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돼지 날다

[문경] 도장산 - 폭염 속 산행 끝에 만난 심원폭포에서의 물놀이 (2018.7.21)

작성일 작성자 바람의 소리




연일 어제보다 오늘은 더 덥다는 날씨에 지쳐갑니다.

집 안에서도 몇 발자국만 떼면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니 이런 여름은 처음인 듯하네요.

매주 토요일 떠나는 산행을 갈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가 간단히 산행 후 물놀이를 하기로 하고 대상지를 물색합니다.

블친 님의 글에서 적당한 곳으로 보이는 도장산을 가기로 하고 새벽에 문경으로 출발합니다.











어디 : 도장산(828m) - 경북 문경시, 상주시

언제 : 2018. 7. 21(토)

코스 : 용추교 - 심원사 갈림길 - 도장산 - 심원사 - 심원폭포 - 쌍용폭포 - 용추교 (약 9km)












네비에 용추교를 치면 여러 곳이 나옵니다.

전국 각지에 '용'과 관련한 곳들이 얼마나 많은지, 어쨌거나 문경시로 잘 찍어서 갑니다.

상주시 화북면 문장대 가는 길을 지나 문경시로 넘어가는 중, 도로를 따라 멋진 계곡이 있는 것을 보니 목적지에 가까웠나보네요.

전 처음 알았지만 이곳이 쌍용계곡으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계곡 물놀이를 위해 찾는 곳 같았습니다.

7시 조금 지난 시간, 용추교를 지나니 차량 7-8 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네요.

이른 시간이었지만 남아있는 빈 공간이 딱 두 곳이어서 후배와 함께 주차를 합니다.

이후 하산길에 보니 '주차금지'라는 현수막이 펄럭이는 도로 갓길에 길게 줄지어 주차가 되어 있더군요. 











오늘은 최대한 신속히(?) 산행을 하고 심원폭포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도장산은 등로가 나무들로 그늘이 지는 곳이 많아 폭염 속 햇볕을 피해 산행하기 좋을 듯하고,

속리산 주능선을 비롯 주변의 산군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심원폭포와 쌍용폭포에서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을 듯하여 선택한 산행지이지요.

일단 심원사 표지판이 있는 길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벌써 내리쬐는 햇살은 강하고 바람은 단 한 점도 불지 않습니다.

적당히 오르다가 힘들면 도로 빽하여 물놀이나 하자며 출발합니다.











쌍용폭포는 하산길에 들러보기로 하고 바로 심원사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심원사로 가는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왼쪽 길로 바로 도장산으로 올라가 오른쪽 길로 하산하면서 심원사를 보기로 합니다.

물론 심원폭포에서 물놀이를 하려면 당연히 이 코스가 맞기도 하고요. ^^











산 속이어도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산행길은 땀이 줄줄 흘러내리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렇게 나무가 우거진 길을 걷는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집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저절로 땀이 흐르는 날씨이니,

이렇게 푸른 나무들 사이를 걸으며 흘리는 땀이 훨씬 개운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걸어갑니다.











도장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크고 작은 봉우리를 여러 개 오르내리는 길이다 보니 조금 힘들고 지루한 산행입니다.

인공 구조물은 거의 없는 순수 자연 그대로의 산이네요. ㅎㅎ











멋진 암릉이 있는 산도 아닙니다.

군데군데 이런 바윗돌 무리들이 잠깐씩 나타나서 심심한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합니다.

 










저기 아래로 심원사가 보이네요.

아마도 심원사 오른쪽의 능선을 타고 하산길이 있을 듯합니다.

 










오늘, 실망스럽게도 조망이 좋지 않습니다.

더운 날씨까지야 그렇다 생각했는데 한여름에 미세먼지라니 이건 도대체 어찌하라는 것인지...











가는 길에 만난 바위 위 멋진 소나무 한 그루에 반해 사진만 찍고 갑니다.

이렇게 더운 날, 멈춰 서는 것조차 귀찮지만 이렇게라도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 도장산은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 산일 듯하고요.

