야 할 지. ㅠㅠ
어쨌거나 얼마나 용을 썼는지 팔다리 어깨 안 아픈 데가 없는 산행이었습니다. ㅎㅎ

우리가 오늘 헤맨 것은 시산제를 지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엉뚱한 이유를 대며,

다음 번 산행 때는 꼭 시산제를 지내자고 나름 원인을 분석해 봅니다. ㅋㅋ


이렇게 고생을 하고서도 우리는 또 다음 산행은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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