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돼지 날다

[합천] 황매산 철쭉군락지와 모산재에서의 인연 (2018.5.4)

작성일 작성자 바람의 소리

☆ 어디 : 모산재 (767m)

☆ 언제 : 2018. 5. 4(금)

☆ 코스 : 모산재주차장 - 돛대바위 -모산재 - 철쭉군락지 - 모산재 - 순결바위 - 모산재주차장 (약 9.5km) 






봄봄하는 봄날인데 최악의 미세먼지로 도무지 산에 갈 마음이 생기지 않는 5월 첫주였네요.

거기에다 사람들 많은 곳은 피하다보니 황매산은 마음 속에서 계속 접히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가고는 싶고,

이왕이면 철쭉이 피었을 때 가는 게 좋겠다 싶어 길을 떠납니다.



 







황매산은 거의 산꼭대기까지 차가 오를 수 있어 축제 기간엔 인파가 장난이 아니랍니다.

처음부터 그쪽은 계획에 없었고 모산재주차장으로 가는데도 차가 줄지어 있어 10분 정도 도로에서 기다렸네요.

모산재주차장은 한산합니다. ^^









오늘 계획은 요렇게 모산재만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 것이었는데,

뜻밖에 귀인(?)을 만나 철쭉군락지까지 진출을 했습니다. ㅋ









처음부터 느릿느릿 사진찍기 놀이하며 갑니다.









영암사지는 하산 때 보기로 하고 모산재로 바로 올라가는데 별차이가 없더군요.

조금 오르다보니 샛길이 있어 그쪽으로 올라 영암사지도 보고 올라갑니다.









먼저 <영암사지 귀부(보물 제489호)>가 보입니다.

금당터에 동서로 자리한 두 개의 비석으로 전체적인 모습은 거북이지만 머리는 용이며 입에 여의주를 물고 있고,

비신과 머릿돌은 남아 있지 않고 받침인 귀부만 남은 통일신라시대의 유물이라고 하네요.

 








영암사지는 사적 제131호로, 9세기 중엽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큰 규모의 절터입니다.

영암사의 건물터는 일반 사찰 건물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금당이 있는 상단 축대의 중앙 돌출부 좌우에 무지개 모양의 계단이 있는 점,

금당 기장 연석에 얼굴 모양이 조각되었고 뒷면을 제외한 3면에 신비스런 동물 모양을 돋을새김한 점,

서남쪽 건물터의 기단 좌우에 계단이 있는 점,

아울러 절터 내에 흩어져 있는 석조물은 이색적인 느낌마저 준다고 하네요.









보물 제353호인 <쌍사자석등>과 무지개 모양의 계단입니다.









보물 제480호인 <삼층석탑>입니다.









모산재 아래에 멋지게 자리하고 있는 절터에서 한참을 놀다가 올라갑니다.

유적지나 유물에도 관심이 많은 터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절이 온전히 있었을 당시를 상상해 보네요.









모산재는 암릉이 멋진 산이라 혼자 오기엔 좀 아까워 미루기만 했었네요.

산책 삼아 슬슬 걷다보니 요상한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바위 틈을 비집고 자란 소나무는 생명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암릉의 단짝이지요. 









오늘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파란 하늘입니다.

지독한 미세먼지로 인해 밖으로 나서는 것마저 꺼렸었는데 파란 하늘을 보니 느낌이 좋습니다. ^^









모산재 0.8km라는 안내판 너머로 대기저수지가 보입니다.

산행 내내 합천호라고 생각했는데, 포스팅을 하면서 의심스러워 찾아보니 저수지였네요. ㅋ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나타나는 암릉들이 발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지나는 길에 잠시 들러 한 바퀴 돌아도 부담없을 정도로 짧은 산행 거리이지만,

암릉 산행의 즐거움은 100% 이상일 듯합니다.

 








나름 쉴 새 없이 올라가다가 멋진 암릉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부탁합니다.

처음엔 사진 부탁하기가 어려워 그냥 풍경만 찍으며 다녔는데,

요즘은 구도까지 주문해 가며 부탁합니다. ㅋㅋ









폼 잡고 사진찍고 돌아서니 이 바위가 쳐다보고 있네요.

뭔가를 닯은 듯한데 딱 꼬집어 뭐라고 하기는 어렵고, 꼬리 잘린 물고기 같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꼬리 잘린 물고기의 꼬리를 밀어봅니다.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고는 저런 포즈 취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순간의 *팔림을 이겨냈네요. ㅋㅋ









저 아래로 영암사지와 새로 지은 영암사가 보입니다.

산 아래 주민들은 모산재를 '신령스러운 바위산'이란 뜻으로 영암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영암사지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네요.









거의 80도는 될 듯한 계단을 올라갑니다.

오르는 것이야 어렵지 않지만 내려갈 때는 다리가 후들거릴 것 같네요.









수직으로 쭉쭉 뻗은 바위와 그 사이사이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어우러져 정말 아름답습니다.









오를 땐 몰랐지만 저기가 하산길인 순결바위 능선입니다.









