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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로 곶자왈 지대에 조성된 제주 교래자연휴양림

작성일 작성자 대한민국 산림청

제주도만의 울창하고 독특한 숲 '곶자왈'


 제주도 올레길을 걷다보면 바다만큼이나 좋은 곳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숲이다. 제주의 숲을 오롯이 즐기기 좋은 곳 가운데 하나가 자연휴양림이다. 저마다 다른 생태 숲을 갖추고 있고, 숙박시설이 있어서 숲속에서 캠핑도 할 수 있다 보니 하나하나 찾아가보고 싶은 곳이다. 


제주시 조천읍 중산간 지역에 자리한 교래자연휴양림(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023)은 소개말에 이렇게 나온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제주형 자연휴양림’. ‘제주형’이라는 말에 어떤 자연휴양림일까 궁금해 찾아갔다가 제주형의 실체를 체감하며 거닐었다. 이 휴양림은 우리나라 최초로 곶자왈 지대에 조성된 곳이다. 매표소를 지나면 곶자왈 생태체험관과 제주도민 해설사가 맨 먼저 여행자를 맞는다.  




옛 초가집 모양의 정다운 숙박시설



이 휴양림의 시설은 단순해서 숲과 숙박시설이 전부다. 휴양림의 대표 ‘오름 산책길’은 4km에 이르는 곶자왈 숲길이다. 이 길을 걷다보면 휴양림의 전망대이기도 한 큰지그리 오름이 나타난다. 왕복하면 8km를 걷게 되니 곶자왈 숲을 실컷 보고 느끼게 된다. 숲속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옛 초가집 모양의 숙박시설도 이채롭다. 


육지에서 온 여행자의 눈에 곶자왈은 새롭고 괴이하며 경이로운 숲으로 다가왔다. 내가 알고 보아온 숲은 단정하고 잘 정돈된 나무들이 사는 숲이어 서다. 짐승이 움직임이 느껴지는 풀썩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숲속을 걷다보면 풍성함과 혼돈이 공존하는 밀림 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든다. 주말임에도 인적이 드물어 한참을 혼자 걸어야 했는데, 곶자왈의 또 다른 주인공 까마귀들이 마치 말을 건네듯 소리를 내며 출몰해 덜 적적했다.    




말을 건네듯 우짖던 까마귀 

제비꽃 

숲속 길섶의 들꽃



곶자왈엔 반듯한 나무가 없다. 모두 이리저리 휘고 굽었다. 오랜 세월을 살다가 고사한 나무들이 미이라처럼 서있거나 누워있고, 굵직한 나무마다 으름덩굴을 뱀처럼 몸에 휘감고 있었다. 흡사 내버려둔 자연처럼 같았지만 숲은 울창하고 빽빽했다. 울퉁불퉁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나무들, 허리 숙여 쓰다듬어 주고 싶은 작고 때깔고운 들꽃, 화려하고 고운 외모와 달리 거친 울음소리로 숲의 적막을 깨우는 꿩과 노루에 놀라고 쳐다보느라 반나절이 넘게 걸려 큰지그리 오름에 겨우 다다랐다.     


곶자왈 숲길을 걷는 즐거움을 더해주는 여러 야생화 가운데 제비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잠시 쉬어가려고 발길을 멈추면 “안녕!” 인사를 하는 듯 숲길 가에서 반짝거린다. 흔히 봤던 자줏빛 제비꽃 외에 흰색, 노란색과 털이 난 제비꽃 등을 만났다. 알고 보니 우리나라에 사는 제비꽃은 무려 수십 종이 넘는다. 제비꽃 중 가장 작은 콩제비꽃, 단풍제비꽃, 고깔제비꽃, 해방 후 미국에서 건너온 미국제비꽃(종지나물)... 책 <특징으로 보는 한반도 제비꽃>에 의하면 분류가 분명한 제비꽃만 32종으로 한국의 야생화 중 종류가 제일 많은 꽃이라고 한다. 얼굴을 가까이대고 자세히 보면 그 이름을 알 것 같아 더욱 귀엽고 사랑스럽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어느 작가의 말은 제비꽃에도 해당하지 싶다.




으름덩굴을 뱀처럼 몸에 휘감은 나무들 

돌틈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나무



오름에서 내려와 곶자왈 생태체험관 해설사에게 주워들은 곶자왈 이야기는 들을수록 흥미로웠다. 곶자왈은 돌 나무 넝쿨들이 어우러진 숲이란 뜻으로, 숲을 뜻하는 '곶'과 수풀이 우거진 '자왈'을 결합한 제주 고유어다. 화산섬 제주도의 형성 과정에서 생긴 독특하고 울창한 숲이다. 먼 옛날 화산이 분출할 때 나온 용암이 흐르다 굳어가면서 쩍쩍 갈라져 돌무더기 땅을 만든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 돌무더기 땅에 나무와 꽃과 숲이 생성한다.  


곶자왈은 이렇게 탄생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곶자왈을 용암숲이라고도 한단다. 곶자왈은 북쪽 한계 지점에 자라는 열대 북방계 식물과 남쪽 한계 지점에 자라는 한대 남방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이라고 한다. 한겨울에도 푸른 숲을 유지하는 곶자왈은 그래서 '제주의 허파'라고 불린다. 



휴양림내 곶자왈 숲길 



곶자왈은 제주의 자연생태를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곶자왈 지대는 흙이 별로 없고 크고 작은 바윗덩어리들이 두껍게 쌓여 있다. 아무리 많은 비가 오더라도 빗물이 그대로 지하로 스며들어 ‘삼다수’로 불리는 맑고 깨끗한 제주의 지하수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한겨울에도 푸른 숲이 있어 수많은 동물과 식물이 살아가는 터전이 되어준다. 


곶자왈이 얼마나 깊고 짙은 숲인지는 무덤이 없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바닷가 숲 오름 등 제주 섬 어디에서나 산담을 두른 무덤이 있는데, 이곳 곶자왈엔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1970년대까지 이곳에서 숯을 만들었다는 숯가마터와 사람들이 먹고살던 움막터가 눈길을 끌었다. 밀림 속에서 발견된 유적처럼 보이는 가마와 움막터는 모두 돌로 지었다. 가축처럼 키우는 말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모습이 환상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 교래자연휴양림 누리집 : www.jeju.go.kr/jejustoneparkforest

     





※ 본 기사는 산림청 제10기 블로그 기자단 김종성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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