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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숲> 나무 한 그루마다 최선을 다하는 나무주치의, 나무의사 이승제

작성일 작성자 대한민국 산림청





 사람이 아프면 의사를 찾고 동물이 아프면 수의사에게 데려가듯이, 나무에게도 의사가 있다. 나무 역시 살아있는 생명체이기에 아픈 나무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문가가 있는 것이다. 서울나무병원 원장이자 (사)한국나무병원협회 협회장인 이승제는 지난 1985년부터 나무의사의 길을 걸어왔다. 그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최선을 다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그는 나무와 참 많이도 닮아있었다.



 30년 넘게 걸어 온 ‘나무의사’의 길


‘최선을 다하자’. 이는 이승제 나무의사가 쑥스러운 듯 털어놓은 인생의 좌우명이다. 사실 요즘 같이 화려하고 복잡한 세상에 참 멋없이 밋밋하게만 느껴지는 구절 아닌가. 하지만 그가 ‘순간순간,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최선을 다해야죠. 그게 정말 어렵습니다. 가끔 마음처럼 안 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노력해야죠’라 덧붙이는 순간, 어쩐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의 우직한 목소리에서 30년 넘게 ‘나무의사’란 길을 꾸준히 성실하게 걸어온 그의 인생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나무 치료를 가르치는 강의가 처음으로 시작된 게 1982년입니다. 신구대학교에서 우리나라 1호 나무의사인 나무종합병원 강전유 원장님을 초빙해 나무 치료 과목을 개설했는데 제가 그 첫 강의를 들은 학생 중 한 명이었어요. 강전유 원장님 강의를 듣는데, ‘아, 이 길이 바로 내가 가야 할 길이구나’란 생각이 강렬했습니다.”


당시 신구대학교 환경조경과 학생이었던 이승제 나무의사는 강전유 원장을 졸졸 따라다녔노라고 회상한다. 나무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은 그는 강전유 원장의 나무종합병원에 찾아가 세차를 하고 강전유 원장의 구두도 닦았다. 처음엔 ‘인력충원 예정이 없다’고 하던 강전유 원장도 청년 이승제의 끈기에 반해 그를 받아들였다. 1985년, 마침내 그는 나무의사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강전유 원장님께서는 천연기념물이나 큰 관목들의 외과수술을 많이 하셨습니다. 저도 곁에서 많이 배웠고요. 나무종합병원에 입사한 지 3년이 지났을 때 제가 강 원장님께 병충해를 방제하고 관리하는 방제팀을 만들자고 건의를 드렸어요. 강 원장님이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저는 방제팀을 구성해 서울시와 같은 기관이나 우리를 찾는 일반 가정집 곳곳을 방문했습니다. 주말도 없이 바쁘게 일했지만 틈틈이 책도 읽으며 참 열심히 살았어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도시숲을 위하여


1991년, 이승제 나무의사는 독립해 서울나무병원을 열었다. 그동안 그는 주요 관공서와 기업을 비롯해 여러 곳의 수목을 관리·치료하며, 신구대와 한경대, 상명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해왔다. 전국에서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나무를 만났지만 이승제 나무의사에게는 아직도 잊지 못하는 나무가 있다.


“15년 전 쯤인가 부산의 어느 마을에서 당산목을 이식한 적이 있었습니다. 의뢰를 받고 마을에 가보니 당산목이 돌 틈에 자리해 있었어요. 뿌리 손상을 최대한 줄이며 이식하는 게 중요한데, 뿌리가 돌 틈 깊숙이 뻗어 있으니 일일이 돌을 깨야했죠. 그렇게 힘들게 나무를 캐서 가분에 옮겼는데 싹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때가 봄이었는데 직원 한 명을 계속 상주시키며 나무를 보살폈어요. 다들 나무가 죽었다고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그 해 7월, 새 뿌리가 돋아났습니다. 그때의 감격스런 마음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는 나무의사란 말 못하는 나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아픈 나무를 찾아 전국 곳곳을 다니는 일이 솔직히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나무가 건강하고 숲이 건강해야 사람 역시 건강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사는 도시에 숲과 나무가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까요? 그 중요성을 잘 알면서도 그동안 가로수나 공원수를 어떻게 관리해왔는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집니다. 가장 시급한 문제가 토양이에요. 특히 도심의 가로수는 염화칼슘 등의 영향으로 알칼리성으로 변한 흙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니 건강하지 못하죠.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선 처음 나무를 심을 때, 이나무가 햇빛을 좋아하는지, 건조한 토양을 좋아하는지 등 나무의 특성을 먼저 파악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수목의 생리를 모르는 이들이 나무를 심고 관리해왔어요. 이제라도 산림청에서 나무의사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한다고 하니 참 다행이지만, 앞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아바타>엔 ‘I See You’란 나비족의 인사법이 등장한다. ‘나는 당신을 봅니다’란 간단한 말 속에 ‘나는 당신의 영혼을 봅니다’란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이승제 나무의사는 나무를 보고, 나무의 이야기를 듣는다. 아마 나무 역시 아픈 자신을 바라봐주는 그를 보며 안도하지 않을까. ‘이제 내 주치의가 왔으니 걱정 없겠네’하며 말이다.





