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68화



끝내 허사로다
(終無入葬)




어떤 늙은 나그네가
지방 친구 현감의
서재에서 묵게
되었는데 하루는 깊은
밤에 소동(小童)을 시켜
예쁜 기생을 불러다
함께 잤다.

그런데 닭이 울고 날이
샐 때까지 기생을 품고
있었는데도
양물(陽物)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자 기생이
짜증스럽게 말하였다.

"소녀의 음호(陰戶)가
생원님 댁의 산소인가요?
밤이 새도록 시체를 메고

아래 위를 헤맬 뿐
끝내 입장(入葬)을 하지
못하시니 말씀입니다."

그러자 나그네는 부끄러워
얼굴만을 붉히고

감히 기생을 꾸짖지
못했다.



반드시 옷을 입고
태어나리라
(生子必是衣冠子弟)



이씨 성을 가진 선비
한 사람이
음사(淫事)를 즐겼다.

어느 날 두 세 사람의
선비들과 함께
어떤 친구의 집으로 가서
술을 마시게 되었는 데,

그 때 그는 그 집의
침모(針母) 분금(粉今)의
모습에 그만 반하게 되었다.





술이 얼큰해진 그는
음정(淫情)을 참을 수 없어
그녀를 비어있는
뒷방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는 옷도 벗지
않고 바지춤만
겨우 내린채 신속하게
강제로 음행(淫行)을
마친 후 돌아왔다.



그런데 이 광경을 한 선비가
엿보게 되어
술자리의 여러 친구들에게,

"만일 분금이가 아들을 낳게
된다면 필시 그 아이는
뱃속에서부터 옷을 입고
나올 것이다."


하니 모두 포복졸도 하였다.




고금소총 –94화



생원 댁에 도적이 들다.
적한입생원택
(賊漢入生員宅)


생원이 사는 동네에
포수가 있었다.

포수의 처는 항상 생원의
마음을 끌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이
집에 있어서
기회가 없었다.




하루는 생원이 포수를
찾아가서,
"너는 왜 산에 가지를
않느냐?"

하고 묻자 포수는,
"노자가 없어서 가지
못하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노자가 얼마나 있으면
산에 갈 수가 있는가?"

"많을수록 좋겠지만
적어도 백 냥은 있어야
하겠사옵니다."

"어째서 그렇게 많이
드는고?"
"비단 노자뿐만 아니라
산에 고사도 지내야
하기 때문에 백 냥도
오히려 적습니다."

"내가 그것을 주겠다.

그러나 많은 짐승들을
잡아오면 나와 절반씩
나누어 가져야 한다."



그리고 생원이 백 냥을
포수에게 주었다.

포수는 생원이 자기 처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것을
미리 알고 있는 터이라
돈을 받은 후

그의 처와 약속하기를,
"내가 꼭 이렇게 하겠으니
당신 또한 여차여차 하시오."

하고는 생원에게 하직
인사를 하였다.

"소인이 떠나면 집안에
처 혼자 있게 되오니
생원님께서는 수고롭지만
여러 가지로
보살펴 주시기
엎드려 바랍니다."

하고 부탁하니 생원이,
"그 일은 내가 어찌
소홀히 하겠는가.



조금도 걱정 말라."
하고 대답하였다.

포수가 떠난 그 날 저녁을
먹은 후 생원이
장죽을 비스듬히 물고
포수의 집으로 가서,

"오늘은 네 남편이
없어서 홀로 공방(空房)을
지키는 것이 어렵지
않은가?" 하고
물었다.

"생원님 같으신 분이
오시니
무엇이 어려운 일이
있겠습니까?“

포수의 처가 이렇게
말하니 생원이 곧 방으로
들어가서
희롱하는 말을 하자
묻는 말에 대답하고

손짓까지 하면서 잘도
주고 받고 하니 생원이
자못 기뻐하면서
교합(交合)하자고
유혹하였다.



이에 여인이,
"생원님이 저와 교합하고
싶으신 생각이 있으면
저것을 내려서 얼굴에
동여매십시오.

그렇지 않으시면
듣지 않겠습니다."
하자 생원이,
"저것은 무엇인고?

어디 내어 보이라." 하니
그 여인이 곧 선반 위에
얹어 놓은 가면을
내어 얼굴에 동여
매고자 한다.

