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현 교수 "난생 처음 본 후유증..완치란 말에 속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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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현 교수 "난생 처음 본 후유증..완치란 말에 속지말라

꽃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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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 교수가 지난 3월 코로나19 투병 당시 올린 게시물. 사진 '부산47' 페이스북 캡처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제 몸이 아닌 남의 몸 같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증상들이 계속 나타납니다. 증상에 적응했다 싶으면 몸이 이상하게 반응합니다. 이를 설명해 줄 사람도 없는 상황입니다.”


'완치'면 끝?…부산 47번 환자의 경고
박현(48) 부산대 기계공학부 겸임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지 160여일이 지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라몬유 대학에서 마케팅 전공 교수로 있는 그는 부산대 특강을 위해 지난 2월 미국을 거쳐 귀국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때부터 ‘부산 47번째 환자’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 한 달여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여러 후유증을 겪고 있어서다. 그가 말하는 후유증은 크게 다섯 가지다.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집중이 힘든 ‘브레인 포그(Brain Fog)’ ▶앉아있으면 불편한 가슴 통증 ▶속쓰림 증상을 동반한 위장 통증 ▶보랏빛으로 변하는 피부나 건조증 등 피부 관련 질환 ▶예측 불가능한 만성피로다. 박 교수는 1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코로나19 투병 당시 여러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를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나날이었는데 지금도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다.


"고통 호소하자 질본 직원은 '감기'라 했다"

박현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30분 이상 집중하기 힘들어 언론 인터뷰도 고사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 '부산47' 페이스북 캡처

그는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국내에 부족한 상황이라며 자신의 투병기를 영어와 한국어 2개 국어로 적어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부산 47’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박 교수가 지난 17일 코로나19 후유증을 고백한 페이스북 글은 공유가 900여회 넘게 이뤄지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나빠 질병관리본부(질본) 콜 센터(1339)에 전화한 적 있는데 짜증을 내면서 감기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질본 전화나 여러 병원 방문을 통해서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박 교수는 “페이스북 글을 보고 나와 같은 상황에 있다는 두 명과 연락이 닿았는데 비슷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그들 역시 질본과 병원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며 “완치 판정을 받은 지 다섯 달 반이 지났지만 전혀 완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중국 질본 발표나 미국·영국·이탈리아 등 언론을 보면 후유증 환자 관련 글이 계속 나오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관련 일부 용어들이 환자들에 대한 편견을 재생산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확진자’라는 말 대신 ‘환자’를, ‘완치자’라는 말 대신 ‘회복자’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확진자라는 표현은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듯한 느낌을 줘 회복자에 대한 차별을 만들고, 완치자라는 표현 역시 코로나19를 한 번 앓고 나면 그만일 것 같은 감기 정도로만 생각하게 한다”는 얘기다.


"완치라는 말에 속지 말라"

1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장위2동 사랑제일교회 인근 도로에서 이뤄진 합동 방역. 뉴시스

박 교수는 최근 수도권에 교회 발(發) 집단감염 사태가 잇따르며 코로나19 대유행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요즘도 외출 시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며 “완치자라는 말에 속아 중장기 후유증을 겪는 회복자들이 많다는 걸 모르는 듯싶다”고 꼬집었다.

코로나19가 그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박 교수는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준다”고 했다. “계속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강의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내가 쌓아왔던 모든 것을 버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다. 박 교수는 “최선은 결국 안 걸리는 방법뿐이다. 내가 절망에 들어가지 않도록 방어하는 게 희망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부산=이은지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 박현 교수가 코로나19 후유증을 고백하며 쓴 글

「 완치 판정 받고 퇴원한 지 165일째
요즘도 계속되는 후유증 증상은 크게 5가지이다.
머리가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면서 기억이 힘들고 집중이 힘든 Brain Fog가 계속 되고 있다. 조금만 집중해도 머리만 아플 뿐 아니라, 가슴통증등 다른 증상까지 심해지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안좋아지기도 하고, 방금 했던거나 할려고 하는 것을 기억 못하는 일이 너무 흔하다. 방금전에 비타민 약을 먹었는지도 기억 못하고, 뭘 찾을려고 구글을 열었다가도 뭘 찾을려고 했는지도 기억 못하고, 부엌에 갔다가 어 내가 왜 여기있지하는 순간도 있다. 미국 언론들보면 많은 회복자들이 brain fog 증상을 후유증으로 겪고 있다고 하고, 중국,영국 언론도 뇌질환으로 후유증을 겪는 회복자들이 많다는 보고들이 있었다.
가슴 통증은 여전히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여전히 통증이 심해지면 앉아 있으면 불편해지고, 누워서 쉬어야 하지만, 누우면 또 다른 불편함이 있다. 가슴통증도 후유증으로 중국,미국,영국등 해외 언론에 많이 언급되고 있다.
배의 통증도 여전히 왔다 갔다 하고, 여전히 속쓰림 증상도 있고, 특히 맹장이 있는 오른쪽 아랫배가 가끔 아픈 증상도 여전히 왔다 갔다 한다. 위장의 통증 또한 후유증으로 중국,미국,영국등 해외 언론에 많이 언급되고 있고, 맹장과 콩팥도 최근 미국 언론에 후유증으로 나왔었다.
여전히 피부 문제가 있다.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변했던 건 많이 나아졌지만, 요즘도 피부가 갑자기 보라색으로 변하기도 하고, 피부에 보라색 점이 생기기도 한다. 이는 혈액 및 혈관 문제일 수도 있다고 하고, 중국,미국,영국등 해외언론에 후유증으로 혈액 및 혈관문제로 회복자들이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보고들이 있었다. 그런데, 피부색뿐 아니라 건조증도 여전히 문제이다. 물을 많이 마시고 있지만, 여전히 짧은 팔 상의나 짧은 바지를 못 입는다. 4월에 창문을 열어놓고 잠을 잤다가 피부 건조증이 갑자기 심해졌고, 5월에 짧은 팔 상의, 짧은 바지 입은 하루만에 노출되었던 부위만 피부건조증이 심해졌고, 요즘도 선풍기 바람에 조금만 노출되어도 노출된 부위만 피부 건조 증세가 나타난다.
만성피로가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이도 여전히 좋았다가 나빴다를 반복한다. 예전에는 날 별로 좋은 날, 나쁜 날이 있었지만, 요즘은 아침에 좋았다가도 갑자기 오후에 나빠지기도 하면서 예측 불가이다. 뉴욕에 있는 미국 의사 친구는 예전부터 나의 후유증으로 신경계열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했고, 해외언론들도 후유증으로 신경계열 문제를 보고하고 있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한시간 산책으로 체력 관리를 할려고 하는데, 요즘도 마스크 안 쓰고 산책 나오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마스크도 안쓰고 전화로 큰 소리로 잡담하면서 바로 옆으로 걸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매일 적어도 1,2명은 있다. 산책때 지하철역을 지나가는데,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사람중에 마스크 안 쓴 사람들도 꽤 있다. "완치자"라는 말에 중,장기 후유증을 겪는 회복자들이 많다는 걸 모르고 아직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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