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옛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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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삶의 이야기..^*^

아내의 옛 친구..

달무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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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모르는 전화 번호로

꽤 오래 울림이 왔다.


평소에는 모르는 번호의 전화는

잘 받지 않는 데

그날따라 울림이 꽤 길었고

또 이상한 070이나 080같은 번호가 아니라

010번호라 약간의 호기심을 안은 채

전화를 받았다.


그 전화는

아내의 친구로부터 온 전화였다.


아내의 중.고등학교 시절의

오래된 벗이라

서로가 잘 아는 사이기도 했다.


갑자기 아내가 생각이 났고

그래서 아내가 보고 싶어서

내게 전화를 하였다고 한다.


그 것도  처남을 통해서...

다행히  처남의 연락처에

내 번호가 있었던 모양이다.


하긴 내 전화 번호가 십년 넘게

바뀐 적이 없으니...


아내에게는

나처럼 가까운 벗이 두명이 있었다.


그런데

아내가 가고 이태가 채 지나지 않아

다른 한 벗이 아내를 뒤따라 갔다.


그 것도 병원에 입원을 하자마자

이틀만에 떠났다.


그 날 이후로

다시는 아내 친구와 만날 일도

연락을 할 일도 없었다.


갑짜기 가장 친했던 친구

두 명을 거의 동시에 잃어버린

그녀의 마음도 얼마나 아팠을까

대강 짐작은 간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아내 생각이 나서 내게 연락을 했단다.


그리고 연락이 닿자마자

그녀는 내게로 달려 왔다.


아내가 보고 싶다면서..

아내의 앨범이라도 내가 가지고 있으면

보고 싶다면서..


무턱대고 그녀를 태안으로 오라고 했다.




그녀는 지체없이

내게로 달려 왔고


난 그녀를 데리고

간장게장집으로 갔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아내와 내가

즐겨 먹던 음식이다.


동해에 살 때는

대게와 킹크랩을 참 좋아했고

서해를 여행 할 때는

언제나 간장게장을 한끼 정도는

꼭 먹어야 했던 아내다.



그토록 가까웠던 아내의 친구가

내 앞에서 간장 게장을 먹는 모습을 보니

마치 잠시 아내를 보는 듯 했다.



식사를 하고

우리는 안면도

나문재 카페로 갔다.


 아내가 참 좋아하는 분위기의 카페고

나 역시 지난 어린이 날에

들렀던 카페다.



곱거나

귀한 손님이 오면

언제나 함께 오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카페 정원을 돌다가

젊은 여인의 조각상 하나가

참 아내를 닮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ㄴㅏ문재에 들렀다가

태안 시내로 들어 오니

어느새 6시가 넘었다.


일반 식당에 가기는

배가 고프지 않고


그냥 건너기에는 그렇고 하여

그녀를 데리고 피자집으로 갔다.

화덕피자가 맛있는 집이다.



다행히 그녀도 맛있어 한다.


그리고는 그녀와 함께

집으로 왔다.





집에 들어 오기 전 그녀는

차 트렁크에서 예쁜 복숭아 한박스를 꺼냈다.


생전 아내와  자기가 좋아했던 과일이고

또 눈에 띄어 사왔다고 한다.


ㅎㅎ..

갑자기 온 집 안이

복숭아 천지가 된 듯 하다.

엊그제 이웃에게서도 복숭아 한 박스를

선물 받았는데..



집에서 한 시간 가량 머무르며

차를 마시면서 그녀의 근황과

내 일상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는  몇 장 남지 않은 아내의 사진을

들여다 보았고

 각자 서로의 회상에

잠시 빠져 들었다.




오래된 아내의 벗이 떠난 후

오래된 아내의 벗이 떠난 후

제 자리에 앨범을 가져다 놓고는

다시  일상에 들어 갔는데


어제, 오늘 그리도 많은 비가

내린 탓인지


아니면 꼼짝을 못하고

집에 갇힌 탓인지


새삼스레 아내의 앨범을 다시 꺼내어

하나 하나

천천히 들여다보며

고운 그녀의 모습을 돌아 보기도 하고



아름다웠던 우리의 추억을

다시 건져 올렸다.


내 안 저 깊숙한 곳으로

부터...






사실 앨범 속의

아내의 사진이라 해 봐야

몇 장 되지 않는다.






사십대 중반과

40대 말의 사진 몇 장뿐이다.




강원도에 살 때와




제주도 잠시 살 때

담은 사진들 뿐이다.


그 외에는 별로 사진을

담지도 않았고


그나마 남은 사진 대부분은

없애 버린 탓이다.





지금 있는 사진들도

아내가 SNS를 하면서

컴에 올린 사진들이

거의 전부다.


그나마

가지고 있는 이 사진들,


그리고

컴에 담겨 있는 사진들도


언젠가는

내 곁에서 떠날 지도

모른다.


떠난 사람은

잊어 줘야 하고


또 보내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이 함께 한 아름다운 시간



아름다운 모습을 한

그녀의 시간은


여전히

ㅇㅏ니 앞으로도

당분간은


내 곁에 머무를 듯 하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 나름의 아름다웠거나

찬란한 시간이 있었고


그리고 그 시간은

우리 모두가 붙잡아 두고 싶지 않을까?





아름다운 꽃은 금방 피었다 지더라도

그 꽃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우리 모두는 기억하고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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