생원이 물었다.
"이것을 얼굴에 묶으면
왜 좋은가?"

"저는 남편과 동침할
때에는 언제나 이렇게
이것을 얼굴에 묶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흥이 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흥이 나지 않습니다."



하고 대답하니 이에
생원이 말샜다.,
"너의 말이 그렇다고
하니 묶어보아라."

여인이 생원에게 가면을
씌운 다음 끈으로
단단히 묶어 풀 수 없이
한 후 희롱하고 있는 데

이때 포수가 뒤뜰에서
몽둥이를 들고 들어와서
큰 소리로 외치며,
"어떤 도둑놈이 남의 집
안방에 들어와서 남의
아내를 겁탈하려
하느냐?

이런 놈은 패 죽여야 한다."
하며 짐짓 벽을 치고
들창문을 치면서 날뛰었다.
생원이 크게 겁을 먹고
가면을 벗으려
하였으나,

목 뒤의 끈이 단단히
얽매어져 있어
벗을 수가 없어 가면을
쓴 채 도망가니
포수가 계속해서 고함을
지르면서,

"도둑놈이 생원 댁으로
들어간다." 하고
따라갔다.



생원의 집에서는 깜짝
놀라 내다보니
어떤 괴물이 안마당으로
뛰어 들어오기에몽둥이로 마구
때려 쫓아버리려
하는 데,

온 동네가 놀라 남녀노소
모두 몽둥이 하나씩 가지고
와서 난타하기 시작
하였다.

생원이, "나다 ! 나다!"
하였으나 가면을 쓴 생원의
말소리를 누가 알아볼
수 있겠는가?

한결같이 난타 당하다가
겨우 가면을 벗으니
이것은 진짜
생원이라.

집안이 크게 놀라
"이게 무슨 꼴이오?"
하고 곧 방으로 떠메고
들어가니 동네 사람들이
각각 흩어져
갔다.

이후 생원은 감히
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또한 빌려준 돈을 달라는
말도 못하였다






고금소총 –84화





닭 값은 그만 두시오
(價則勿報)


어떤 촌부(村夫)가 밤에 그의
아내를 희롱하면서,
"오늘밤에 그 일을 수 십 번
해줄테니
당신은 그 수고한 댓가로
무엇을 보답하겠소?"
하고 묻자
아내는,

"만약 당신이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내가 오랫동안
숨겨온 베 한 필로 누비
바지를 만들어 사례하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이에 남편이,"만약 약속만
어기지 않는다면 오늘밤에
열일곱 번은 틀림없이
해주겠소." 라고
말하자



아내는 "그렇게 합시다." 하고
동의하였다.
이렇게 하여 이날 밤 남편이
일을 시작하였는데
일진일퇴(一進一退)의
회수를세면서,

"일차(一次), 이차(二次),
삼차(三次)" 라고 소리 내자
아내가, "이것이 무슨 일차,
이차입니까?
이렇게 하면 이건 쥐가 나무를
파는 것과 같지
않소?

누비 바지는 커녕 홑바지도
아깝소." 하고 불평하였다.
그러자 남편이,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일차가 되오?" 하고 묻자
아내는,



"처음에는 천천히 진퇴하여
그것으로 하여금
나의 음호(陰戶)에 가득차게
한 후에 위로 어루만지고
아래를 문지르고 왼쪽을 치고
오른쪽에 부딪쳐야
하며,

화심(花心) 깊이 밀어 넣어
아홉 번 들이밀며 아홉 번
나가고
이렇게 하기를 수백번
한 다음,

두 사람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팔다리가 노글노글하여
말소리는 목에 있지만
입 밖으로 내기
어렵고,




눈을 뜨려고 하지만 뜨기
어려운 지경이 되어야만
일차(一次)가 되고,
두 사람이 깨끗이 씻은 다음
다시 시작하는 것이
이차(二次)가 되는
것이오."

하면서 두 사람이 다투기
시작하였다.

이 때 마침 이웃에 사는 닭
서리꾼이 이 두 남녀가
수작하는 말을 듣고 있다가
큰 소리로,
"아주머니의 말이 옳소.
주인이 말하는 일차는
틀린단 말이오.



나는 이웃에 사는 누구인데
닭을 잡아 술안주로 할까 해서
당신의 집 닭 두어 마리를
빌려 갈텐데 후일 꼭 후한
값을 드리겠소."
하였다.

