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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을 품은 숲오름, 제주 저지오름

작성일 작성자 대한민국 산림청




 한라산이 거느리고 있는 360여 개의 크고 작은 오름 들은 저마다 독특한 풍광과 느낌을 선사한다. 은빛 억새들이 바람을 타고 춤을 추는 오름, 소와 말이 노니는 이국적인 정취의 오름, 굼부리(분화구)에 연못이 있는 오름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한 섬이 갖는 기생화산(오름)의 수로는 세계에서 으뜸이라고 하니 그럴 만도 하겠다.


아름답고 개성 있는 오름들 가운데 드물게도 울창한 숲을 가진 오름이 있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있는 '저지오름(239m)'이 그 주인공. 오름을 굳이 구분하자면 억새오름, 민둥오름, 숲오름으로 나뉜다는데 저지오름은 대표적인 숲오름이다. 산림청이 주관하는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해 어떤 오름일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오름이다.






​저지오름은 제주도 서부 중산간 마을을 대표하는 오름이다. 서부 중산간지역에는 저지오름보다 더 크고 우람한 오름도 여럿 있지만, 저지오름 만큼 사람과 가까운 오름은 없다. 마을 이름을 그대로 따온 이름에서도, 같은 이름의 마을과 바투 붙은 자리에서도 저지오름과 사람의 인연을 읽어낼 수 있다. 저지리 사람은 오름에 초가지붕을 덮을 때 쓰는 새(띠)가 많아서 새오름이라고 불렀다. 


저지리의 옛 이름은 ‘닥모루(닥몰)’다. 닥나무 마루라는 뜻으로 ‘저(楮)’ 자가 닥나무를 가리킨다. 마을에 닥나무가 많아서 닥모루라 불렸다는데, 마을 이름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저지’가 됐다. 이 오름은 저지리의 수호신처럼 마을 한복판에 둥그렇게 서서 주변을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다. 이 오름을 중심으로 5개(중동, 남동, 성전동, 명의동, 수동)의 작은 마을이 모여 있다.







원래 허허벌판 민둥산이었던 오름이었으나, 나무를 심고, 가꾼 주민들의 정성으로 이렇게 숲오름이 되었다. 1962년부터 1978년까지 이어진 산림녹화사업의 결과다. 오름을 오르다보면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대상을 차지한 이유가 있구나 싶다. 오름 숲길에서 만나는 나무는 훨씬 많고 다양하다. 이를테면 예덕나무·돈나무·후박나무·생달나무·자귀나무 등 뭍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나무가 오솔길을 따라 자리를 잡고 있다. 


오름 중턱 즈음에 놓여있는 벤치에 앉아 쉬는데 오름길 옆 경사면에 돌담을 두른 무덤들이 눈길을 끈다. 여러 무덤들이 오름 옆 경사면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오름과 마을 사람들의 삶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저지오름은 숲오름이고 마을오름이기도 하다. 






천천히 걸어 오르다보면 '둘레길' 이정표도 나온다. 곧바로 오름 정상으로 가도 좋고 오름 굼부리(분화구) 둘레를 따라 낯선 나무들로 꽉 찬 숲을 삥 둘러 걸어도 좋겠다. 오름 정상엔 나무로 지어진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 안에 산불감시초소에서 근무하시는 푸근한 미소의 아저씨 설명처럼, 들판과 바다를 아우르는 제주의 서쪽 전경이 훤히 들어온다.


고산 앞바다의 차귀도와 수월봉이, 협재해수욕장 앞의 비양도가, 남쪽으로는 산방산이 드러난다. 바다로부터 파도와 함께 밀려오는 바람에 가슴이 뻥 뚫릴 듯 시원해진다. 해발 239m의 높이에서 이런 장쾌한 풍광이 펼쳐지다니, 역시 오름의 매력은 직접 올라가봐야 느낄 수 있다.






전망대 옆 갈래에는 내려가는 길 외에 또 하나의 길이 나있다. 오름의 굼부리(분화구)로 내려가는 250개의 나무계단길이 그것. 분화구 바닥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내려간다. 전설에 나오는 제주의 거신 설문대할망이 치마로 흙을 나르면서 한 줌씩 새어나온 게 봉긋봉긋한 오름이 되었고, 그 중 너무 도드라진 오름을 주먹으로 툭 쳐서 누른 게 굼부리라니 재미있다.


나무계단 밑 분화구는 기대대로 우거지다 못해 너른 원시지대를 연상케 한다. 정상에서 세차게 불던 바람도 굼부리에선 흔적도 없이 조용하기만 하다. 수 십 년 전엔 마을사람들이 이곳에서 밭농사를 했다는 안내팻말까지 있다. 그땐 이렇게 나무계단도 없었을 텐데 오르락내리락 얼마나 고됐을까 생각해본다.


비슷한 듯 보여도 저마다 다른 풍경과 느낌을 제 안에 새기고 있는 제주의 오름들. 그 중 저지오름은 색다른 풍경과 감흥을 전해 주었다. 그건 아마도 저마다 마을 주민들의 노고와 정성이 오름에 녹아있어서가 아닐까싶다.








※ 본 기사는 산림청 제10기 블로그 기자단 김종성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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