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돼지 날다

<15-2> 하늘이 예쁜 날, 4월에 눈 내린 속리산에서 봄길을 걷다 (2018.4.7)

작성일 작성자 바람의 소리



1부에 이어 신선대에서 다시 출발해 보겠습니다. 

굳이 1, 2부로 나눈 것은 순전히 하늘이 너무 예뻤기 때문입니다. ^^









하늘

바다 위나 땅 위로 해와 달, 무수한 별들이 널려 있는 무한대의 공간


뜬금없이, 사전에는 하늘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궁금해서 찾아보았습니다.

무한대의 공간이라!

하늘을 바라보는 각자의 마음 속에 하늘은 다 다른 의미로 남을 수 있겠으니 무한대의 공간이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제게 푸른 하늘은 산에 가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유혹입니다. ^^;;









신선대 매점 앞 너른 바위에 올라 지나온 길과 하늘 한번 더 보고 다시 길을 갑니다.









신선대에서 내려 서면 바로 멋진 암릉이 있고 여기에서 길이 갈립니다.

경업대, 세심정을 거쳐 법주사로 가는 길이군요.

천왕봉을 안 갈 사람들은 여기에서 바로 하산길로 접어들면 되겠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쪽입니다.

별로 힘든 길은 아니나 바람이 너무 심하여 속도를 냅니다.

그렇게 길을 가던 중 뭔가 익숙한 바위가 눈에 들어오네요.

눈썰미도 없는 제가 정확히 찾아냈다니 스스로 대견해 합니다. ㅋ









줄지어 오고 있는 한 무리의 산악회 사람들을 피해 서 있던 후배에게 올라가자고 하니 추워서 싫다고 하네요.

그래도 끌어올립니다. ㅋㅋ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니 몸이 휘청거릴 정도입니다만,

그래도 후배는 시키는 대로 포즈를 취해 줍니다. ^^









3년 전에 왔을 때 이곳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쉬었던 기억이 나서 오기 전부터 찜해 두고 있던 곳입니다.

사방이 확 트인 시원한 전망, 여름엔 시원해 좋았지만 오늘은 아니네요. ㅋ

커피 마시는 것은 꿈도 꿀 수 없고 사진만 얼른 찍고 내려가기로 합니다.









그리 위험하지는 않지만 여기에서 미끄러지면 정말 답이 없습니다.

바람만 불지 않았다면 여유롭게 쉬어갈 수 있는 좋은 휴식처인데 아쉽네요. ㅎㅎ

우린 사진으로 흔적만 남기고 갑니다.









내려오며 본 맞은 편에는 재밌는 형상의 바위들이 있습니다.

딱 보는 순간 '무엇인가를 닮았는데'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하늘을 보고 있는 슬픈 표정의 사람과 곰? ㅎㅎ










3년 전에 왔을 때는 좀 부실하긴 했지만 안내판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네요.
그때 찍은 사진과 비교해 본 즉, 이것이 '입석대'인가 합니다.
그러고보니 저 옆에 돌도 서 있네요?
서 있는 돌은 다 '입석'이니 참, 어느 것인지. ㅋ







좁은 바윗길도 통과합니다.

일방통행이라 사람들이 많을 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싶네요.



 






산에 드리운 구름의 흔적.

물결치듯 뻗어나가는 봉우리들의 흐름이 좋아요.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함과 함께 몸과 맘의 모든 찌꺼기들이 빠져나가는 느낌?

이 느낌이 좋아 산에 오르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









'고릴라바위'(상고외석문)입니다.

엄마고릴라 아기고릴라가 지키고 있는 수문같기도 하고요,

왠지 엄마에게 야단맞고 등돌린 채 풀죽어 있는 아기고릴라 모습 같기도 합니다.

뭐, 바위야 어쩌다보니 저런 모습일 뿐, 사람들이 붙인 이름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ㅎㅎ









아직 잎을 내어놓지 않은 나무들.