그러자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자가,
"명관(名官)이 송사(訟事)를
판결하는데 이처럼 지공무사
(至公無私)하니 뭐 그까짓
닭 두어 마리를 아깝다고
하겠소?"
라고 말하더니 다시
이어서,



"닭 값은 그만 두시오."
하고 시원스레 대답
하였다.


고금소총 –91화



어린이답지 않은
어린이
비기아행(非其兒行)

어떤 사람이 옛친구를
찾아갔으나 집에 없었다.

동자(童子)에게
"너의 아버지는 어디
갔느냐?" 하고 묻자,
"간 곳으로 가셨습니다."
하고 대답
하였다.



그 사람은 이상하게
생각하여 다시 물었다.

"너의 나이는 몇 살인고?"
"네, 저 건너 마을의 석래란
놈과 동갑입니다."

"석래의 나이는 몇 살인고?"
"저와 동갑입니다."

"너는 어찌 그리 어른을
놀리는고?



내 마땅히 너의 불알을
까먹겠다."

"다 큰 아이의 불알도
마구 까먹는 수가
있습니까?"

"어찌 없겠는가?"
그러자 동자는,
"어쩐지 많이 까 잡수신
모양입니다.



턱에 음모(陰毛)가 많이도
나 있습니다."
하고 대꾸
하였다.


고금소총 –96화



저 이가 바로 그
스님 이라오
당일산승(當日山僧)



윤생(尹生)이라는 사람이
관서지방을 객유
(客遊)하다가 어떤
촌가에서 유숙하게
되었는 데,

비를 만나 계속 묵게 되었다.
안주인은 비록 나이
들었으나 말씨와
모양과 거동이 시골
노파같지 않았는 데,

하루는 그 안주인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당신은 아마도 심심하실
터인데,
내가 옛날 이야기를
해 드리겠으니

한 번 웃어 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한다.



"그것 참 좋소이다." 하고
윤생이 대답하자,

주인 남자가 나서며,
"좋지도 않은 이야기를
또 하려고 하오?" 하며
말렸으나, 노파는,

"이제 당신과 저는
다 함께 늙었는 데,

그 말을 해서 해로울
것이 있겠소?"

하고는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들려주었다.

나는 본시 초산(楚山)
기생으로서
나이 열 여섯에 초산
사또에게 홀려,



그의 총애를 받아 그의
방에서만 함께 지냈는 데,

뜻밖에 사또가 갈려가게
되어 이별에 임하여 쓰고
있던 집물(什物)을 모두
나에게 주며,

또한 후하게 먹을 것을
준 후에 말하기를,

"내가 돌아간 후에 너도
곧 뒤따 서울로 올라와서
함께 백년을 지내는
것이 좋으리라."

하기에 나는 울면서
그것을 허락하였지요



사또가 떠난 후 그 애틋한
정을 이기지 못하여
그가 준 것을 패물로
바꾸어 동자 한 놈을
데리고 떠났는 데,

겨우 며칠 길을 가다가
때마침 겨울이라 큰 눈이
내리고 가던 길을 잃게 되어
동자로 하여금 말을
버리고 길을 찾게
하였더니

잘못하여 눈 속에 빠져
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죽고 말았지
뭡니까?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다리는 얼어 걸을 수조차
없었는데,

주위는 점점 어두워져
갔습니다.

그런데 멀리 숲 사이로
깜박거리는 등불이
보였습니다.



옳거니,
사람이 사는 게로구나.

하고 그리로 기다시피
가서 문을 두드리고 보니
부처님을 모신
암자였습니다.

그러나 방안은
탁자 위에 부처님 한 분이
계실 뿐 아무도 없어
조용하기만 한 데,

아랫목이 따뜻하고 등불이
켜져 있는 것으로 봐서는
누가 있기는 있는 듯
싶었습니다.

그러나 처지가 처지인지라,
주인 승낙이고 뭐고
알 바 없이 말안장을
풀고 죽을 쑤어 먹인 후
나도 방 한가운데
퍼져 누웠습니다.



언 몸이 녹으면서 이번에는
열이 나기 시작하는 데,
견디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보는 사람도 없고
해서 치마, 저고리를 다 벗어
제치고 속옷 바람으로
누웠더니
좀 열이 가셔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스님 한 분이 내게 달려들어
강간을 하니 도저히 항거할
수가 없었습니다.

