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돼지 날다

[하동] 청학동 가는 길, 천지인펜션에서 보낸 가족휴가와 삼성궁 나들이 (2018.8.1-8.3)

작성일 작성자 바람의 소리




모처럼 가족이 다함께 여름휴가를 떠납니다.

83세 할아버지부터 10개월 손녀까지 총 20명의 식구가 함께 하자니 한 달 전부터 시끌시끌했네요.

울산, 아산, 청주, 인천에서 각각 휴가지인 지리산 자락 청학동 가는 길에 있는 천지인펜션으로 모입니다.

이번 휴가의 컨셉은 "따로 또 같이, 그냥 먹고 놀기"입니다. ㅎㅎ










휴가 전부터 어디로 갈까 설왕설래하다가 동생네가 작년에 갔던 지리산 자락 펜션으로 결정을 합니다.

동생의 초3 딸의 친구의 오빠가 하는 펜션이라 지인 찬스를 써 싸게 대여를 했네요.

(좀 복잡하지만 어쨌든 지인! ㅋㅋ)











천지인펜션은 하동군 청암면 삼신봉로에 있는 아담한 펜션입니다.

통영대전고속도로 단성IC에서 지리산국립공원 방면으로 오다가 삼신봉터널을 지나 청학동으로 가는 길가에 위치해 있어 찾기도 쉽네요.

오는 길에 계곡을 따라 모여있는 펜션단지들과는 좀 떨어져 있어 조용하게 보낼 수 있어서 특히 좋았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인사하고 짐 내리고 어수선하다보니 전체 펜션 사진은 찍은 게 없더군요. ㅎㅎ

어차피 2박 3일 동안은 우리 식구들밖에 없어서 펜션 전체를 빌린 셈이니 마치 우리 집인 것처럼 편하게 쉬었습니다.

주차공간도 넓고 계곡도 펜션에서 도로 따라 조금 내려가면 있어서 물놀이하기에도 아주 좋았고요.

주인의 텃밭에서 야채들도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고 주인도 친절하시고... 지인이어서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
















83세 할아버지와 10개월 손녀는 지난 인천 영흥도에서 본 이후 다시 만났네요.

할아버지 간식인 빵을 들고 두 개밖에 없는 이로 먹어보겠다고 애쓰는 귀요미 모습에 다들 넘어갑니다. ^^ 











대충 짐정리를 하고 물놀이부터 갑니다.

펜션의 건너편에 청학동학교라는 대안학교가 있고 그 아래쪽으로 계곡이 있습니다.











누가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계곡은 깔끔하게 공사를 해서 흐르는 물이 적당히 고여 물놀이하기에 딱 좋도록 되어 있더군요.
















첫날은 오후에 나와서인지 위쪽 계곡은 먼저 온 사람들이 놀고 있어서 우린 아래쪽에서 물놀이를 합니다.

가까이에 산다면 그늘막 텐트 한 동 쳐놓고 물놀이하며 하루 놀다가도 좋을 것 같은 곳입니다.











물놀이 한 판 신나게 하고 이제 펜션으로 돌아갑니다.











펜션 마당에서 보니 건너편 산 능선 위로 노을에 물들어가는 구름빛이 예쁘네요.

여기에서 중산리까지 30여 분 정도 걸린다고 하니 천왕봉이 잘 있나 무지 궁금해집니다. ㅎㅎ

어쨌든 우린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지며 뜨거운 햇살의 기운이 가라앉길 기다립니다.











물놀이는 했으니 이제 출출한 배를 채울 시간입니다.

낮에는 물놀이하고 낮잠도 자고 밤에는 먹으며 놀고, 이보다 더 편안한 휴가는 없을 듯합니다.

삼결살과 막창, 가리비와 새우구이, 양념장어구이에 찜닭까지 육해공을 망라하며 저녁마다 포식을 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꼬지는 인기폭발이었네요. ㅎㅎ











먼저 아이들부터 먹여서 들여보냅니다. ㅋㅋ











어둠이 내리면서부터는 어른들의 시간이지요. ^^

새벽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고 떠들어도 신경쓰일 것이 없으니 다들 신이 났습니다.











그렇게 하룻밤이 지나고 다음 날, 아침은 각자 알아서 먹기였으므로 각 방마다 알아서 하고요.

마당엔 10개월 꼬맹이를 위한 전용 물놀이터가 준비되었습니다.

주변에 모여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다가 점심을 먹기 전에 다시 물놀이하러 계곡으로 갑니다.












오늘은 위쪽의 좀더 넓은 곳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여전히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이지만 시원한 계곡물에서 놀 때만큼은 덥다는 생각을 잠시 잊게 되네요.











평소 별로 친해질 수 없는 사이인(?) 사춘기 청소년과 엄마도 물장구치며 하나가 되고요.











개 레오도 신나게 개헤엄치면서 돌아다닙니다.