큰 산이든 작은 산이든,

유명한 산이든 이름없는 동네산이든,

그래도 산이라고 찾아왔는데 다녀갔으면 이름이라도 기억해 주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여름 산은 초록의 무성한 나무들로 둘러싸인 산이 좋은 산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바람이 솔솔 불어줘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요. ㅎㅎ

오늘은 나뭇잎 하나 흔들리지 않는, 그야말로 무풍지대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몇 개의 봉우리를 넘어오다보니 처음으로 표지판이 나옵니다.

떨어져내린 심원사 안내판을 누군가 끈으로 아슬하게 묶어두었네요.

도장산까지는 50분 걸린다지만 아직 두 개의 봉우리가 남아있다는 것을 우린 예습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도장산 산행에서 예습의 효과를 톡톡히 봅니다.

처음이지만 이미 알고 있는 길처럼 느껴지니 덜 지루하다고 해야 할까요?

'얼마나 더 가야해?'가 아니라 '이제 여기만 지나면 된다'라는 생각이 그나마 발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우리가 넘어야 할 마지막 두 봉우리가 보입니다.

심원사 갈림길에서 도장산까지 2km 조금 넘는 거리인데 산에서의 2km는 도대체 무얼 기준으로 하는가,

2km가 어찌 이리 먼 것인가,

딱히 답을 알 수도 없는 대화를 나누며 걸어갑니다.  











































산이 좋아 산을 찾아가지만 정상을 향해 가는 길은 언제나 힘이 듭니다.

하지만 저 멀리 나무들 사이로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은 정상에 다 왔다는 신호이니 절로 힘이 나지요.

도장산은 하늘이 보이기도 전에 정상석이 수줍게 뒤태를 보여주고 있네요. ^^ 











도장산(道藏山)은 경상북도 문경시와 상주시의 경계에 있는 높이 828m의 산으로,

<택리지>에도 청화산과 속리산 사이에 경치 좋고 사람살기 그만인 복지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는 그곳에 있는 산이지요.

쌍용계곡을 품은 심원골 깊은 골짜기에 자리해 호젓한 산행을 즐기기에 좋을 듯합니다.

 










우리 이외에 단체 산행객 한 팀이 더 있어 정상석 주변이 시끄럽습니다.

저도 산악회를 따라 단체 산행을 가기도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우렁찬 그들의 말소리에 작은 산이 들썩이네요. ㅜㅜ

우린 단체 팀도 보낼 겸 정상석 조금 아래 그늘에 숨어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고 잠시 걸음을 쉽니다.











정상을 지나면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에서 헬기장 쪽으로 가야 합니다.

안내판이 친절한 것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지점에는 있네요. ㅎㅎ











지나는 길 왼쪽으로 조망이 트이고 바로 옆으로 멋진 벼랑이 보여 무성의하게 한 장 찍어온 사진입니다.

이후 도장산에 대해 검색을 하다가 가슴 아픈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네요.

아마도 이 벼랑 위이지 싶은 곳에 300년 수령의 멋진 노송이 한 그루 있어 도장산의 자랑이었다고 합니다.

 










수많은 오르내림에 지친 산꾼들의 마음을 달래주었을 아담하면서도 기품있는 노송의 아름다움.

벼랑 끝에 자라고 있던 노송은 2013년 이른 봄,

이 노송을 탐낸 조경업자들이 야밤을 틈타 몰래 캐내가버려 지금은 휑하니 벼랑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하네요.

당시 전문가들이 시가 1억 정도로 평가했다는 이 노송을 훔친 자들을 붙잡기는 했지만,

속리산을 바라보며 300년을 살아 온 노송의 모습을 그 이후로는 볼 수 없게 된 것이 많은 산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고 합니다.

(출처 : 부산일보 산&산)











산행 당시는 이런 사실도 몰랐으므로 폭염에 지친 우리의 마음은 심원폭포를 찾아가 시원한 물놀이를 하는 것에만 가 있었습니다.

 










도장산 산행의 가장 큰 매력은 속리산 주능선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인데 먼지 때문에 선명히 보이지 않아 안타깝네요.











화북으로 가는 삼거리 갈림길 표지판을 지나 직진합니다.