깊은 산중이라도 누가 와서
도와 줄 리도 없고…….

본래 이 스님은 이미 십 여세
때부터 삭발 출가하여 생식을
하면서 혼자 암자를
지키며



이는 하늘이 당신과
나의 좋은 인연을 만들어
준 것이라 아니
할 수 없으니 어찌 꼭
옛 낭군을 찾아가서
첩이 되려고 하시오?

나와 함께 해로(偕老)하여
안락을 누리는 것이 어떻소?"

하기에 또한 생각 하여보니
이치에 맞는 듯하여
환속(還俗)하는 그 스님을
따라 여기 와서 살았는데,

아들과 딸을 낳아 집안이
넉넉하니
이 어찌 하늘의 이치가
아니겠소?

저 노인네가 바로 그 날의
환속한 스님이라오."
하고 이야기를
마쳤다



고금소총 –98화


주빈(主賓) 자리에
앉았다가 독재주빈석~
(獨在主賓席)


주(周)씨 성을 가진 노총각
아전이 있었던 바
그 모습이 훌륭 하였다.

성묘(省墓)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갈 때에
어떤 촌가(村家)에
투숙하게 되었는데,

마침 주인집에 혼례를
지낼 신부가 있었다.

주씨는 혹시 남은
음식이라도 맛볼까 하여
사랑방 근처를 배회하고
있으려니까



과연 주인집에서
잔치를 벌리며 손님을
부르기에 주씨도 사랑방에
들어가 앉았다.

술을 주고 받다가
여러 손님은 흩어져 가고,

한 방에 있던 새 사위는
술에 만취가 되어
밖에 나가 방뇨(放尿)를
하다가 볏짚단 위에
넘어진 채 일어나지
못하고 잠이 들어버린 후,

주씨 혼자만
남아있게 되었다.
그러자 주인집 사람이
주씨를 신랑으로 잘못
알고 나오라 하더니

촛불을 든 자가
신부 방 앞의 휘장을
걷어올리고,




예(禮)를 맡은 자는
주씨를 인도하니,

주씨는 마침내 방으로
들어가 신부를
맞이하게 되었다.

주씨는 화촉(華燭) 아래
신랑이 된 기분이
즐겁기만 하였다.

새벽이 되어 신랑이
취했던 술이 깨어 일어나
신부 방에 들어가려고 하나
문이 굳게 닫힌 채 고요하고
인적이 없는지라
문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나는 신랑이다!"
하자 안에서,
"사위는
벌써 가례를 마쳤는데
어떤 미친놈이
그런 말을 하느냐?"
하고 대답한다.



신랑이 크게 노하여
수행하여 온 친척들과 함께
한참 떠들고 다툰 끝에
밖에 있는 사람이
진짜 사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인 노인은 크게
당황하여 주씨에게,
"당신은 대체 어떤 사람이오?"
하고 물었다.

"엊저녁에 투숙한
나그네입니다."
하고 주씨가 대답하자,

"무엇 때문에 우리 가문을
어지럽혔느냐?"
하고 다시 물었다.

"장례자(掌禮者)가
인도하였기 때문입니다."



주씨의 이 말에 주인 노인은
어떻게 할 수 없어
주씨를 내치고 새 사위를
들이려 하자,

주씨가 조용히 의관을
갖추고 뜰 아래 나와
절을 하면서,

"바라건대 한 마디
말씀드리고 나가겠습니다.

제가 들은 바로는 여인의
길은 한 번 허락하면
종신토록 고치지
않는다 하며,

한 번 그 절개를
잃으면 아내 됨을
부끄러워한다 하는데
부모로서 진실로 딸의
절개가 온전하기를
원합니까?



아니면 이지러진
것을 원합니까?

노인장의 따님은
저에게 정절을 바쳤습니다.
재삼 생각하여 주십시오."


하니 주인 노인은 한참
중얼거리며 생각을 하다가,
"이미 도적의 술책에
빠졌으니 이걸 어찌
하겠는가" 하였다.

그리하여 사위와 장인의
관계가 새로 정하여졌다.


그 후 주씨는
그 문호(門戶)를
크게 세우고
자손들이 번창하였다


출처 : 창산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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