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아 가지마라?



아침에 눈을 뜨면
해를 안고 웃으며 오는구나

저녁에 눈을 감으면
달과 별로 오는구나



세월아 오지마라

웃고있는 네 모습이
반갑지 않은 것은

새벽녁 곤한잠
서둘러 깨우는

너의 성급함에
심술이 나는구나




거울에 비춰보니
꽃처럼 피어있던

청춘의 내모습
어디에 숨었는지

중년의 낯선 여인
쓸쓸하게 웃는구나



너는 어찌 그리도
멈출 줄 모르느냐

쉬어 갈 줄도 모르느냐

가다가 힘이 들면
반걸음만 쉬어가지



너를 따라 가는 동안

목련의 그 자태
어디에도 흔적없고

내모습 할미꽃이 되었구나



가려거든 느리게
거북이 걸음으로

등에 지고 가려므나

세월의 강 저편에
감로주가 있다더냐

토끼처럼 껑충껑충
잘도 뛰어 가는구나



청춘에 푸른 솔은
불혹이 어제인데

지천명이 오늘이다.

그동안 품은 마음
내일이면 이루려나

내 생에 못다한 일
태산같이 남았구나



오늘까지 오는 동안

베짱이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으면서

눈한번 팔지않고
개미처럼 살아낸

오늘이 되었구나!



여기서 멈춰다오

이순으로 가는 역엔
싫다싫어 가기 싫어

바람이 불어 춥고
서리 내려 젖어있는

외로움이 머무는
간이역이 아니다.




세월아 나를 두고 너만 가거라






세월아 세월아

야속한 세월아

이제 따라 가기도

힘이 드는구나

나는 좀 쉬엄 쉬엄 갈테이니
나를 두고 가거라






미워할 수도
뿌리치 없는 세월아

한평생 너따라
숨 기쁘게 달려오며

미운정 고운정
뒤섞인 너와 우리

이제 나를 두고 너만 가거라



우리 이 모습 이대로
살아온 세상 뒤돌아 보며

너털 웃음 깔깔대며 이기며

여기 머물러 오래 오래
살고 싶구나




이젠 제발
나를 두고 가거라.

산골오두막
소나무 집이라도 좋으니

너에게 가기엔
너무 가슴이 아프구나




구름같은 인생
멋지게 살고 싶구나

그러니 너만 가거라

나에겐
이제 사랑이 없으니까.

세월아 가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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