여름의 무성한 녹음 속을 거니는 것도 좋았지만

이맘때의 산이 보여주는 가지들 사이의 풍경도 좋습니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산의 배려인가요? ^^









그렇게 걸어가다보면 눈 앞에 이 아이가 나타납니다.

도룡농 한 마리가 바위를 기어올라가는 듯하다는 '도룡농바위'

날마다 기어올라가는데도 제자리인 저 아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ㅜㅜ









좀더 가까이 다가가 힘내라 응원 한번 해주고 내려옵니다. ㅋ









도룡뇽 맞은 편에는 두꺼비 한 마리가 있습니다.

얘는 그래도 끝까지 다 올라왔네요.

제 눈엔 이빨 빠진 악어처럼 보이는데,

뒤쪽에서 보면 웅크리고 있는 두꺼비 등처럼 보여 '두껍등'이란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









사이좋게 이웃하고 있는 도룡뇽과 두꺼비에게 인사하고 이제 우린 천왕봉으로 갑니다.









이렇게 생긴 바위도 눈길을 끄네요.

누군가 맞추려다가 실패한 퍼즐 조각 같기도 하고. ㅎㅎ









이건 석문인데... 이름이 뭔가는 모르겠네요.

속리산에는 8개의 석문이 있다고 하네요.

내석문, 외석문, 상환석문, 상고석문, 비로석문, 금강석문, 추래석문.

그중에 비로봉과 가까우니 비로석문이 아닐까 맘대로 추정해 봅니다. ㅎㅎ









석문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그냥 통과해 버린 후배가 아래가 텅빈 나무를 신기한 듯 보고 있네요.

저 나무는 저런 모습으로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눈도장을 찍어두면 다음에 또 와서 반갑게 안부를 확인하게 되지요. ^^









이제 천왕봉과 법주사 갈림길을 통과합니다.

여기에서 천왕봉까지 0.6km이고 우린 천왕봉을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와 법주사로 하산합니다.









저기 파란 하늘 아래 천왕봉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네요. ^^

먼 길을 돌아 이렇게 코앞에 있는데 뭘 그리 서두를까요?

천천히 애 좀 태우면서 갑니다.

산악회로 왔다면 이 코스는 달려갔다 달려오는 길이 되었을 겁니다. ㅋㅋ




 





천왕봉 정상 직전의 암릉 무더기입니다.

너무 급한 마음에 달려갈까봐 숨고르라고 하듯 발길을 늦추게 하네요.









두둥~!! 드디어 천왕봉 정상석이 모습을 드러냈네요.

두 번째 뵙습니다. ㅎㅎ

산을 오르는 과정 그 자체가 즐거운 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에 올라선 순간은 특별한 감동을 주지요. ^^




 





때마침 올라온 산객님께 부탁하여 둘이 함께 한 인증사진을 찍습니다.

좀더 하늘을 많이 넣어야 하는데 부탁하는 처지에 이러저러 말을 할 수도 없고. ㅋ

정상석을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일 수도 있지만 역광이라 여의치 않은 것도 있고요,

우린 사람이 크게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기도 하고요,

재밌는 인증을 해보자 설정한 장면입니다. ^^









오늘의 탑은 하늘입니다.

여기에서는 오똑 솟은 문장대가 잘 보이는 군요.

천왕봉과 문장대가 서로를 바라보며 그리워하는 형상이네요. ^^

견우와 직녀처럼 일년에 한번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좋을텐데. ㅎㅎ









문장대를 좀 확대해 봅니다.

육안으로도 문장대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이 보일 정도입니다.

보이시나요? ㅋ









이제 하산합니다.

멀쩡해 보이지만 추워서 얼어 있습니다.









내려가다가 헬기장에서 다시 한번 천왕봉과 하늘을 보고 갑니다.

아쉽다, 아쉬워.

하산할 때의 마음은 늘 가뿐하면서도 아쉬움이 가득하네요.

특히나 오늘같이 하늘이 좋은 날은...










이제 진짜 마지막이야.

