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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외솔봉을 향하여...그리고 아는 사람만 간다는 제천 맛집 <시골 순두부>

작성일 작성자 ⓡanee(라니)




"오늘 산행은 어디로 가는 줄 알아?"

"...글쎄...??" 

"제천으로 갈거야"

"제천? 제천에 있는 산은 여러번 갔었는데... 왜 또~?"

"응~ 제천에 기막힌 두부집이 있다니까 작은 산 하나 타고 거기 가보려고."






언제부턴가 시작된 짝꿍의 맛집 찾아 삼천리

지난 주말에도 어김없이 이어졌어요.

원래도 맛집에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곰곰히 되짚어 보니 아마도 라니가 산행을 점점 힘들어하게 되면서부터 짝꿍의 맛집 찾아 삼천리가 시작된 것 같네요.

 산행지를 선정함에 있어 제약이 거의 없던 예전에는 오르고 싶은 산을 선정해 산행을 하고

 하산 후 주변에 맛집이 있으면 들려보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라니 때문에 가고 싶은 산행지를 선정하는게 어려워지다보니 가고 싶은 맛집을 먼저 선정하고

맛집 주변의 자그마한 산을 찾아보는 식이 되어 버린 거죠.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되었다고나 할까.ㅋ~






짝꿍이 찾아낸 두부 맛집이 있는 제천에 도착!!

교리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등산로 안내판을 살펴봅니다.




 


헉!!

등산로 안내판을 보는 순간 머리 속이 하얘진 라니!!

아무리 살펴봐도 1코스부터 4코스까지, 현재의 라니 상태론 모두 가 불가능해 보이는 코스더란 말이죠.ㅜㅜ

'짝꿍이 이럴 리가 없는데...'






"걱정마~ 우린 외솔봉까지만 다녀올 거니까"









"외솔봉까지만 다녀오는 건 괜찮지?"

"OK~ 문제 없습니다요."







초반엔 비교적 빡 센 목침 계단길이 이어지고,

계단길이 끝나며 바뀐 암릉길을 걸으며 라니의 마음에선 음악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어요.







"근데 그 모습은 어찌 된거야?"


중국발 초미세먼지 습격 소식에 배낭에서 마스크를 꺼내 무장을 하고 보니

겉모습은 마치 은하철도 999에 나 등장할 모습이 되어 있고 숨소리는 또 어찌나 거칠게 나던지...   







라니의 거친 숨소리 때문에 걱정이 되는지

라니의 모습 때문에 웃던 짝꿍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답니다.


"괜찮은 거야?"






"Sorry~ 답답하긴 하지만 별 일 없으니 걱정 붙들어 매라구요. "








그렇게 걱정하고 안심시키며 한동안 걷다 보니 앞쪽으로 봉우리 하나가 보입니다.

혹시나 외솔봉일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 가기도 했지만 우리가 어디 한 두번 속아 보나요.

외솔봉이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고

일단 아무 생각 없이 쭉쭉 앞만 향해 걷기로 했지요.






앞으로 앞으로 나가던 중 이정표를 만났습니다.

처음 만난 이정표이자 이번 산행에서 유일하게 만난 이정표였죠.

반가움에 다가갔지만 이 이정표에선 우리가 걸어온 거리에 대한 정보만 알 수 있었을 뿐,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외솔봉까지의 거리 정보는 얻을 수 없어 아쉬웠답니다.


"작은 동산까지 3.5km 남았다니까 외솔봉까지는 1.5km면 충분할 것 같은데."




이번 산행에서도 잊을만 하면 등장해 주는 야생화들 때문에 우리의 산행길이 심심치 않습니다.

비슷한 꽃들을 많이 봐서 무심코 지나칠 뻔 했던 이 녀석은

뚝갈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우리와는 처음 만나는 꽃이랍니다.

여리 여리하고 예쁘장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무뚝뚝하고 거칠다는 의미에서 뚝깔이란 이름이 지어졌다하고

 장이 썩는 냄새가 난다고 해서 백화폐장이라고도 불린다 하네요.

알고 보면 이 녀석도 참 안스러운 운명을 타고 태어난 것 같죠?







이 꽃은 바로 전, 장암산 포스팅 때도 올렸던 며느리밥풀 꽃 인데

어찌나 지천으로 피어 있던지 외면하지 못하고 카메라에 담은 까닭에 한 번 더 올려 봤어요.




