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내! 7년차 췌장암 부부가 살아가는 모습

한식 수십그릇씩 배달.. 고급숙소 덮치자 도박조직 28명 '와글'//싹쓸이한 일당.. 군 레이더에 딱

작성일 작성자 꽃내


스물하나, 스물둘…. 저게 다 몇 그릇이야?”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P레지던스 건물 인근에 현지 경찰과 함께 잠복해 있던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용의자들이 받아 가는 배달음식의 양을 멀리서 세다가 깜짝 놀랐다. 이 관계자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일당이 이 건물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이틀 전 현지에 도착했다. 배달음식의 양을 보니 사이트 운영 일당은 예상(10여 명)보다 많은 게 분명했다. 이들을 일망타진하려면 그에 걸맞은 규모의 합동검거단이 필요했다.

잠복 나흘째인 지난달 25일 낮 12시 한국 경찰 5명과 말레이시아 경찰 50여 명 등 총 60여 명으로 몸집을 키운 합동검거단이 움직였다. 용의자들이 배달음식을 받으려 현관문을 열 때를 노렸다. 검거단은 인터넷주소(IP주소) 추적으로 파악한 사무실 4곳에 동시에 들이닥쳤다. 2017년 4월부터 도박사이트 ‘몽키스’와 ‘대작’ 등을 만들어 운영해온 노모 씨(38) 일당 28명이 한꺼번에 검거되는 순간이었다. 해외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 사범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도 노 씨 일당은 사이버 머니를 환전해주는 등 사이트 관리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이 지내던 곳은 야외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잔디 테니스장, 실내 농구장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고급 레지던스로, 한 달 임차료만 180만∼5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레지던스 안에는 고급 안마기와 게임기뿐 아니라 불닭볶음면 사발면 등 한국 음식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경찰은 노 씨 일당이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까지 고용하는 등 범죄 수익으로 호화 생활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데엔 9일이나 걸렸다. 노 씨의 사무실 인근에서 붙잡은 또 다른 도박사이트 운영자 이모 씨(41) 일당 9명까지 더하면 모두 37명인데, 한국 항공사 자체 규정상 한 여객기에 3명 이상의 피의자를 한꺼번에 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낮은 피의자는 말레이시아에서 강제 출국시킨 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체포하는 방식까지 동원해 이달 17일 모든 피의자를 넘겨받았다.

말레이시아에 2년 넘게 숨어있던 노 씨 일당을 붙잡은 덴 한국 경찰청 인터폴계를 중심으로 한 양국의 공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수사팀은 일찍이 IP주소 추적을 통해 사무실 1곳의 위치는 파악했다. 하지만 이들의 신원을 밝히진 못하고 있었다. 경찰청은 올 5월 ‘국제 사이버범죄대응 심포지엄’ 참석차 서울에 온 말레이시아 경찰 대표단에 노 씨 일당을 추적할 단서를 건네며 수사를 요청했다. 현지 경찰은 탐문수사로 노 씨 일당이 4곳의 사무실을 운영 중이란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초 한국 경찰에 합동검거를 제안하며 대규모 검거단이 꾸려진 것이다.

수사팀은 노 씨가 ‘몽키스’ 등을 운영하기 전인 2013년경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지낸 점으로 미뤄 예전부터 도박장을 운영해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범행 기간과 범죄 수익을 조사 중이다.

경찰청은 올 상반기 사이버 도박을 특별 단속한 결과 노 씨 일당 외에도 도박사범 4848명을 검거하고 이들의 범죄 수익 127억2900만 원을 몰수했다고 18일 밝혔다. 검거 인원으로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2배로 늘어난 규모다. 임병호 경찰청 외사수사과장은 “앞으로도 각국 경찰 기관과 유기적으로 공조해 국외 도피 사범을 검거해오겠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


지난 10일 오전 2시 10분쯤 태안해양경찰서 상황실로 긴급한 통보가 접수됐다. 충남 태안 앞바다 경계를 맡은 육군 32사단 예하 레이더기지에서 보낸 통보로 '태안 원북면 신도 인근에서 미확인 소형선박이 시속 20노트(약 시속 40㎞)로 운항 중이니 확인을 해달라'는 이라는 내용이었다.

