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편지 *

그 푸른 하늘에
당신을 향해 쓰고 싶은 말들이
오늘은 단풍잎으로 타버립니다

밤새 산을 넘은 바람이 손짓을 하면
나도 잘 익은 과일로
떨어지고 싶습니다
당신 손 안에...

깊은 밤,
홀로 깨어 느끼는 배고픔과 목마름
방 안에 가득한 탱자 향기의 고독
가을은 나에게 청빈을 가르칩니다.

대나무 처럼 비우고 비워
더 맑게 울리는
내 영혼의 기도 한 자락
가을은 나에게 순명을 가르칩니다.

가을이 파놓은
고독이란 우물가에서 물을 긷습니다.
두레박 없이도 그 맑은 물을 퍼 마시면
비로소 내가 보입니다.

지난 여름
내 욕심의 숲에 가려 아니 보였던
당신 모습도 하나 가득 출렁여 오는 우물.

날마다 새로이
나를 키우는 하늘 빛 고독의 깊이를
나는 사랑합니다.
.
..

이해인님 시






안녕하세요?  가을의 끝자락, 겨울의 초입입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날마다 감사한 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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