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 운봉읍은 지리산 서북능선의 종착지 바래봉을 품고 있는 고을로 해마다 5월이면 지리산 바래봉 철쭉을 보기 위한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입니다.

   

인근 인월면은 뱀사골을 거쳐 지리산 노고단으로 들어가는 입구로 지리산을 한 번이라도 다녀온 산객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인데요, 한국인의 어머니 산 지리산을 품고 있는 남원 운봉은 구름 위로 산봉우리들이 둥둥 떠 있다는 이름답게 지리산의 기를 마음껏 받고 자란 명품 소나무 숲이 있어 숲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솔숲이라고 하니 정이품송이나 적송처럼 반듯하게 자란 모습이 먼저 생각나겠지만 남원 운봉의 솔숲은 똑같은 모습이 아니 하나같이 제멋대로 구부러지고 휘어진 소나무로만 숲을 이루어진 게 특징입니다.

   




솔숲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잘 단장된 너른 잔디밭과 인공적으로 만든 작은 개울도 흐르군요.

그렇습니다. 남원시는 이 솔숲을 운봉 체육 소공원이라는 이름을 붙여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봐도 한눈에 명품 소나무가 운집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이 솔숲은 지리산 둘레길 1코스 주천에서 운봉까지 가는 길목에 있어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졌고 안개 낀 날 몽환적인 솔숲의 자태를 담기 위한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도 꽤 유명해졌습니다.

   




이곳의 소나무가 언제부터 누가 왜 심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령 300년 이상 된 소나무 100여 그루가 똑같은 형태의 나무는 단 한 그루도 없을 정도로 각양각색이며 마치 서로 자신의 곡예 실력을 뽐내듯 마음대로 휘어지고 굽어진 채 3백 년을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필자의 처가 대식구가 지리산 일성콘도에서 하룻밤을 묵고 남원으로 나가다 들른 솔숲에 각양 각색으로 포즈를 잡고 있는데요, 소나무들도 가족들 포즈답게 모습이 다 틀리다는 것이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솔숲이 있는 삼산마을은 고려 말에 양 씨, 김 씨, 이 씨 등이 정착해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마을 동쪽에 있는 삼태산은 운봉읍 향교의 안산으로 세 개의 작은 봉우리가 있어 예로부터 삼태봉, 삼태산, 내접봉, 내접산이라고 불렀다는데요, 이 삼태봉을 동쪽으로 하고 세걸산에서 발원한 공안천을 끼고 마을이 들어섰다고 합니다.

   




100여 그루의 솔숲과 돌담장으로 이루어진 마을 안길 덕에 삼산마을은 2005년, 2008년, 2011년 환경부의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지정되었는데요, 아마도 이 솔숲이 큰 역할을 했을 겁니다.

   




솔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여러 곳에 나무의자도 마련되었는데요, 삼산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도 이 솔숲은 커다란 가지로 넉넉한 그늘과 쉼터를 제공해 주는 것 같습니다.

   




위로 뻗은 소나무보다 아예 옆으로 기는 소나무에 더 눈이 가는데요, 마치 거대한 아나콘다가 기어가는 모습이지 않나요? 어릴 적 삼산마을 꼬맹이들의 놀이터로 사용됨직한 자태입니다.

버팀목이 없었더라면 진작 부러졌을 모습이지만, 잘 관리하고 있는 것에 안도합니다.

   




이 소나무들이 반듯하게 자라고 있었더라면 아마도 헐벗고 가난했던 시절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 목재로 잘려 나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스스로 굴곡진 모습으로 자유롭게 자란 덕에 이 숲이 보전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옛날에는 위 숲에 할배 당산나무, 아래 숲에 할매 당산나무가 있어 당산제도 지냈다고 하는데요, 1960년대 모두 죽어 지금은 그런 역사가 멈춘 것이 아쉽기만 하네요.

   




삼산리 솔숲은 약 2천여 평으로 위 숲은 공안천의 방제림 역할을 하고 아래 숲은 삼산마을의 마을 숲 역할을 하는데요, 예전엔 버림받은 숲이었지만 지금은 산림유전 자원 보호림으로 산림청의 보호를 받고 있는 귀중한 소나무들인데요, 한때 솔잎혹파리 병으로 인해 상당수 나무가 고사했다고 합니다. 아직도 검붉은 나뭇가지가 몇 군데 보이는데요, 잘 치료하고 보전하고 있어 기쁘기만 합니다. 지리산 둘레길 1구간을 걷거나 혹은 차량으로 인근을 지나가면 일부러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생각지 않은 힐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본 기사는 산림청 제9기 블로그 기자단 심인섭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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