700m만 가면 된다던 헬기장은 아마도 저 위에 있는 것일까요?

헬기장을 지나야 내리막길이라는데 헬기장까지가 아득히 멀기만 합니다. ^^;;











화북면이 내려다 보이는 길을 걸어가다가











금방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같은 색깔의 연노랑 돌양지꽃도 보고











걸어 온 길이 한눈에 보이는 멋진 조망터가 나타나길래 잠시 사진찍기하며 놀다갑니다.

























휴대폰 셀카찍기에 빠져 한참을 낄낄거리며 놉니다.

폭염에 평소에 잘 마시지 않던 얼음물도 수시로 들이키고,

알탕하기 전에 쓰러지겠다며 지쳐있던 몸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되살아나네요. ㅋ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동무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번 느끼는 여름날의 산행입니다.











신나게 놀다가 조금 올라가니 헬기장이 나오네요.

이제 더이상은 오르막이 없다고 했으니 내려갈 일만 남았습니다.

이제 쉬지 않고 심원폭포를 향해 가자!











하산길도 그리 편한 길은 아닙니다.

작은 돌들과 낙엽이 깔린 길은 미끄러워 조심조심 진행하고요.











암릉으로 오르면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을 듯하지만 더우니까 그냥 패스합니다.











나란히 누운 두 기의 무덤을 지나면 곧바로 오른쪽으로 하산길이 이어집니다.











여기까지가 심원사 부지인지 등로를 따라 길게 금줄을 걸어두었네요.

저 아래로부터 떠들어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물이 거의 없는 이곳에서 아까의 단체 산행객들이 씻느라 떠들어대는 소리였네요.

물은 맑고 손가락보다 큰 물고기들이 바글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물을 원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곧바로 심원사로 들어가봅니다.











심원사 일주문, 정말 예쁩니다.

산속에 있는 절집 같은 느낌이 절로 나네요.











심원사 요사채는 마치 시골의 할머니댁 같은 소박하면서도 푸근한 이미지입니다.

마루 밑에 웅크리고 앉아 사람이 오든지 말든지 짖지도 않고 나와보지도 않는 개와 함께 찍어봅니다.

예전 무등산 규봉암의 순둥이 강아지 생각이 문득 나네요. ^^











우리의 인기척에 비구니 스님이 방에서 나오십니다.

이 더운 날 산행을 힘들게 했냐며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 주시네요.

더위에 지쳐 의욕을 상실한 개에게 물도 부어주시고 심원폭포에 꼭 들렀다 가라며 친절하게 위치 설명도 해 주십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게 싫어서 도로도 내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보다는 도장산의 아름다운 숲이 간직되길 바라신다 말씀하신 스님은,

우리에게 천천히 둘러보고 조심해서 내려가란 말씀을 하시고는 다시 들어가십니다.











심원사 대웅전은 너무 낡아 작년에 여러 도움을 받아 새로 지었다고 하네요.

심원사는 조계종 제 8교구 직지사의 말사로

660년 원효스님이 초창하여 도장암이라고 했다고 하나 현재 전하는 자료는 없고,

890년 대운조사가 불일대를 신축하였다고 합니다.

심원사는 쌍룡계곡의 용소에 살던 용왕의 아들이 이곳에 머물던 운필거사와 의상대사에게 글을 배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천년고찰입니다.


















산신각에서 바라본 아담한 심원사의 전경.

절에서 가장 높은 곳에 지어진 것이 산신각이니 절에 가면 꼭 산신각으로 올라보라던 말이 생각나 산신각으로 잠시 올라봅니다.

심원사는 단 3채의 건물을 지닌 절이라 큰 절의 암자보다 규모는 작지만 아담하니 참 예쁩니다.  











스님이 일러준 대로 심원폭포를 찾아 갑니다.

등로에서 약간 벗어나 아래쪽에 숨은 듯 있으므로 무심코 지나면 못보고 갈 수도 있다고 하네요.











비탈진 길을 내려가니 심원폭포가 보입니다.

최근 들어 무더위에 비가 내리지 않아 수량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우와~!' 소리가 나오기엔 충분합니다.