개헤엄도 못쳐서 발만 담그고 있는 저보다 개 레오가 훨씬 낫네요. ㅋㅋ











그래도 레오, 여기서 터는 건 아니지. ㅎㅎ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망중한을 즐기다가 배도 고프고 지칠 때도 되어 다시 펜션으로 철수합니다.











점심을 먹고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 부모님 모시고 장날인 하동장 구경이나 가려고 했더니 너무 머네요.

그래서 포기하고 덕산에 있는 하나로마트에나 다녀오기로 합니다.

어젯밤 분위기가 너무 좋았던지 하루밖에 안 지났는데 준비해 온 술이 모자랄 것 같다네요.

좋은 데이엔 역시 좋은 데이가 최고인가 봅니다. ㅋㅋ

어쩌다보니 벌어진 풍경, 10개월짜리 미성년자가 술만 가득한 카트에서 한심한 눈빛으로 쳐다보네요. ^^;;











다음 날은 아침 일찍 근처 청학동의 삼성궁으로 나들이를 갑니다.

입장료는 어른  7천, 청소년 4천, 어린이 3천원으로 처음엔 너무 쎈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들어갈 때의 의구심이 나올 때는 수긍으로 바뀌게 됩니다.

펜션에서 청학동은 채 30여 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으니 가볍게 다녀오기로 했네요. ^^ 











청학선원 삼성궁 (안내판)


옛부터 두류산은 영악으로 동은 천황봉이요, 서는 반야봉으로 중앙에는 영신대가 있어 병풍같은 장막을 치고 있다.

영신대에서 남북으로 한 갈래 맥이 이어져 삼신봉을 만들고,

다시 동서로 맥을 이어 신선대, 삼성봉, 삼선봉, 시루봉, 미륵봉을 잇는 주위 40리의 청학동을 작국하였다.

이 청학동은 신라의 석학 최치원 선생과 도선국사를 비롯한 역대의 선사들께서 동방 제일의 명지로 가리킨 곳이다.

이 천하의 명지에 선도의 조종이며 배달민족의 국조이신 삼성(환인, 환웅, 단군)을 봉안하고,

청학선원 삼성궁이라는 배달민족성전을 일으킨 분은 한풀선사이다. 

선사께서는 이 땅에 배달민족혼을 일으키고 민족적 구심점을 형성하기 위한 배달민족성전을 건립하고자

초근목피로 연명하면서 몇몇 제자들의 도움으로 손수 모든 솟대(돌탑)를 쌓았다.

이는 고조선 소도를 복원하여 고대 조선문화에의 회귀를 꾀함과 동시에

오늘날의 잃어버린 배달 선도문화를 재조명하고 민족문화 활동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삼성궁은 그러니까 환인, 환웅, 단군의 삼성을 모시는 선원 정도라고 보이는데요.

어쨌거나 한풀선사와 제자들이 1983년부터 쌓았다는 돌탑과 성벽이 해발 600 고지의 산 중턱에 가득합니다.
















입구로부터 오르는 길을 주욱 따라가다보면 돌로 쌓은 성과 탑과 조형물들이 나오고 한 바퀴 돌아서 나오면 다시 입구 쪽입니다.

등산 정도는 아니지만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는 길이므로 편한 복장이 좋겠네요. 

















처음에 나무가 우거진 계곡을 따라 오르면 작은 폭포도 나오고요.

















자그마한 연못도 있습니다.











여기는 마고성 입구이네요.

마고는 우주의 창조자이며 대지의 여신, 삼신할매, 생산의 신을 뜻한다고 하니 마고성은 인류의 시원을 모신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고성에는 정말 예쁜 연못(호수?)이 있습니다.

산 중턱에 있는 연못이라니,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입니다.











낡은 배 여러 척이 놓여 있어 정말 한때는 이 배를 타고 연못을 건넜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하게 하고요.

주변을 둘러싼 돌로 쌓은 성과 함께 태곳적 어떤 도시를 거니는 듯한 신비하면서도 행복한 느낌도 들게 합니다.
















다행히도 우리가 간 날은 비가 올듯 말듯 구름이 끼어 있어 다니기에 참 좋았는데요.

산 중턱의 시원한 조망을 함께 즐길 수 있어 가을에 오면 참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과 바위, 나무와 돌의 어울림은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것이니까요. ^^ 











성벽 곳곳엔 네모난 구멍이 뚫려있고 그 속에 갖가지 형상의 재밌는 조형물들이 들어있어 눈을 즐겁게 합니다.











먼저 간 아이들이 마고성 탑 위에서 손을 흔들고 있네요.











마고성 안에서는 이곳이 가장 중요한 곳일까요?

삼신궁에 제단이 차려져 있고 울엄마께선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천원을 넣으시고 삼신할미께 정성껏 기원을 드립니다.

