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yager

[양양] 설악산 대청봉(1708m)

작성일 작성자 ⓡanee(라니)

 

 

[양양]

설악산 한계령~대청봉~오색

 

 

 

 

본격적인 가을을 맞아 단풍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설악산으로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당일 아침까지도 산행지가 설악산이라는 것만 알았지 어느 코스로 오르게 될지 모르고 있었기에

라니는 단풍놀이 가는 기분으로 가볍게 따라나섰는데 차에 오르고서야 짝꿍이 귀뜸해 줍니다.

설악산 정상인 대청봉을 오를 거라고...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높은 1700m대 높이긴 하지만 해발 1000m에서부터 시작할 거니 아무 걱정할 거 없다는 말과 함께 말이죠.

1700m가 넘는다는 소리에 '하악!!' 했다가 1000m부터 시작한다는 말에 '휴우~' 했지만 오르고 보니 1000m부터 시작한다는

건 별 의미가 없는 소리였더군요.

언뜻 생각하기엔 700m만 오르면 되는 거였지만, 한참을 힘들게 올랐나 싶으면 한참을 내려가고 또 다시 한참을 올랐나 싶으면 또 다시

내려가고의 반복이었거든요.

그러니 실제로 얼마를 올랐는지는 가늠 할 수가 없고 그냥 무지무지 힘들었다는 기억 밖에 없네요.  

내려올 때는 종아리에 알이 배겨서 어찌나 아프던지 이를 악물고 내려왔는데 요상한 것은 힘들었던만큼 마음이 뿌듯해서

다시 도전하고픈 마음이 생겼다는 거예요.

3번째로 높은 산을 성공했으니 다음 도전은 아무래도 2번째로 높은 지리산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동안은 살살 다녀보다가 조만간 지리산에도 도전해 보렵니다.

그럼 라니의 산행 기록에 한 획을 그은 설악산 대청봉으로 함께 떠나보실까요!! 

 

 

 

  

하산 지점이 될 오색약수에 주차를 하고 한계령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합니다.

계단을 몇개 오르지도 않았는데 왜 이리 힘이 드는지...

산행을 시작하기 전까진 컨디션이 안좋은 줄도 의식하지 못했는데, 

막상 산행을 시작하고 나니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않아 속상함이 밀려오네요.  

 

 

 

 

탐방로 안내도를 보고 우리들의 산행코스를 확인해 봅니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한계령 삼거리까지 2.3km, 한계령 삼거리에서 서북능선을 타고 끝청을 거쳐 중청까지 5.4km, 중청에서 대청봉까지 0.7km,

그리고 대청봉에서 오색약수 방향의 남설악 탐방 지원센터까지 5km의 하산, 합해서 13.4km의 코스랍니다.

사실 라니는 이번 산행을 설악산 단풍 산행으로만 알고 왔기에 지난번에 흘림골에서 주전골까지의 산행처럼 가벼운 산행일거라 생각했는데,

산행 거리를 보며 전혀 가벼운 산행이 아님을 알게되자 눈 앞이 캄캄해져 왔답니다.

컨디션이 좋으면야 까짓것 했을지도 모르지만 몸 상태가 심상치 않으니 걱정이 될 수 밖에요.      

 

 

 

 

짝꿍은 즐거워 어쩔 줄을 모르겠다는 표정인데 라니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난감 그 자체였네요.

 

 

 

 

 

산행을 시작한지 10분쯤 지나 첫번째로 나타난 조망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삼발이를 설치하고 기념샷을 남겼는데 라니의 천만불짜리 미소는 어디로 실종되었는지 표정이 영~~좋질 않습니다.

 

 

 

 

 

 

아쉬운대로 기념샷을 남기고 다시 산행을 시작합니다.

 

 

 

 

 

씩씩하게 걷고 있는 듯 보이지만...

 

 

 

한계령에서부터 약 30분간은 심한 깔딱고개로 이루어져 있어 처음부터 가파른 길을 숨가쁘게 오르고 있는 중이랍니다.