나무의사 이승제


신구대학교 환경조경과를 졸업하고 나무종합병원에 입사했다. 이후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환경조경학 석사를 마친 뒤 상명대학교 환경자원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경대학교, 신구대학교, 상명대학교, 서울대학교 등에서 이론과 실무가 어우러진 강의를 통해 나무의사 배출에 힘썼다. 나무의사 중 대형목 이식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수목보호기술자, 문화재수리기술자(식물보호), 조경산업기사, 식물보호산업기사 등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Question & Answer 

나무의사가 되기 위한 Q&A


Q 나무의사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요?

나무의 특성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나무는 살아있는 생명체이므로 각종 병과 해충에 감염될 수 있고, 월동 준비도 해야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에 이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해요. 또한 나무가 자라는 기본적인 환경은 토양입니다. 토양이 나쁘면 정상적으로 생육할 수 없으므로 토양학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아야 하죠. 개인적으로 나무의사는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환경이 점점 복잡해지고 나무 수종이 다양해지면서 나무 관리에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이 도입되고 있어요. 때문에 제가 언급한 것 외에도 꾸준히 관련 분야의 책을 읽고 탐구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Q 나무의사가 되기 위한 덕목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나무는 말을 하지 못해요. 그래서 아픈 나무를 살필 땐 잎사귀 끝부터 토양까지 샅샅이 세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원인을 알아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으니까요. 나무의사에게 인내심과 세밀함은 필수 덕목입니다. 또 나무의사는 환자를 찾아가야 하는 직업입니다. 전국 곳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만큼 체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무와 숲, 자연에 대한 깊은 사랑과 관심은 당연한 거겠죠.



Q 직업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선진국으로 갈수록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면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고요. 아직 ‘나무의사’란 직업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나무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산업과 학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나무의사에 대한 사회적 수요도 늘어날 꺼라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6월 28일부터 산림청에서 나무의사 자격 제도를 신설한 것도 참 반가운 일이에요. 국가자격제를 통해 체계적으로 전문가를 양성하게 되면 신규 일자리도 늘어날 거라 예상합니다.






<Information> 새로운 나무의사 자격증 제도가 궁금하다면


▶ 나무의사

나무의사는 나무의 병충해를 진단·처방하고 그 피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동안은 비전문가인 실내 소독업체 등에서 아파트단지, 학교 등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생활권역 수목관리를 주로 해왔으며 농약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산림청은 산림자원 보호와 국민안전을 위해 2016년 12월 27일 나무의사 관련 내용을 담은 산림보호법개정안을 공포하고 나무의사 제도를 신설했다. 2018년 6월 28일부터 시행하며 수목을 진단하고 관리하려면 산림보호법에 따라 나무의사 자격증을 받아야 한다.


▶ 취득 과정

양성기관(미정) 150시간 이상 교육 이수 -> 필기·실기 자격시험 합격(2019년 상반기 예정) -> 자격증 취득 


▶ 자격시험 과목

나무의사 자격시험은 수목병리학, 수목해충학, 수목생리학, 산림토양학, 수목관리학 등 5개 과목에 대한 필기시험을 치러야 하며, 실기시험은 수목 피해진단 및 처방에 대한 논술형, 수목 및 병충해의 동정·약제 처리와 외과수술을 다루는 실기형으로 이뤄진다.


*종전 관련 자격을 소지하고 법 시행 전(2018년 6월 28일) 1년 이상 나무병원 종사한 자는 법 시행 후 5년간 나무의사 자격증이 인증된다.


▶ 자격시험 응시자격

1. 「고등교육법」 제2조 각 호(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 방송대학, 통신대학, 방송통신대학 및 사이버대학, 기술대학, 각종학교)의 학교에서 수목진료 관련 학과의 석사 또는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

2. 「고등교육법」 제2조 각 호의 학교에서 수목진료 관련 학과의 학사학위를 취득한 사람 또는 이와 같은 수준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으로서 해당 학력을 취득한 후 수목진료 관련 직무분야에서 1년 이상 실무에 종사한 사람

3.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에 따른 산림 및 농업 분야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수목진료 관련 직무분야에서 3년 이상 실무에 종사한 사람

4.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격을 취득한 사람

가.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산림기술사, 조경기술사, 산림기사·산업기사, 조경기사·산업기사, 식물보호기사·산업기사 자격

나. 「자격기본법」에 따라 국가공인을 받은 수목보호 관련 민간자격으로서 「자격기본법」 제17조 제2항에 따라 등록한 기술자격

다.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문화재수리기술자(식물보호 분야) 자격

5.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산림기능사 또는 조경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후 수목진료 관련 직무분야에서 3년 이상 실무에 종사한 사람

6. 수목치료기술자 자격증을 취득한 후 수목진료 관련 직무분야에서 4년 이상 실무에 종사한 사람

7. 수목진료 관련 직무분야에서 5년 이상 실무에 종사한 사람


< 비고 >

1. “수목진료 관련 학과”란 조경과, 농업과, 임업과 및 수목의 피해를 진단·처방하고, 그 피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활동과 관련된 학과로서 산림청장이 별도로 정하는 학과를 말한다.

2. “수목진료 관련 직무분야”란 나무병원, 나무의사 양성기관 등 수목피해 진단·처방·치료와

관련된 사업 분야로 산림청장이 별도로 정하여 고시하는 분야를 말한다.


문의 :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 042-481-4035




※ 본 콘텐츠는 산림청 격월간지 '매거진 숲'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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