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맹
「도둑의 교훈」





도둑질을 전문으로 하는 자가
일찍이 그 기술을

아들에게
모두 가르쳐 주었다.

그러자 아들은 스스로
자기 기술이 아버지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 하였다.



어느 날 밤 도둑 부자는
함께 도둑질을 하러

어느 부잣집에
숨어 들어 갔다.

곧 이어 아들은
보물이 가득 차 있는

창고의 자물쇠를
따고 들어 갔다.

아버지는
아들이 들어간

창고의 문을 잠그고
그 문을 덜컹덜컹 흔들었다.

곤히 잠을 자던 주인이
놀라 일어나서 달려 나왔다.

그리고 도망치는
아버지 도둑을 따라 가다가

붙잡을 수 없게 되자
돌아와서 창고를 살펴 보았다.



그는 그곳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안심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잤다.

그 때 창고 안에 갇혀 있던
아들 도둑이

빠져나올 궁리를 하다가
손톱으로 창고 문짝을 박박 긁으며

“찍찍” 하고
늙은 쥐의 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방에 들어갔던 주인이
속으로 중얼 거렸다.



‘제기랄, 쥐가 창고에 들어가서
곡식을 다 축내는구나.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지.’

그는 초롱불을 들고 와서
자물쇠를 열고

창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 때 아들 도둑이
문을 밀치고 도망쳐 나왔다.

그러자 주인은
도둑이 들었다고 소리쳤고,

집안 사람들이
모두 몰려 나와서

그의 뒤를 바싹 따라왔다.



도둑은
거의 붙잡힐 지경이 되었다.

그는 그 집 마당 안에 파 놓은
연못 둑을 타고 도망치다가

큰 돌을 하나 집어
물 속으로 던지고는

몸을 날려
둑 밑으로 숨었다.

뒤 따르던 사람들은
도둑이 물 속으로

몸을 던진 줄 알고
모두 연못만 들여다 보았다.



이 틈을 타서 도둑은
그 자리를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는 집으로 돌아오자
아버지를 원망하며 말했다.

“나는 새나 기는 짐승도
자기 자식을 사랑하고

보호 할 줄을 아는데
아버지는 어찌하여

자식이 붙잡히도록
일부러 자물쇠를 잠갔습니까?”

아버지가 대견하다는 듯이
그를 보며 대답하였다.



“이제 부터는
네가 이 세상에서

도둑으로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

사람이
남에게 배울 수 있는 기술은

한정이 있지만

스스로 터득한 것은
그 것을 무한히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번에
너를 위험한 경지에 빠뜨린 것은

너를
곤란한 처지에 빠뜨림 으로써

장래에 편안하게
살도록 하기 위한

배려에서 나온 것이다.



● 출전

:『황소에게 보내는 격문 외』,
현암사 2001

● 작가- 강희맹 :

조선 전기의 문신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농학자(1424∼1483).

문장가로서
경사(經史)와 전고(典故)에 통달하였으며

농촌에서
널리 전승되고 있던

민요나 설화에도
남다른 식견을 가지고 있었다.

문집으로
『금양잡록(衿陽雜錄)』『촌담해이(村談解?)』『사숙재집(私淑齋集)』(17권) 등이 있다.

● 낭독

박웅 : 연극배우. 연극 <금의환향> <그 여자 황진이>, TV드라마 <용의 눈물> <여인천하> 등에 출연.

정상철 : 연극배우. 연극 <혈맥> <아Q정전> <카페 신파> <꿈 꿔서 미안해>, 영화 <야수> <거미숲> 등에 출연.

권지숙 : 연극배우. 연극 <경숙이, 경숙이아버지> <루나자에서 춤을> <새벽부인> 등에 출연.

안성헌 : 연극배우. 연극 <카페신파> <유령> <기차길 옆 오막살이> <코리아 환타지> 등에 출연.



사자가 절벽에서
새끼를 떨어 뜨려서

살아남는 새끼만 키운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버지 도둑은
그 방식을 사용한 것 일까요?

도둑들의 말에도
배울 점이 있으니

마지막 부분을
주목해 보십시오.

어쩌면 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배우는 사람이 스스로

터득하게 하는 길을
안내해 주는 게 아닐까요?

주의사항 :

사자나 도둑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지는 마십시오,

특히 어린이에게는.
어린이들도 절대 따라하지 마시오!

문학집배원 성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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