곧 굴러떨어질 것 같은 바윗돌들이 버티고 있는 저곳이 돛대바위가 있는 곳이네요.









돛대바위의 형상이 제 눈엔 바위를 기어오르는 귀여운 곰 한 마리처럼 보입니다. ^^;;















풍수학자들이 이곳을 전국 최고의 생기의 장이라고 했다는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얘는 두꺼비?

이 즈음부터 열심히 돌 사이의 철쭉을 찍으며 가는 한 여인이 눈에 들어옵니다.









요런 바윗길은 모델이 있어줘야 실감나는 길이므로 앞서 가는 여인을 허락도 없이 모델로 삼았네요.

이 분이 오늘 제가 만난 뜻하지 않은 귀인입니다. ㅎㅎ









동쪽으로 뻗어내린 암릉의 기가 솟구친 돛대바위를 다시 한번 돌아봅니다.









이 바위는 북극곰 한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쉬는 것처럼 보이네요. ㅋ









모산재 정상석이 갑자기 나타납니다.

정상석 너머로 붉은 철쭉밭과 정상 능선이 보이네요.









아까의 귀인을 다시 만나 정상석 인증 사진을 부탁합니다.

김천에서 혼자 오셨다길래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다가 철쭉군락지까지 다녀오기로 했네요.









야생화를 좋아하고 산악회의 빡빡한 시간이 부담스러워 홀산을 즐긴다는 이 여인과 오늘 산행 동무가 됩니다. ^^









모산재에서 철쭉군락지로 넘어가는 길은 기분좋은 숲길,

초록의 숲길에서 연달래가 길을 환히 밝혀줍니다. 









어김없이 애기나리가 다소곳이 반겨주네요.









각시붓꽃









이건 뭘까요?

이 커다란 잎 아래에 숨어있는 꽃, 족두리풀입니다.









심장형의 잎이 길다란 줄기 끝에 두 개씩 자라고 그 밑에 족두리를 닮은 꽃이 옆을 향해서 피는 족두리풀.

땅에 바싹 붙어있기 때문에 잎을 들춰보지 않으면 꽃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치게 되지요.







 



선밀나물 꽃입니다.

야생화 찾느라 땅만 보고 가는 산동무 덕분에 덩달아 저도 즐거운 산행길이 됩니다.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둥글레도 꽃을 달았네요.









그렇게 야생화 찾느라 땅만 보며 가다 보니 철쭉이 무리지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별기대를 안해서 그럴까요?

어쩌면 평가절하하고 있어서 그럴까요?

눈앞에 진분홍색의 철쭉 무리가 나타나니 '와~ 좋다!'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ㅋㅋ









저긴 아마도 차로 올라올 수 있는 곳인 듯합니다.

이렇게 편히 봄꽃 감상을 할 수 있는 곳이 비슬산과 이곳이지 싶습니다.

건강이 허락된다면 부모님 모시고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지요.









꽃은 봄날의 추위로 인해 냉해를 입어서인지 상태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길을 내서인지 여기저기 꽃나무가 죽어서 빈 공간도 많고요.

뭐, 꽃을 즐기러 왔으니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좀 아쉽네요.

이렇게 무리지어 피는 아이들은 그 무리를 보호해 주는 게 훨씬 더 잘 즐기는 것일텐데 하는 아쉬움. ㅎㅎ









오후로 접어들어 나무 그림자가 또 한 그루의 나무를 만들어 예쁘네요.









진분홍 철쭉 무리 속의 풍성한 연달래가 단연 눈에 뜨입니다.

이 구역은 주인공은 나야, 하는 것 같네요. ㅋ









제1 철쭉 군락지를 지납니다.

멀리서 보면 좀 엉성하긴 하지만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멋지네요.















황매산 철쭉 군락지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들은 이 나무들이었어요.

넒은 평원과 적당한 간격으로 우뚝 서 있는 나무들이 너무 조화로워 보여서 여름에 다시 와보고 싶다 생각했죠.

뜨거운 태양에 타 버릴까요? ㅋ

 








꽃이든 사람이든 앞서가는 건 힘든 일이지요.

아직 개화하지 않은 이 아이들은 곧 필 듯하지만 다음날부터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운명을 알 수가 없네요. 









이 꽃무더기 속에서도 산동무가 구슬붕이를 찾아냅니다. 









바람에 흔들흔들 미나리아재비도 있고요.









쥐오줌풀 삼형제도 찾아냅니다.









예쁩니다. 정말로! ㅎㅎ

황매산에 가자고 했더니 사람들 많아서 싫다고 했던 친구,

자기는 가봤는데 별 거 없다고 했던 친구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ㅋㅋ









예쁜 걸 보면 예쁘다 느끼고 표현할 줄 아는 감성을 지닌 사람으로 살고 싶네요.

의외로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많고,

그걸 표현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정말 적더라고요.










해마다 피는 꽃이지만 올해와 작년이 다르듯 내년도 다를 겁니다.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서서 감탄을 자아낼 수 있기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이곳이 1000고지라네요.

황매산 정상으로 갈까말까 산동무와 의논하다가 다음에 가기로 하고 그냥 돌아섭니다.