 

 

 

 

 

라니가 힘들어 하는 걸 눈치 챈 짝꿍에게서 산행을 처음 시작할 때의 유쾌함이 사라진 듯 하여 신경이 쓰이는 라니입니다.   

 

 

 

 

앞만 보고 숨가쁘게 오를 때는 단풍이 보이지도 않았는데 뒤돌아 올라온 길을 내려다 보니 비로소 알록달록한 단풍이 눈에 들어 옵니다.

 

 

 

 

지나온 1km가 좋다기보단 까막득히 남아 있는 가야할 길이 걱정스럽기만 하네요.  

 

 

 

 

 

많이 올라온 것도 아닌데 상당히 늦가을 모습을 하고 있는 설악입니다.

해발고도가 높아서 그런건지...

 

 

 

 

 

겨울에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헐벗은 나무들도 상당수입니다.

 

 

 

 

쓰러진 나무의 아름다움을 감상중인 짝꿍!!!

 

 

 

 

라니도 덩달아 이렇게 담아봤습니다.

 

 

 

 

또 다른 나무에서 발견한 아름다움도 담아보구요.

 

 

 

 

 

잎을 떨구어낸 나무에선 잎에 가려져 있던 가지의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용감하게 홀로 산행온 여인인 듯 한데 잠시 풍경에 취해 있는 듯 하군요. 

 

 

 

 

오르락 내리락을 벌써 몇번째 하고 있는 건지...

 

 

 

 

,,,,,,,,,,,,,,,,,,,,,

,,,,,,,,,,,,,,,,,,,,,

 

 

 

 

가끔씩 나타나는 평평한 길이 오늘따라 유난히 반가운 라니입니다.

 

 

 

 

 

가끔씩 보이는 기암들 때문에 그나마 눈이 즐겁습니다. 

 

 

 

 

평평한 길은 오래가지 못하고 또다시 나타난 계단길.

 

 

 

 

오르락 내리락을 몇번 하고 나니 한계령에서 2.3km 떨어진 지점까지 왔습니다.

 

 

 

 

 

배도 살살 아파오고 바위에서 미끄러져 무릎에 상처가 나는 바람에 짝꿍이 더 이상 지켜보지 못하고 라니의 배낭을 빼앗아 듭니다.

메고 갈 수 있다고 해도 짝꿍이 용납칠 않아 결국 배낭을 빼앗긴 라니.

몸은 홀가분해 졌지만 마음이 더 무겁네요.

컨디션 조절을 잘 했어야 하는건데 지난주에 과도한 업무량으로 몸이 많이 축났었나 봅니다.

 

 

 

 

이 돌길이 생각보다 상당히 어려웠던 길인데 사진으로 보니 왜 하나도 어려워 보이질 않는 걸까요. 억울억울~~~


 

 

 

 

바위의 생김이 마치 에어리언 같다며 사진 담기에 열심인 짝꿍!!

라니의 눈엔 공룡 머리 같기도 하고 고래 앞모습 같기도 한데 보는 이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일 수도 있나 봅니다.

 

 

 

 

설악산은 그저 아름다운 산이라고만 생각하고 살았는데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설악산도 '악' 산이었구나하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하게 밀려 옵니다.

그동안은 왜 한번도 설악산이 '악' 산이란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건지...

 

 

 

 

끊임없이 바위를 오르고 내리고...

그동안의 산행에선 산행 도중 배고프단 생각을 거의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번 산행에선 다리가 후들거리고 허기가 밀려옵니다.

 

 

 

 

라니가 먼저 밥먹자고 한 건 정말 처음이었던 듯...

평평한 곳이 나오자 찬들을 진열하고 허겁지겁 식사 시작~~~

하지만 너무 힘들었던 탓인지 생각처럼 밥이 잘 먹히지는 않아서 많이 먹지는 못했습니다.


