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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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 추억

신화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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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발고도 1,004 m인 한계령(오색령)은 내설악과 남설악을 잇는 44번 국도이며

 애환을 동고동락한 고개이다. 

인생을 닮은 듯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달리면 남설악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설악의 운무가 펼치는 장관은 한계령에서만 볼 수 있다. 

 

(2009. 10월.  한계령휴게소의 滿山紅葉...만산홍엽)

 

 

  원래 오색령으로, 1968년 공병부대(당시 사단장 김재규)가 한계령 도로공사를 인제군 한계리부터

    시작하여 비롯되었으며,  한국 아름다운 길 100선의 하나이다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 산 1-1번지)

 

 특히 정덕수 시인이 18세때 "한계령에서"  시를 만들고, 그후 하덕규가 작곡하여

386가수 양희은의 노래로  널리 불리어져 유명했으며,

정덕수시인의 애환이 많이 담긴 노래를 음미해본다

 

(정덕수 시인은 6세때 부모이혼, 초등졸업후 객지생활 전전하다가 늦은나이에 결혼하여

다시 고향 오색에 살고 있다고 함) 

 

        (저멀리 아스라히 한계령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한계령에서 1

 詩 : 정덕수

 

 온종일 서북주릉(西北紬綾)을 헤매며 걸어왔다.
안개구름에 길을 잃고               
안개구름에 흠씬 젖어
오늘, 하루가 아니라
내 일생 고스란히
천지창조 전의 혼돈
혼돈 중에 헤메일지.
삼만육천오백날을 딛고
완숙한 늙음을 맞이하였을 때
절망과 체념 사이에 희망이 존재한다면
담배 연기빛 푸른 별은 돋을까

 

저 산은,
추억이 아파 우는 내게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하고
발 아래
상처 아린 옛 이야기로
눈물 젖은 계곡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구름인 양 떠도는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홀로 늙으시는 아버지
지친 한숨 빗물 되어
빈 가슴을 쓸어 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온종일 헤메던 중에 가시덤불에 찢겼나 보다
팔목과 다리에서는 피가 흘러
빗물 젖은 옷자락에
피나무 잎새 번진 불길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애증(愛憎)의 꽃으로 핀다
찬 빗속
꽁초처럼 비틀어진 풀포기 사이 하얀 구절초
열 한 살 작은 아이가
무서움에 도망치듯 총총이 걸어가던
굽이 많은 길
아스라한 추억 부수며
관광버스가 지나친다.

 

저 산은
젖은 담배 태우는 내게
내려가라
이제는 내려가라 하고
서북주릉 휘몰아온 바람
함성 되어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 1981년 10월 3일 한계령에서 고향 오색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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