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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도 단풍으로 물든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다.


그 것도 뽀얀 분홍 빛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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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순간 순간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당연히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그 중에서도 사람이 사람에 대한 감정도

무시로 변하고 또 변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가면서

변하는 상대에 대한 마음은

자꾸 깊고 애틋해 진다.


그러다가 둘 다 나이가 들었다 싶을 때면

어느새 사람이 사람에 대한 감정은

연민으로 바뀌어 바뀌어 가는 것 같다.

 바로 아래 여동생.


어렸을 때

아니,

몇 년 전 조금만 더 젊었을 때만 해도


그 아름답고 탱탱함이

그녀에게서만은 늘 그대로 머물 줄 알았다.


그러나 어느새 저도 나도

60대 중반에 들어서고 보니

심술궂은 세월이 장난치며 남겨 놓고간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얼굴뿐 아니라

육신도 조금씩 사그라 가고 있음을 본다.


내가 그녀를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다 볼 시간같은 건 결코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서일까..

그녀를 태안 이 곳, 저 곳

내 좋아하는 곳을 데리고 다니며


적어도 나와 함께 하는 시간만큼은

마음이라도 건강해지고

행복해 졌으면 하는 바램이 가득해 진다.


아침은 하는 둥 마는 둥

대강 때우고는


어제 맛 보여 주지 못한

연밥정식 집에 가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그녀를 맨 먼저 데리고 온 곳은 천리포

수목원이다.


다행히 아직도 여기 저기에

수국들이 피어 있다.


늦가을이

무색하리만치.


어쩜 그녀와 나의

몸과 나이도 딱 이맘 때 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늦가을의 풍경은 서둘지 않고

천천히 바라 볼 때

더욱 아름답듯이



우리 중년도 서둘지 않음에

그 색이 더욱 곱게 물이 들게 됨을

또한 아는 나이다.


페 패트용기로 만든

백조 한쌍도


꾸미고 가꾸고

다듬기에 따라서

저리도 곱게 재탄생 되지 않는가?


그리고 우리 나이는

주위의 모든 사람과

작은 생물과

조그만 사물 하나조차도

사랑하고

아름답게 보아 주어야 할 나이라는 것

또한 안다.


그리고 우리 나이에는

타인의 의미없는 비난과 비평에도

의연해 져야 하는 나이라는 것도

안다.


그래서

우리 나이에는

나이 먹는 것에 더욱 감사해 야 할

나이라는 것 또한 안다.


이순도 절반을 넘게 지나는

나이가 되면은

적어도 모든 걸 포용하고

용서해도


그 포용과 용서가 

약한 자가 비겁하게 물러서며 포기하며

자신을 변명하는 단어가


이제는

더 이상 아님을 아는

나이다.


이제는 그런 우리의 마음이

호수같은 잔잔함을 겉으로 가진

숨겨놓은 바다의 파도라고 해도

누가 감히 반박할 수 없는 나이가

이순을 넘은 나이다.


적어도 그녀를 보면 그렇다.

젊은 시절 늘 질풍노도와 같았던 그녀조차도

어느새 모든 걸

내려 놓은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렇게 태안에서는 천리포수목원과

 만리포 해변을 돌며 하루를 더 보낸 뒤



다음 날 그녀와 함께

태안을 떠나

부산으로 향했다.

그녀는 집으로 가고

나는 부산 아이들 집으로 가기 위하여...





부산을 방문한 지도

벌써 두어 달이 훌쩍 지나갔다.


아이들이 보고 싶기도 하지만

사실은 손주들이 더 보고 싶은 마음이다.


더구나 이 번에는 아들이

새로 집을 구해 이사를 얼마 전에 했으니

꼭 집들이 삼아

부산으로 오라고 신신 당부를

한 바도 있다.


그리고 이 번 부산행은 다행히

동생 일행이 부산에서

차를 가지고 태안으로 왔기에


부산으로 내려 가기 전에


청도 와인동굴에 들르기로 했다.


청도와인동굴과 함께

운문사 등을

방문한 지

채 일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그녀에게 와인동굴을 보여 주고 싶어

그리고 가자고 안내를 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봄에 왔을 때는

입장료를 받지 않았는 데

이 번에는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지난 6월부터 입장료를 받는다고 했다.


대신 마스크 팩을 하나씩

무료로 나워 주고 있다.


그 것도 꽤 좋은 아이디어 같기도 하다.

입장료 징수에 대하여

별 반감도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내부 시설이나

운영비 등을 생각해 보면

그 정도의 입장료는 받아도

좋지 않나 싶다.

부산에 도착하여서는

그녀와 아구찜과 함께

간단한 반주 한 잔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는

헤어져

아이들 집으로 왔다.


고맙게도

화명동에서 장전동까지

새로 지하터널이 뚫렸다며

이이들 아파트 앞까지 데려다 주고 갔다.


늘 그렇지만

이 번에도 어김없이

윤서는 케잌이다.


준희와 윤서엄마는

크림케잌을 원했지만

윤서가 초코케익을 고집 하는 바람에

결국 초코케잌을 사고 말았다.


그녀는 케잌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케잌의 촛불을 부는 것을 좋아해

언제나 나를 보면

제일 먼저 데리고 가는 곳이

제과점이다..^^

그사이

영어뿐 아니라

어느새 중국어도 제법 몇 마디 늘었다.


아이들의 언어 습득 능력은

도저히 어른들이 따라 잡을 수 없다.

그저 뜻을 모르고 발음만 따라 하는데

발음만은 완전 제대로다..ㅎ


적어도 중국어 실력만은

곧 나를 따라잡을 기세다..^^



다음 날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오랫만에 본격적인

부산구경을 해보고 싶어서다.


그러나 어디부터 먼저 가야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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