며느리의 억울함을 품은 꽃이 이렇게 지천으로 피어 있다는 게

이 땅에서 힘들게 살다간 며느리들이 그만큼 많았었단 걸 이야기 하려는 것 같기도 하고

죽어서나마 한맺힌 절규를 소리없이 토해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해 보기가 참 딱했답니다.  






이건 산초나무 같기도 하고 초피나무 같기도 하고...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나중에 두부 맛집에서 산초두부를 먹었기 때문에

이곳에 산초나무가 많지 않을까 미루어 짐작하며 산초나무에 무게를 두어 본답니다. 







이것들은 예전의 우리네 가족들의 모습이 생각나 담아봤습니다.

요즘이야 한 자녀도 낳을까 말까 고민하는 세상이 되었다지만

예전엔 이런 모습이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었고 다복함을 상징하기도 했었죠. 

왼쪽에 엄마 아빠, 오른쪽에 아들 둘 , 딸 둘...딱 이상적인 가족 형태인 듯 싶은...ㅎㅎ 






들꽃들과 눈맞춤 하며 얼마간을 올라서니

충주호의 조망이 팡팡 터지기 시작합니다.






아래쪽으론 청풍랜드의 시설물들이 보이고

건너쪽으론 비봉산이 보이구요.






솟구치는 분수를 보고 있으니 등으로 흘러내리던 뜨끈뜨끈한 땀 줄기가 조금은 식은 듯 느껴집니다.

최대 162m까지 올라간다는 이 분수는 밤에 보면 정말 멋지다던데

수상 아트홀 에서의 공연과 함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으면 더 없이 황홀할 것 같네요.





그 옆으론 번지 점프대와 케이블코스터 시설물이 있는데 

번지점프는 자신 없지만 하늘을 나는 케이블코스터는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마구 들었어요.ㅎㅎ







#나무가 만든 프레임 속 라니!!







두 번째 조망처를 지나...







제법 경사가 급한 바위길도 오르고...







넓직한 바위도 만납니다.







바위를 만나면 자연스레 피어나는 라니의 미소 등장!!

은하철도 999 차장에서 라니로 컴백했답니다.







여기도 바위...







저기도 바위...




 



바위가 제법 많아서 좋긴 한데

밧줄 구간이 없는게 좀 아쉽긴 하네요.







'아~아깝다. 바위가 조금만 더 높았더라면...ㅜㅜ'  







밧줄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큰 바위라 신나게 성큼 밟고 올라서 봅니다.

저 신나는 표정!!

축 처져 있다가도 바위만 보면  어디서 그렇게 힘이 솟아나는지...ㅋㅋ 







짝꿍이 무언가를 발견했나 보네요. 







라니도 냉큼 쫓아가 봅니다.

암에 좋다는 운지버섯(구름버섯, 구름송편버섯) 같긴 한데

버섯이란게 잘못 먹으면 큰 일 날 수 있기도 하거니와

산 속 생명체는 어지간 해선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게 우리들의 철칙이라

카메라에만 고이 담고 뒤돌아 섭니다.

예전에 송이 버섯을 발견했을 때 처럼 말이죠.  







이제 세번째 조망처에 올라섰습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조망처보다 훨씬 더 탁트인 조망에 우리들의 눈이 한결 더 즐거워진 듯 하네요. 







날로 먹는 산행에 맛들인 라니는

저 앞에 보이는 비봉산모노레일도 타보고 싶단 소망이...ㅋㅋ









#닭의 장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고 싸인을 보내는 짝꿍을 따라...







바위로 올라서 조금 더 진행하니 청풍대교가 눈 앞에 짠~하고 등장해 줍니다. 







중국발 미세 먼지로 청명한 하늘은 볼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수랑 산그리메와 어우러진 청풍대교의 모습이 볼만했답니다. 








좀 더 넓게 보기 위해 짝꿍이 먼저 바위 위로 올라 서 봅니다.







라니는 이 정도 바위라도 오를 수 있음이 얼마나 좋던지...

다음엔 좀 무리가 되더라도 밧줄 맛을 볼 수 있는 산을 선정해 달라고 해야겠어요.









바위 하나 더 올라서니 확실히 시야가 더 넓어진 듯 합니다.