 

 

 

밥을 먹고 기운이 나서인지 비로소 씩씩해진 라니.

가방도 짝꿍에게서 되찾아 메고 한계령에서 3.3km떨어진 지점까지 왔네요.

아직도 가야할 길이 온길보다 더 멀지만 얼추 반 가까이 왔다는 생각에 더욱 힘이 납니다.

 

 

 

 

계속되는 돌길에, 바위사랑 돌사랑이 지극한 라니임에도 땅이 밟고 싶단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몸은 힘들지만 가끔씩 보여지는 조망에 입에선 탄성이 새어나옵니다.

 

 

 

 

이런 돌길 걷기를 수십분...

 

 

 

 

드디어 걸어온 길이 남아 있는 길을 앞질렀구나 했는데 대청봉까지 생각하니 아직은 남아 있는 길이 더 머네요.

하산길까지 생각하면 비교도 안되지만 어쨋든 이정표에 쓰여 있는 숫자는 기분을 좋아지게 만듭니다. 

 

 

 

 

운무에 시야는 뿌얘지고...

 

 

 

 

운무가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맑아지고...

산에서 처음 만나는 경험이라 라니는 신기하기만 합니다.

 

 

 

 

파란 하늘 배경의 빨간 마가목 열매가 예뻐서 한컷 찰칵!!!

 

 

 

 

 

와~~꽤 많이 걸어왔는데요.

얼마 안남았으니 더 힘을 내보자 마음을 가다듬어 봅니다.

 

 

 

 

구름이 춤을 춘다는게 이런 것이로군요.

 

 

 

 

어느새 다가온 구름이 눈 앞을 온통 가로막아버렸지만 구름을 배경으로 한 나무의 아름다움 또한 볼거리입니다.

 

 

 

 

이제는 힘이 불끈 불끈 솟아 힘이 든 줄도 모르겠네요.

 

 

 

 

짝꿍은 어떠려나???

한참동안 가방 두개를 메고 왔던 것이 새삼 걱정이 되네요.

 

 

 

 

지금까진 구름 속에 있었는데 드디어 구름 위로 올라섰습니다.

구름을 발 아래로 두고 있는 기분, 경험해 본 사람은 아시겠지요.

 

 

 

발 아래가 구름으로 뒤덮여 조망은 꽝이었지만 라니는 조망보다 운해가 더 좋았답니다. 

 

 

 

 

게다가 멈추어 있는 구름도 아니고 파도치듯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의 움직임이 어찌나 환상적이던지 보고 또 봐도 질리지가 않더군요.

 

 

 

 

시간의 여유가 더 있었더라면 한참을 더 머물렀을텐데.

 

 

 

운해가 살짝 밀려난 곳에선 빛줄기가 봉우리를 비추는데 이 또한 예술이라 아니할 수 없군요.

 

 

 

다 왔으니 힘내라는  짝꿍의 소리에 중청인가 하며 좋아라 했는데 중청은 1km정도가 더 남았고 이곳은 끝청이라네요.

 

 

 

 

실망되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으나 멋진 조망에 실망했던 마음도 금방 잊어버리고 운해가 깔린 멋진 조망을 잠시나마 즐겨 봅니다.

 

 

 

 

운해를 배경으로 평생에 기억될 기념샷도 남기면서 말이죠.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을 감싸고 도는 운해 랍니다.

 

 

 

용아장성은 짝꿍의 꿈인 곳이지만 아직은 라니와의 동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미루어 두고 있는 곳인데

과연 라니가 동행하는 날이 올까 모르겠어요.  같이 갈 거라고 큰 소리는 쳐놨는데 말이예요.ㅎㅎ

 

 

 

 

울 짝꿍~~ 그새 또 뭘 발견했길래???

사진 찍고픈 목표물만 나타나면 참으로 몸을 사리지 않는 저 자세.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문을 두드려야 하는 건 아닌지...ㅋㅋㅋ

 

 

 

가까이 당겨도 보고...

