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97화

나 또 방귀 뀌었는데
오우방기(吾又放氣)

어느 한 사령(使令)이
전립(戰笠)을 쓰고
활보하면서 걷다가 밭에서

김을 매고 있는
여인이 과히 밉지 않게
생긴 것을 보고


갑자기 음욕(淫慾)이
생기던 차,
마침 여인이 방귀를 뀌므로,

"어찌 함부로 방귀를 뀌느냐?"
하니 김을 매고 있던
여인이 흘겨보며,

"보리밥을 먹고 종일
김을 매는 사람이
어찌 방귀를 뀌지 않겠소?"





하니 사령이 눈을 부릅뜨고
무섭게 나무라기를,

"방귀 함부로 뀌는 여인을
관가로부터 잡아들이라는
분부가 있었다."

하고 여인을 끌어 당겼다.
여인은 겁을 먹고 기세가
꺾여 여러 말로 애걸하면서,

"다른 곳에서도 방귀를
뀐 여자가 있을 것이니
나를 버려두고 다른
사람을 잡아가면
그 은혜가 클 것입니다."

하고 통사정을 하였다.
그러자 사령이,



"내 그대의 청을 들어
줄 것이니
그대도 또한 내 청을
들어 주겠는가?

그렇지 못하면 잡아가겠다."
고 하니 여인은,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사령이 그 대답에 여인과
밭가의 후미진 데로 가서
곧 행방(行房)을 마친
다음 여인에게,

"또다시 방귀를 함부로 뀌면
용서 없다."

하였으나 여인은 웃으면서
대답하지 않았다.



사령이 몸을 일으켜 길가로
올라 서라져 가자
여인이 밭 가운데 서서
사령을 보고 있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불렀다.
사령이 돌아보며,

"왜 부르는가?" 하고
물으니 여인이,

"내 또 방귀를 뀌었소!"
하였다.

그러자 사령이 팔 소매를
흔들면서,

"네가 방귀를 뀐게 아니라,

바로 똥을 싼 게 아니냐?"
하고는 급히 가 버렸다







고금소총 -99화


튼튼한 창자~강건대장
(强健大腸)


아주 더운 어느 여름 날
딸아이가 벌거벗고
낮잠을 자고 있는 아버지의
그것을 보고 말았다..

궁금한 딸아이가 어머니에게,
"엄마! 저게 뭐예요?"



라고 묻자 난감한 어머니가
얼떨결에 대답했다.

"으응, 저거…, 저거는
창자다, 창자."
10수년이 지난 후 딸은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갔다.

시집간 후 반년이 지나
수척한 얼굴로
딸이 친정에 다니러 왔다.




어머니는 걱정이 되어
딸에게 물었다

"시가댁이 가난한
살림이라 여러
가지 어려운 게 많지?"
하며 걱정을 했다.

그러자 딸이 대답하였다.


"집구석은 가난할망정

그이의 창자만은
아주 튼튼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고금소총 –100화

손가락이 짧은 것을
자책하고
건망증이 심한것을
책망하다

~지단자책 망심책락
(指短自責 忘甚責望)


한 촌녀(村女)가 있었는데
자못 자색(姿色)이
고왔으나 일찍 과부가 되었다.

때때로 남편의 무덤에 가서
통곡을 하곤 했는 데
비애(悲哀)의 정을
가누질 못하였다.

과부의 고운 자색에 어울릴
만큼 이목구비가
수려한 한 청년이 그 무덤
앞을 지나다가



곡절(曲折)도 묻지 않고
다짜고짜 자기도
그 앞에 앉아 목놓아 통곡을
하는 것이었다.

여인이 괴이히 여겨 물으니
청년이 답하기를,

"내 처가 얼마 전에 죽어
항상 비회(悲懷)를 품고 있소.

이제 마침 이곳을 지나다가
아주머니의
슬픈 얼굴을 보고,

또한 애통한 곡을 듣고보니
나도 모르게
곡을 하게 된 것이오."



여인은 남편을 잃게된
사연을 말하고는
통곡을 그치지 않았다.

청년은 더욱 크게 곡하며
말하기를,
"내 아내가 살아생전에
늘 자신의 손가락이
짧은 것을 자책하고,

나의 건망증이 심한 것을
책망하였으니 아내 같은 사람을
어디서 다시 얻을꺼나!"

라고 하며 또 곡을 하였다.
여인이 묻기를,
"손가락이 짧은 것은
무얼 말씀하심이요?"

청년이 말하기를,
"부끄러워
차마 말 못하겠소."



여인이 힘써 묻자
청년은 대답하였다.

"내 물건이 매우 큰데
아내는 그것을 움켜쥐기를
좋아하였소.

그러나 손가락이 짧아
다 잡히지 않아 늘
그것을 한하였소."
여인이 또 물었다.

"그럼 건망증은 무얼
말함이요?"
청년이 말하기를,

"나는 양기(陽氣)가 너무
강해서 매일 밤
방사(房事)를 벌였는데
하고 또 하였소.

처가 말하기를,
'이제 막 하셔놓고,



또 하시는 건 무엇입니까?'
하고 책망하여 물으면
나는, '방금 했다는 것을
깜박했소.'라 답
하였지요"

라고 말하고는
또 통곡을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말을 듣고는
야릇한 정이 문득 발하여
기지개를 하고 일어나면서
말하기를,

"피차가 같은 심정으로,
청춘에 짝을 잃어
그대는 처를 통곡하고
나는 남편을
통곡하고
있으나

통곡해 보았자
아득한 황천에 곡소리는
들릴리 없으니
슬피 부르짖어봐야
무익할 뿐이요.