5호의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기가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기를 기원하셨겠지요. ^^

 











성 위에 올라 내려다보는 풍경도 정말 멋졌네요.

산에 많이 다니지만 산 중턱에서 이런 풍경을 보게 될 줄이야, 정말 특별한 경험입니다.

 






























한쪽 공터에 쌓아놓은 돌 무더기 사이로 물레나물이 마지막 안간힘을 쓰며 피어 있네요.

계속 공사를 하는 것인지 여기저기 쌓아놓은 돌과 기와 등도 많이 보입니다.

















이제 삼성궁으로 넘어갑니다.

아래에 보이는 기와지붕 건물이 한풀선사가 최초에 거주하며 제자들과 수행을 한 곳.





 






오래된 건물인 듯한데 창고로 쓰는지 목재가 가득 들어있네요.











이아정인가?

어쨌든 한풀선사의 옛 거처를 지나서 삼성궁으로 가는 길입니다.  











삼성궁으로 가는 길에 또 아담한 연못이 나오는데요.

와우!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이야! ㅎㅎ

노랑어리연꽃이 연못 가득 피어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방방거립니다.





















어찌 보면 태극 문양 같기도 한 작은 연못을 가득 메운 어리연과 가운데 오똑한 나무,

그 아래에 낮은 의자 하나 갖다 놓고 책 한 권 들고 있으면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드디어 삼성궁이 보입니다.











삼성궁도 건물이 둥글게 지어져 참 특이했습니다.

뭐랄까 부드러우면서도 포용력있는 정신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 

민족성전에 참배하자고 팻말에 적혀 있었지만 참배하는 사람은 없었네요. ㅎㅎ






 





삼성궁 안에는 익숙한 단군할배와 환인, 환웅 세 분의 초상과 함께 '홍익인간 이화세계'라는 고조선의 건국이념이 적혀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환웅이 땅으로 내려올 때 환인이 준 천부인에는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정신이 깃들어 있지요.

홍익인간 이화세계란 이치로써 세상을 다스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뜻입니다.

천부인은 거울과 칼과 방울인데요.

항상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반성하며 거울의 둥근 모양처럼 둥글고 어진 성품으로 백성을 다스리라는 뜻과

칼은 힘의 근원으로 외적으로부터 백성을 지키며 함부로 휘두르지 말라는 뜻,

그리고 방울은 그 맑은 소리처럼 항상 백성을 감동시킬 수 있는 훌륭한 말을 하여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는 있지만,

요즘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홍익인간의 뜻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처럼 보여 참 안타깝네요.

세금 써가며 해외로 나갈 것이 아니라 이곳으로 와 수양을 좀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쩌다보니 간만에 가족 전체가 모였는데 단체 사진 한 장을 못 찍었네요.

애들은 벌써 사라지고 없고 어른들이라도 불러세워 한 장 찍어봅니다. ^^ 











삼성궁을 배경으로 인증샷 한 장.











이제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이 조형물이 보이면 다 내려온 것입니다.

약간은 부조화스러운 저 새를 두고 여기가 청학동이니 학이다 두루미다 각자 한 마디씩 하는데요.

엉뚱하게도 닭이 아니냐는 한 마디에 다들 웃음보가 터졌네요. ㅋㅋ

 










매표소가 있는 홍익문으로 다시 나갑니다.

처음엔 입장료 7천냥이 좀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한 바퀴 둘러보고 나니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그 많은 돌이 어디서 나서 어떻게 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마음과 정성이 전해지는 듯해 기분좋은 나들이였네요.

가을 단풍이 예쁘게 물들 때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펜션으로 다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일이 있는 저는 먼저 떠나옵니다.

다른 식구들은 1박을 더 하기로 하는데 옆 방에 새로이 들어온 손님이 동생이 아는 사람이라네요.

울산에서 지리산 언저리까지 와서 동네 사람을 만나는 이 기막힌 우연이라니.

한번 와 본 사람은 다시 찾아온다는 이 펜션만의 매력인가 봅니다. ^^


♡ ♡ ♡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한 여름휴가는 무척이나 즐거운 날들이었습니다.

울산에 있는 동생들이 준비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을텐데 다음에 또? ㅎㅎ

내년엔 식구 한 명이 더 늘어있을테고 그때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 ^^

지리산 자락이라 그런지 저녁에 한기를 느낀 저는 그만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려서 왔네요. ㅠㅠ


♡ ♡ ♡


찜통같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제 마트에 다녀오며 본 덕산 입구에 있던 남명 조식 선생의 산천재를 들러볼까 하다가 그냥 왔는데 자꾸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지리산 천왕봉을 사랑하였다는 조식 선생의 시조 한 수로 휴가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두류산 양단수를 예 듣고 이제 보니

도화 뜬 맑은 물에 산영조차 잠겼세라

아희야 무릉이 어듸오 나는 옌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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