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돼지 날다

<15-3> 속리산 산행의 휴식같은 길, 세조길과 법주사 (2018.4.7)

작성일 작성자 바람의 소리



속리산 산행은 3년 전 산악회를 따라 와본 후 두 번째입니다.

당연히 그 전의 코스를 따랐고 이 길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네요.

그땐 하산 시간을 맞추느라 여유롭게 생각할 틈이 없었는데,

이번 산행으로 속리산의 매력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가을에 다른 코스로 다시 와보고 싶네요. ^^









세심정 휴게소까지 내려오면 속리산 산행은 거의 끝난 것으로 봅니다.

물론 주차장까지는 한참을 더 가야 하지만 평지를 걷는 것이니까. ㅎ

산행을 하지 않으신다면 법주사와 세심정 휴게소까지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겠더라고요.


우린 화북에 차량 회수하러 가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열심히 걸었구요.
(법주사에서 화북까지 40분 정도 걸리더라고요.ㅜㅜ)
카메라 배터리도 천왕봉 이후로 아웃돼서 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가벼운 트래킹 느낌으로 3부를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블로그의 사진 편집 기능을 좀 사용해 봤습니다.)
 







세심정 휴게소까지는 차량 진입이 가능하기에 넓은 포장도로도 있지만,

당연히 우리는 세조길로 갑니다.

세조길도 정말 잘 정비되어 있어서 걷기에 딱 좋습니다. ^^









세조길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갈 수 있는데요.

비가 좀 내려서인지 계곡에 물이 아주 많아서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어느 계절에 와도 걷기 좋은 길일 것 같아요.









걷는 내내 하늘을 바라보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오늘 저의 하늘 사랑 끝이 없습니다. ㅎㅎ









여긴 '목욕소'입니다.

세조길이란 길의 이름과도 관계가 있겠지요?

세조가 피부병이 걸렸는데 북천암에서 3일 동안 기도를 드리고 이곳 목욕소에서 목욕 후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500년 전의 이곳은 아마 첩첩산중 오지였을 듯하고 소도 지금보다 깊었을 수는 있지만,

왕이 이곳에서 목욕을 어찌 했을꼬?

우린 하나마나한 얘기를 나누며 지나갑니다. ㅋ


 

 






햇살 가득 들어와 반짝이는 계곡의 풍경.

이제 막 새순을 피워올리는 나무들이 봄을 재촉하고 있네요.

봄. 봄.

참 예쁜 말입니다. ^^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비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이성부, '봄' 중에서









산에서 누군가 뒤를 바짝 따라오면 늘 한 켠으로 비켜 보내고 갑니다.
바쁜 걸음에 제가 방해가 될까봐 피하는 것도 있지만,
저는 산에서 그리 바쁘게 가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각자 자기의 걸음만큼 가면 되는 것이지만,
딱 이만큼 정도의 거리가 사람 사이에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든 사진입니다.
적당한 빛과 숲의 그늘과 그리고 그림자가 그의 뒷모습에 대해 말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








평지여서가 아니라, 이런 길이 참 좋네요.
아직 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의 뒤엔 바다에서 금방 나온 것 같은 고래 한 마리가 지켜보고 있는 듯.
(저 돌이 제 눈엔 고래처럼 보이네요. ㅋㅋ) 








그렇게 세조길을 걷는 동안 인공 저수지가 나타납니다.

물은 하늘이 그리워 늘 하늘빛을 따르나 봅니다.

투명 컵에 담은 물은 무색이잖아요?
먹구름이 낀 날은 검은빛이고요.

이렇게 하늘이 푸른 날은 또 더없이 푸른 빛의 물이 됩니다.

자기를 주장하기 보다는 다른 것을 껴안는 포용의 마음을 읽는다면 너무 나갔나요? ㅋ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려있다, 이렇게 정리하고 가네요. ^^









편집을 너무 심하게 했나요? ㅎㅎ

다른 건 아니고 그냥 심심한 듯하여 색만 조금 입혔는데요,

저는 이 사진의 느낌도 좋습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봄이랄까? ㅋㅋ









어쨌거나 그렇게 길을 걷다보니 저수지의 하단까지 왔네요.

인공폭포 줄기라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썩 나쁘지는 않습니다. ㅋ




 





여긴 이제 막 봄이 시작되고 있네요.
초록초록 새 잎을 피워올린 나무들이 싱그러움을 선사하는 계절이죠.
이미 끝난 줄 알았던 꽃샘추위가 이제서야 왔다고 하니 이제부터 봄의 시작이라고 하렵니다. ^^








'눈썹바위'입니다.
세조가 바위 아래 그늘에 앉아 생각에 잠겼던 자리라고 하네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많은 사람들을 죽게 한 탓인지 각종 병에 시달렸다는 세조가 혹 반성이라고 했을까요?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썹바위는 철없이 웃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믿기지 않지만 천왕봉의 바위에 빗방울이 튕겨 내려와 형성됐다는 이 계곡물이 흐르는 내 이름이 달천이라고 하네요.