처음에 산에 올 땐 다음은 없다 생각하며 어떻게든 정상을 올라야 한다 기를 쓰고 갔는데,

요즘은 산은 늘 그 자리에 있고 꼭 정상이 아니라도 산은 산이니 그 속에서 놀자는 생각을 더 많이 합니다. ㅋㅋ









황매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눈길 한번 주고 미련없이 돌아서네요.

뜬금없이,

사람과의 사이에 이별도 이렇게 단번에 딱 끊어버릴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해봅니다.









산불감시초소에서 내려오는 길은 긴 시멘트 포장 계단길입니다.

내려올 때 '이 산에 왠 시멘트길' 하며 막 투덜거리면서 내려왔는데 멀리서 보니 나름 분위기있어 보이네요.

뜬금없이 피라미드나 그리스 신전의 느낌이 나네요. ㅋ










이 나무는 무슨 나무일까요?

낙엽수인 건 확실한데 도통 알 수가 없네요. ㅜㅜ









정말 여름에 다시 와서 어떤 풍경일까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그땐 편안히 차로 올라와서 정상까지 걸어봐야겠네요.









일몰 사진을 찍으러 올라오신 분들이 준비 중이네요.

오후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꽃무리에 감탄하다가 다시 모산재로 돌아갑니다.









함께 하는 산행의 즐거움.
누군가 아름다운 풍경 속에 나를 넣어 그 순간을 기억해 주는 것이지요.
사람과 풍경이 함께 있는 이런 사진을 저는 좋아합니다. ㅎㅎ









저기 오른쪽 아래로 가야할 모산재의 암릉이 보이는군요.
아직 우리의 하루가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 행복한 하산길입니다. ㅋ



















철쭉군락지의 꽃들도 예쁘지만 길가에 제멋대로 자라고 있는 철쭉이 훨씬 예쁩니다.









다시 모산재로 돌아왔습니다.

돌탑에 세워진 장승이 재밌는 표정으로 웃고 있네요.

머리에 인 돌들이 무거울 법도 하건만 천진난만한 웃음을 날리고 있으니 보는 이도 절로 웃음이 납니다. ^^









돛대바위를 배경으로 한 컷하고 순결바위 능선으로 하산합니다.









마치 돌수반에 꽃꽂이를 해놓은 듯한 예쁜 철쭉, 모산재를 대표하는 사진으로 정했답니다.









지나가다가 바위 틈에 자라는 소나무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으려다 더 멋진 그림을 보게 됐네요.









요상하게 생긴 바위들이 많습니다.

저는 바위들마다 뛰어다니고 산동무는 바위 틈새 철쭉 사진 찍느라 바쁩니다.

그러다보니 순결바위 능선 전체를 찍은 사진은 없네요. ㅋㅋ









김천에서 온 산동무를 만나 즐거운 산행을 했습니다.

처음 본 사람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치 산행 스타일은 찰떡궁합이었네요. ^^

 








요즘 날기 연습 중입니다.

시도때도 없이 바위만 보면 올라가서 맹연습 중이네요. ㅋ
















이건 제 마음대로 배라고 이름지었습니다.
저기 돛대바위에 두고 온 돛대를 찾으러 가야 하지요. ㅋㅋ 
















갈라진 바위(득도바위라 하는 분도 있고)가 나타났습니다.

저 위에 앉아 도 닦으면 득도를 할 것 같기도 합니다만. ㅎㅎ










갈라진 바위의 틈을 통과하면 차 한잔 하기 딱 좋은 멋진 자리가 나오지만 무서워서 발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산동무는 저기에 걸터 앉아버리네요. 간이 큰가 봅니다. ㅋㅋ















그림자놀이 1 : 갑질 언니와 잔소리 듣는 동생









그림자놀이 2 : 을의 반란 ㅋ









순결바위에 도착했습니다.

거리는 얼마되지 않지만 놀면서 오다보니 지는 해가 멋지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네요.









제 눈에 순결바위는 쪼개진 달걀처럼 보입니다.

알을 깨고 나온 산동무가 멋지게 포즈를 잡아주네요. ^^









이제 내려갑니다.

저 멀리 아침엔 차들이 나란히나란히 줄 서 있던 도로도 텅 비었고,

이 산에도 우리밖에 없습니다.









여긴 뭐지? 했더니 국사당이네요.

이성계의 등극을 위해 기도를 올렸던 곳이라는데 좀 엉성합니다.









국사당보다는 국사당 앞의 멋진 소나무에 반했네요.

오랜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단단한 모습이 너무 매혹적입니다.









집으로 가는 길,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산에 오면 정말 마음 속 무거운 것들은 다 내려놓고 가나 봅니다.

가벼워진 배낭만큼이나 마음도 가벼워졌으리라 믿으려고요.









오래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모산재만 간단히 다녀오려고 했는데,

뜻밖의 산동무를 만나 즐거운 하루를 보냈네요.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렇게 같이 놀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텐데 정말 귀한 인연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가끔씩 기회가 되어 함께 산행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요?

함께 해준 산동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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