그대와 함께 손잡고
돌아가는 것이
가할 듯 하오."

청년은,이에 말하기를
"심사(心事)가 이미 같으니
여기 있어 봐야
무익하겠
구려."

하고는 여인의 집으로
돌아가 짐이 되지 않을
가벼운 보석류를 챙겨
함께 떠나니
그 후로는 두 남녀의
간 바를 모르
더라.


청년은 정말로 아내를
통곡한 것이 아니라
자색 고운 과부를 취하기
위함이었다.





고금소총 –101화



생강장수의 한탄
(薑商恨歎)


커다란 배를 가지고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이
생강(生薑)을 사서 한 배 가득
싣고 낙동강을 오르다.

경상도 선산(善山)의
월파정(月波亭)나루에
배를 대고는
혼자 중얼거렸다.

"내 명색이 사내대장부로서
색향(色鄕)으로
이름난 이곳에 와서
그냥 장사만 하고
지나칠 수야 없는 일이지..."



그리하여 선산 고을에서
이름난 한 기생을
사귀어 그 집에서
생활하는 동안,

한 배의 생강을 모두
탕진하고 동전 한 푼 없이
빈손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빈털터리가 된 상인은
기생과 작별을 하면서
이렇게 얘기했다.

"내가 너의 집에 와서
지내는 동안
생강 한 배를 모두 날렸으나
후회는 없다마는
다만 소원이 한 가지 있다.

너의 그 옥문(玉門)이
어떻게 생겼기에
내 생강 한 배를 다
먹어치웠는지 보고 싶구나.



밝은 대낮에 한번 보여
줄 수 없겠느냐?"

이 말을 들은 기생은
웃으면서 생강 상인에게,

"그런 소원이라면 열 번도
들어드릴 수가 있습니다.

하고는 옷을 모두 벗고
번듯이 드러누워
무릎을 세우고 옥문을
보여 주었다.

이에 상인은 기생의
옥문을 헤치고
그 속까지 자세히 살펴본
다음 시를 한 수 짓고는
곧바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창황히 떠나갔다.



- 멀리서 바라볼 땐
늙은 말의 힘없이
감기는 눈알 같더니,

- 가까이 들여다보매
고름 든 종기를
찢어 헤친 상처 같구나.

- 양쪽에 나온 입술 안에는
아무리 보아도
치아(齒牙)가 없는데,

- 어떻게 한 배에 가득
실린 그 딱딱한
생강을 다 먹어치웠는고?




고금소총 –102화




우둔한 남편(愚男)



한 양반 집에 부부
종이 있었는데,
아내인 여종은 매우 곱고
예뻤으며 또한 영리했다.

그러나 그 여종의 남편은
우둔하고
미련해 주책이 없었다.

이 집주인이 그 여종 남편
몰래 여종과 정을 통하고
있었는데



여종 역시 매우 좋아하며
적극적으로 응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기회만
있으면 밤낮 가리지 않고
후미진 곳에서 만나
함께 즐거움을 나누었다.

하루는 낮에 주인이
여종을 데리고
후원 나무숲 사이에 가서
옷을 벗기고 눕힌 다음
그 위에 엎드려
즐기고 있었다.

이렇게 두 사람의 열정이
한창 무르녹고 있을 때,

저쪽에서 여종의 남편이
일을 마치고 이리로 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에 주인남자는 얼른
몸을 일으켜
여종이 벗어 놓은 치마로
누워 있는
여종의 얼굴을 덮었다.

그리고는 그 여종의
남편을 향해
손짓을 하면서 이리
오지 말고 저쪽으로
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여종의 남편은
알았다는 듯이
웃으면서 반대쪽으로
멀리 피해 갔다.

곧 주인남자는 다시 덮었던
치마를 걷고 끝나지 않은
놀이를 계속하여 흡족하게
정을 나누었다.

낮에 이와 같이 여종과
즐거움을 나눈 주인은
저녁때 사랑방에 나와
의젓하게 앉아 있었다.



이때 낮에 관계를 가졌던
그 여종의 남편이 와서
싱글싱글 웃으면서 말했다.

"주인어른!
아까 낮에 주인어른이
어떤 여자와
재미를 보고 계실 때,

소인이 눈치를 채고
알아서 잘 피했지요?
헤헤헤."

하고 눈치 있게 미리
알아서 잘 피해
준 것을 자랑하듯이
이렇게 말하며 좋아하는
것이었다.

이에 주인 남자는
기특하다고 칭찬하며
다음과 같이 말해 주었다.



"응, 매우 고마웠다.
아마 그때 나하고 있던
그 여자도
네가 눈치 채고 알아서
피해 주었다는 것을
알면 틀림없이 너에게
고맙다고 인사할 거야."

이 말에 여종의 남편은
큰일을 잘 해낸 듯이
너무나 흐뭇해하며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여종의 남편은 그 길로
자기 아내에게 가서
낮에 있었던 얘기를
자랑스럽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주인으로부터
큰 칭찬을 받았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이 얘기를 들은 여종은
남편에게 다음과
같은 말로 단단히
주의를 시켰다.



"여보!
주인 어른에 대한 일은
누구에게도
소문내면 안 되어요.

만약 소문내면 큰 죄가
되니 절대로
남에게 말하지 말아요.
알겠지요?"

"아무렴,
내가 뭐 세 살 먹은 어
린아인가?

그런 것을 남에게
얘기하게.
내가 눈치껏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마."

라고 대답하고 나서
여종의 남편은

스스로 대견해하며 기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출처 : 창산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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