달천의 근원이 어찌됐든 간에 속리산의 세조길은 이 계곡을 끼고 걸을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계곡 주변이 가을엔 특히 아름다우니 여기도 가을엔 절경이겠구요. ^^









법주사가 보이기 시작하는 즈음, 땅에 바짝 엎드려 있는 아이들을 만납니다.
꽃인듯 아닌듯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이 아이들은 괭이눈인가요?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법주사에 오겠나 싶어 잠깐 들렀다 가기로 합니다.
오래오래 전 중학교 때 수학여행을 법주사로 왔던 기억이 불현듯 나는군요.
그때 뭘 봤는지는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지만,
정이품송은 뚜렷이 기억이 나는 걸로 보아 여기도 온 것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ㅋ
다리를 건너면 바로 템플스테이를 하는 새로 지어진 건물이 있어 그냥 지나갑니다.








<국보 제55호, 팔상전>


진흥왕(553년) 때 처음 건립되었으나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인조(1626년) 때 사명대사가 재건립을 주도하였다.

1968년에 해체 복원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팔상전은 5층 목조탑 건축으로 한국 목조탑의 유일한 실례가 된 중요한 건축물이다.

석가여래의 일생이 그려진 팔상도가 내부에 있어 팔상전이라 부르게 된 듯하다.









<국보 제5호, 쌍사자 석등>


성덕왕(720년) 때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 석등 중 뛰어난 작품 중의 하나.

사자 두 마리가 서로 가슴을 맞대고 서 있는 모습으로

8각의 지대석에서 하대 연화석과 쌍사자, 연화 상대석을 하나의 돌에 조각한 것이 특징이다.




 





<보물 제1417호, 석조희견보살입상>


전체 높이 213cm 규모로 크게 신체, 공양물, 대좌의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향로를 받쳐 든 두 팔의 모습이나 가슴부위의 사실적 표현과 

배면 옷의 표현기법이 절묘하여 쌍사자 석등의 제작 시기와 같을 것으로 추정한다.









<보물 제916호, 원통보전>


진흥왕(553년) 때 의신조사가 창건, 진표율사가 중창(776년)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불에 탄 것을 인조(1624년) 때 벽암대사가 중건하였다.

2010년 전체를 해체하여 보수하였다.

지붕은 중앙에서 4면으로 똑같이 경사가 진 사모지붕인데 흔치않은 양식으로

불국사의 비로전와 법주사의 원통보전만이 전해진다.









이제 법주사를 빠져 나갑니다.

저번 황정산 산행 후 시산제를 하자 했다가 추우니 법주사에서 부처님께 절이나 하자 했는데,

그마저도 시간도 촉박하고 지쳐서 그냥 과감히 패스합니다. ㅋ









전나무가 멋있는 오리숲길을 따라 법주사를 빠져나갑니다.

오늘 우리는 14km를 걸으며 우리답지 않게 평균 시속 1.9km로 걸었습니다.

날씨도 춥고 바람도 심했던 관계로 쉬는 시간이 1시간 30분밖에 없었네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한 하산길입니다. ㅋ









이 다리를 건너면 곧 법주사 매표소가 나오고 주차장도 멀지 않습니다.

이미 해는 넘어가려고 하네요.









다리 위에서 멀리 속리산을 바라봅니다.

속세를 벗어난 산.

속세를 벗어나고 싶을 때 언제든 찾아들고픈 산입니다.

그러다가 신선이 되려나요? ㅎㅎ









하늘을 우러르는 듯한 어느 조각가의 작품 앞에서 멈춰 섭니다.

시선을 맞추어 하늘을 한번 바라봅니다.

음, 오늘 같은 날은 추울텐데... 또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지나옵니다.

이미 후배는 시야에서 사라졌네요.  ^^;;









마지막으로 하늘과 그 아래 속리산을 한번 더 바라봅니다.

눈에 담고 가슴에 담아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네요.

오늘도 또 이렇게 추억 하나 남겨둡니다.


♡♡♡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다시 화북으로 갑니다.

화북 주차장에는 우리 차 한 대만이 외롭게 서 있고요,

어느 새 주위엔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네요.

내려오다가 불이 켜진 집에 들어가서 식사를 했는데 참 맛있었습니다.

식당 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군요. ㅜㅜ


♡♡♡


<산>

바다를 향한 끝없는 그리움.

그래서 산은 갈매기를 닮았다.


그리우면 닮는다.


카피라이터 정철의 '불법사전'이란 책에서 정의하고 있는 '산'의 의미입니다.


저도 산을 그리워하며 닮고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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