 

 

 

 

배경으로 둬 보기도 하고...

 

 

 

 

중청으로 향해야 하는데...

 

 

 

 

떠나기가 아쉬워...

 

 

 한번 더 보고....

 

 

 

 

또 한번 더 본 후 그 곳을 떠납니다.

 

 

 

 

40여분을 걸으니 중청 대피소가 보이고 중청 대피소 뒤로 오늘의 목표점인 대청봉이 보입니다. 

 

 

 

 

남은 거리 700m, 지나온 거리 7.7km.

이정표에 쓰여진 7.7이란 숫자가 이렇게 벅찬 감동일 줄이야.

대청봉에 올라선 것도 아닌데 이 순간 참으로 뿌듯해지네요.

 

 

 

석양에 믈들어 가는 대청봉의 빛깔이 가슴에 묘한 떨림을 줍니다.

하지만 떨리는 것은 가슴뿐만이 아니로군요.

너무 너무 추워서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 듯 떨려 오네요.

평소엔 거의 먹지 않는 라면이건만 라면 끓여 먹는 사람들이 이렇게 부러울 수가요.

 

 

 

라면은 끓여 먹을 수 없고 대신 짝꿍이 쥐어 준 따뜻한 캔커피로 손을 녹이며 대청봉으로 향합니다.

 

 

 

 

너무 높아 나무가 자라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대머리 산은 민둥산 뿐만이 아니었네요.

 

 

 

 

대청봉을 오르다 되돌아 본 중청과 중청대피소.

그리고 중청 뒤로 저무는 해를 바라봅니다.

 

 

 

 

그저 황홀하단 말밖에... 또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날씨 좋은 날엔 바다도 보인다던데...

우리는 바다 대신 구름의 바다를 실컷 봅니다.

 

 

 

 

거센 바람에 몸을 휘청이며 드디어 대청봉에 섰습니다.

조금만 일러도 대청봉을 이렇게 독차지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오후 6시 30분 대청봉엔 우리 둘만이 서있을 뿐이랍니다.

 

 

대청봉에서 바라본 광경.

이곳에 서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동이 밀려 옵니다.

 

 

 

정상석 옆에 자리 잡은 "여기가 양양이라네" ㅋㅋ

재미있군요.

 

 

 

감동은 이제 그만 끝내고 이제부터 우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5km의 하산길이 남아 있으니까요.

하산 시작 지점은 잘 정돈된 공원의 돌계단처럼  생겨서 참 편안히 내려갈 수 있겠구나 했는데

내려오다 보니 그렇게 편하기만 한 하산길이 아니더군요. 

 

 

 

지겨워 넌더리가 난다는 표현을 하고 싶을만큼 끊임없이 이어지는 돌길.

그것도 급한 경사에 뚝뚝 떨어지는 길이라 발이 보통 피곤한 것이 아닙니다.

반이상 걸어온 줄 알았는데 겨우 2km라니...ㅜㅜ

 

 

 

쉬기 위해 한번 앉으면 일어나기가 너무 어려워  한번 쉰 이후론 쉬지 않고 내려와 거의 절반에 이르렀습니다.

입에선 신음소리가 새어 나오려 하지만 옆에서 계속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는 짝꿍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신음 소리도 참으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안간힘을 다해 계속 옮깁니다.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길이었는데 이제 200m남았군요. 

마음은 웃고 싶은데 어찌된 일인지 입이 잘 움직이질 않습니다.

 

 

 

 

드디어 하산완료.

오전 11시에 시작된 산행을 오후 10시에 마무리 합니다. 

단풍놀이 온 기분으로 시작한 산행이었지만 고행의 고행을 거듭한 끝에 라니가 해냈네요.

 

 

 

 

한달전 부산 감천마을에서 보았던 것 처럼 생긴 보름달이 우리를 향해 환한 미소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라니야~~ 잘 했어"  하면서 말이죠.

 

 



맨위로
통합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