태안해경은 지난 10일 군과 공조를 통해 어선위치발진장치(V-PASS)를 끄고 허가없이 해삼 200㎏를 불법 채취한 일당을 검거했다. [사진 태안해경]



통보를 받은 태안해경은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소속 헬기와 경비함정, 파출소 연안구조정 등을 신도 인근 해상으로 급파했다. 해경 도착 당시 불법 잠수기 어선으로 추정되는 2t 크기의 소형 어선은 검문검색에 불응하고 그대로 남쪽으로 달아났다.

해경은 남쪽으로 이동하는 어선을 추격했다. 이 과정에서 라이트를 비추고 “정지하라”며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어선은 오히려 속도를 높였다. 어선은 도주하면서 배에 실려 있던 수산물을 바다에 모두 버렸다. 3시간가량 추격전을 벌인 끝에 해경은 어선을 검거하고 배에 타고 있던 선장 등 4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어선이 도주한 거리만 80㎞에 달했다.


조사 결과 선장 이모(52)씨와 잠수부 김모(55)씨 등 4명은 전날인 9일 오후 5시쯤 보령시 오천항을 출발했다. 자동으로 출입항을 확인할 수 있는 어선 위치발신장치(V-PASS)를 끈 상태였다. 자신들이 출항하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였다.

오천항을 빠져나온 어선은 북쪽으로 달려 자정쯤 태안군 원북면 신도 인근 해상에 도착했다. 이곳은 해삼이 군락을 이뤄 자생하는 곳으로 무허가 잠수장비를 이용한 해삼 채취가 빈번한 곳이었다. 잠수부들 사이에서는 인적이 뜸해 불법 채취 장소로 잘 알려진 지점이라고 한다.

하지만 군의 레이더 사각지대 감시장비인 열상감시장비(TOD)를 통해 불법 어업 행위가 들통이 났다. 태안해경은 최근 북한의 목선이 동해안을 표류하다 삼척항까지 입항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자 육군 32사단 예하 1789부대와 군이 운용하는 전자장비를 활용, 해상에 출현하는 미확인 물체 등을 확인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협조를 강화했다.
지난 10일 충남 태안군 신도 인근 해상에서 어선위치발진장치(V-PASS)를 끄고 무허가 잠수기조업으로 해삼을 채취하다 적발된 일당이 어선을 타고 도주하는 모습.[사진 태안해경]



해경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충남 태안과 보령 인근 해상에서 수십여 차례 불법으로 조업하면서 해삼 20t가량(시가 6억원)을 채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채취한 해삼은 도소매업자에게 팔아넘겼다고 한다. 불법행위는 물론 무자료 거래를 통해 세금까지 탈루한 것이다. 태안과 보령지역에서는 고질적인 불법어업으로 어민들이 피해를 호소해왔다.

이씨 등은 해경에서 “처벌을 받을까 봐 도주하면서 채취한 해삼 200㎏을 모두 바다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태안해경은 선장 이씨 등 2명을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잠수부 김씨 등 2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무허가 잠수기 어업을 하다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을 받는다.

태안해경 소병용 수사과장은 “불법 조업은 주민 피해는 물론 해양 생태계 파괴와 해양자원 고갈을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며 “가용한 모든 경찰력을 동원해 불법 잠수기 어업과 같은 조직적·상습적 조업을 단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충남 태안군 신도 인근 해상에서 어선위치발진장치(V-PASS)를 끄고 무허가 잠수기조업으로 해삼을 채취하다 해경에 적발된 어선.[사진 태안해경]



한편 태안해경은 지난달 3일에도 육상·해상 잠복근무를 통해 태안군 근흥면 옹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 잠수장비를 이용, 해삼 150㎏가량을 채취한 선장 A씨(57) 등 3명을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 검찰에 송치했다.

태안=신진호 기자 **********************************




맨위로
통합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