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교사 징계를 둘러싸고 경기도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가 정면 충돌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1일 “시국선언 참여 교사에 대한 징계를 사법부 최종 판단 이후로 미루겠다”고 밝히자, 교과부가 김 교육감에게 직무이행명령을 내린 것이다.

 

교과부, ‘이행여부 보고 제재 검토’ 입장

 

교과부는 3일 시국선언 참여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유보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 대해 “지방자치법 제170조에 의해 직무이행명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과부가 김 교육감에게 직무이행명령을 내린 이유는 ‘김 교육감이 검찰로부터 시국선언을 주도한 교사들이 국가공무원법 등을 위반했다는 수사 결과를 통보받았음에도 징계 거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일단 김 교육감의 직무이행명령 이행 여부를 지켜보고 추후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김 교육감이 시국선언 참여 교사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돌입하지 않을 경우, 형법 제122조(직무유기)에 따른 고발과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예산 축소 등 행·재정적 제재를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들의 시국선언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교과부 입장에서 16개 시도 교육감 중 유독 김상곤 경기도교육감만이 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반발을 초기에 진화하지 못할 경우, 더 큰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이 문제를 매듭짓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교과부와 경기도교육청의 충돌은 교과부의 잘못된 법 인식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김상곤 교육감의 주장대로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는 국민의 기본적 권리’이다. 교사 역시 공무원이기에 앞서 국민의 한 사람이고, 공무원법 이전에 헌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또한 지난 시국선언은 교사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도 폭력적이었던 것도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 잘 되라’고 나선 것 뿐이다. 즉 그 목적과 내용이 공익에 반하지 않고 직무를 해태하는 방식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어디로 갔나?

 

교사 시국선언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해당되지 않는다 해도, 교과부가 지금 단계에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게 직무이행명령을 내릴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김상곤 교육감이 시국선언 참여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미룬 이유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유죄로 확정되면, 징계절차에 들어가겠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제272조의2는 “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법대로라면, 시국선언 참여 교사들은 아직까지는 무조건 무죄로 봐야 한다.

 

즉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무죄인 것이다. 죄도 없는 교사들을 징계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단지 기소권자인 검찰의 수사결과 통보만으로 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말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교과부는 형법 제122조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는 규정을 내세워, 김 교육감이 직무이행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고발조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 교육감이 시국선언 참여 교사들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가지 않는 정당한 이유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와 ‘형사소송법이 보장하고 있는 무죄추정의 원칙’이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징계 유보가 정부 입장에서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반항’일지 몰라도, 국민입장에서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소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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