다시 볼 때까지 너희들 모두 잘 있으라.

눈물을 머금고 돌아섭니다. ㅠㅠ









이제 조금 서둘러야 합니다.

법주사까지의 하산길은 길고도 지루한 길입니다.

물론 그 길에도 좋은 풍경이 많이 있지만,

하산하는 사람의 마음으로 5.7km의 길은 '아직도?'를 연발하게 되는 길이지요. ㅋ









여긴 뭐지 하며 조망보러 갔다가 대충 사진을 찍고 돌아내려오니 '배석대'란 안내판이 보입니다.

배석대는 속리산 8대 중의 하나로,

덕만공주가 경주를 향해 매일 절을 할 때 이 돌이 함께 절을 하였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네요.




 





갈 길이 급하지만 이쁜이들을 발견하면 그냥 갈 수는 없지요.

노란제비꽃에 이어 두 번째로 보는 꽃, 현호색입니다.









'상환석문'을 후배가 막 통과하려 하고 있습니다.

상환암이 가깝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지요.









가파른 돌길도 지나고 계단길도 지나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갑니다.









상환암으로 들어가는 문이 나타났네요.

상환암에서 곧바로 내려가는 길이 있으니 저리로 통과해서 갑니다.









상환암은 작은 암자이고 옆에 있는 바위가 학이 둥지를 틀었다는 '학소대'(680m)입니다.

상환암의 산신각에 올라가면 학소대가 더 잘 보일 듯했는데 오늘은 일단 패스.

화장실이 깨끗하고 좋아서 한번 들렀다 갑니다. ㅎ









기찻길 같지요?

늦은 오후의 햇살을 받아 산죽들이 반짝이고 있습니다.

룰루랄라 노랫소리가 절로 나오는 기분좋은 길이지요. ^^




 





계곡물도 풍부해 졸졸이 아니라 콸콸거리며 흘러가는 소리에 귀도 즐겁습니다.

속리산 계곡엔 물이 참 많구나 생각했는데요.

천왕봉에서 흘러내린 물이 세 개의 큰 강을 품어 흐르게 한다네요.

동으로 낙동강, 서로는 남한강, 남으로는 금강.

산의 계곡을 보면 도대체 어디에서 물이 이렇게 흘러내리나 싶긴 한데,

어쨌거나 큰 세 개의 강을 품어 흐르게 한다니 갑자기 존경심이 마구 솟아납니다.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계곡 아래쪽에 주차된 차들이 보입니다.

세심정휴게소에 다왔습니다.

속리산은 국립공원이긴 하지만 많은 부분이 법주사 소유라 특히 매점이 많다고 하네요.

법주사에서 여기저기 임대를 주어 장사를 하게 한다니,

어느 쪽으로 올라도 배고파 쓰러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ㅎㅎ




 





세심정 절구입니다.

세심정은 '세속을 떠나 산에서 마음을 씻는 정자'라는 뜻인데 지금은 그 터에 세심정휴게소가 있는 것일까요?

속리산의 기운을 받고 공부하러 찾아오는 많은 이들을 먹이기 위해

물레방아을 이용해 곡식을 찧어 밥과 떡과 곡주를 빚었다고 하네요.

어쨌거나 여기까지는 길이 편하기도 하고 차량 진입도 가능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합니다.

우린 휴게소에 들르지 않고 계속 걷습니다.









대박입니다.

속리산 한 바퀴 돌고 왔더니 트랭글 배지 8개가 주어지네요.

지난 번 황정산의 무배지 억울함을 깨끗이 씻어줍니다. ㅋㅋ

속리산은 배지 인심도 참 후한 것 같아 더 좋아지네요. ^^


♡♡♡


세심정휴게소까지 내려오면 실질적인 속리산 산행은 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세조길을 걸어 법주사 구경하고 집으로 가는 것만 남았는데요.

이건 다음 3부로 넘기겠습니다. ㅋㅋ

3부는 가벼운 트래킹과 여행 모드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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