심원사만큼이나 소박하면서도 아담하니 우리가 놀다가기엔 딱 맞는 곳이네요.











바람과 같이 내려간 후배가 망설임 없이 물 속으로 들어가네요.

시원하다며 좋아라 하는 모습이 오늘 산행의 백미가 심원폭포임을 말해줍니다. ㅋ





 






폭포수 바로 아래는 꽤 깊을 듯 보입니다.

수량이 줄어서 그런가 나름 이끼폭포의 모습을 보이는 심원폭포에 반했네요. ^^

아마 물이 더 많았다면 이렇게 편안하게 놀지도 못했을 것 같습니다.











시원하다는 말에 들어갔지만 역시나 난, '앗! 차가워~'입니다.

여기에도 물고기들이 (거짓말 조금 보태면) 발에 막 부딪히며 다니고 있네요.











수영을 못하는 관계로 폭포 가까이 가지도 않고 물가에서 땀만 식혀 봅니다.

잠시 물놀이 했을 뿐인데 하루종일 우리를 따라다녔던 더위가 싹 달아났네요.

한쪽의 자갈돌 위에 자리 잡고 앉아 간식도 먹고 얘기도 하고 편안히 휴식하며 한여름 산행의 묘미를 온몸으로 느낍니다.  











가을에 와도 참 예쁘겠는 말을 하며 혹 가을에 근처로 산행을 오면 다시 찾아보자 얘기합니다.

이래저래 예쁜 곳도 많고 갈 곳도 많고,

어찌됐건 원하는 물놀이를 했으니 오늘도 행복한 하루네요. ㅎㅎ



 









아쉬운 마음을 접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아침에 올랐던 심원사 삼거리에 다시 왔고요.











계곡에 있던 쌍용폭포를 보러 갑니다.











오전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에 잠시 당황합니다.

조금 전 우리가 있던 심원사와 심원폭포의 그 고요함은 찾아볼 수 없는 시끌벅적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쌍용폭포의 물줄기도 많이 약하지만 소가 깊어서인지 젊은이들의 놀이터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 봅니다.

주변은 온통 쓰레기와 소음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고,

이들이 심원폭포의 존재를 모르는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드네요.

얼른 사진만 찍고 돌아나옵니다.


 









오전에 주차할 때 주변을 청소하시던 분이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작은 주차장에는 화장실이 있고 그 앞에는 분리수거할 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지만 아무 곳에나 버려둔 쓰레기 때문에 골치라고요.

아름다운 계곡에서 맘껏 즐기는 것도 좋지만 자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만이라도 갖추길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요?


 









쌍용폭포와 계곡은 커다란 화강암 바위들로 이루어진 정말 멋진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곳을 왜 이렇게 무질서하게 방치하는지,

문경시는 관리를 하지 않고 뭐하냐며 하나마나한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돌아나옵니다.

엉뚱한 데 돈 쓰지 말고 이곳을 좀더 정비하여 여름철 성수기만이라도 입장료를 받고 관리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마땅히 옷 갈아입을 곳도 없거니와 피서 인파로 정신이 없는 그곳을 얼른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

문경의 진남휴게소가 그리 멀지 않기에 그곳으로 가서 마무리를 하기로 합니다.

진남휴게소는 새단장 후 시설도 깔끔하고 음식 맛도 괜찮은 편이어서 문경에서 산행을 하면 가끔씩 이용하는 곳입니다.












폭염 속 여름 산행도 행복한 여정이었네요.

집안에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에 무슨 산행이냐 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가벼운 산행 후 시원한 물놀이의 즐거움을 말로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ㅎㅎ

이제 한 번쯤 더 여름 산행 후 물놀이를 할 수 있을까요?


♡ ♡ ♡


제가 있는 곳은 최고 기온으로 전국 방송도 타는 곳입니다.

40도를 넘어서기도 했었죠.

하지만 별 도움 안된다던 종달이가 스칠 뻔한 것만으로도 바람이 불어 견딜만한 며칠이었네요.

이렇게 조금씩 가을이 오고 있다고 혼자서 착각도 해 봅니다.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변해가니 지금 누릴 수 있는 것을 맘껏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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