아주 아주 오래 전에 다녀간 적 있는 청풍문화재단지가 발 아래 있고

저 멀리로는 정상 코 앞에서 쏟아지는 비 때문에 발길을 돌려야 했던

안타까운 월악산먼지에 가려진 채 희미하게 보이네요.







목적지는 아니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을 그냥 지나치는 건 이 산에 대한 예의가 아니닌 것 같아

청풍호, 청풍나루, 비봉산을 배경으로 한 컷 남겨 봅니다. 







그리고 얼마 후, 더이상 오를 곳이 없는 봉긋 솟은 봉우리에 선 우리들!!

당연히 외솔봉인 줄 알았죠.








한치의 의심도 없이 외솔봉인 줄 알았는데 외솔봉이 아니랍니다.

외솔봉은 여기서 조금더 가야하고, 여기는 이름도 따로 없어 무명봉이라 불리우는 봉우리 같더라구요.

외솔봉은 아마도 화살표가 가리키는 저 곳이 아닐런지...??

여기까지 온 거 끝까지 가보고 싶지만

그리하면 점심 장사하는 두부 맛집문을 닫을 것이 뻔 하기에

외솔봉은 사진으로만 남기고...  






인증샷도 무명봉에서 기념샷으로 대신하고...









우리는 서둘러 하산을 합니다.







점심 장사도 그날 만든 두부가 떨어지면 바로 문을 닫는다며...







짝꿍은 그 두부 못먹으면 잠을 못 잘 것 같다고 발걸음에 엄청 가속이 붙었답니다.

다음날이라도 먹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다음날은 쉬는 일요일이니...휴=3

(둘째, 넷째 일요일 휴무)







짝꿍이 너무 초조해 하는 것처럼 보이길래 애교로 마음에 여유를 갖도록 해주고...







다시 서둘러 내려와 시골 순두부를 향해 30분쯤을 달린 것 같습니다.







"저 집인가?"


내비양이 목적지가 멀지 않음을 알려주고 음식점이니 당연 큰 길가 옆에 있으려니 했는데

보이는 저 집이 아니고 저 집 옆으로 있는 좁은 마을길을 구불구불 한참을 더 들어가서야...








목적지인 시골 순두부에  도착했답니다.

'보는 순간 완전 깜놀'

이렇게 깊숙한 시골에 음식점이 있다는 것도 놀랍고,

이런 곳을 찾아내서 오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놀랍고,

비닐하우스처럼 생겼는데 맛집이라는 것도 놀랍고

아직 음식을 먹기 전이긴 하지만 얼마나 음식맛이 기막히길래

이런 곳까지 사람들을 줄줄이 찾아오게 만들까 싶어 놀라웠지요.


그러나 더 가슴을 철렁하게 했던 건

"준비된 두부가 떨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란 글귀~

외솔봉도 포기하고 열심히 달려왔는데...흑흑



하지만 다행이도 짝꿍이 주인 아주머니를 만나 사정을 간곡히 이야기 한 덕에

주인집에서 먹으려고 남겨두었던 두부를 내주어 열심히 찾아온 발걸음이 헛되지 않을 수 있었답니다.

못먹었으면 다음주에도 제천으로 산행 한 번 더 갈 뻔 했는데...ㅋㅋ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음식점 안을 살펴보는 라니!!.

이 커다란 가마솥에서 그 맛난 두부와 순두부가 탄생되나 봅니다.

이른 시각에 가면 갓 나온 두부를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두부가 다 떨어졌으니 냉장고에나 몇 모 남아 있겠네요.







원산지 표시판을 가득 메운 국내산이란 글씨!!

어찌나 믿음이 가던지 맛은 차치하더라도 짝꿍 덕에 정말 좋은 음식점에 왔구나 싶었답니다.

짝꿍이 이 집을 고집했던 이유이기도 하겠죠. 라니에게 좋은 음식을 먹여주고 싶은 마음 말이예요. 







방 안으로 들어가 메뉴판을 살펴 봅니다.

메뉴의 가짓수는 간단한 편이고, 모든 음식 재료가 국내산임에도 가격이 참 착해 보입니다.

같은 산초구이가 다음날 찾은 청주의 맛집에서는 14,000원이었거든요.






잠시 후 반찬이 깔리고 산초구이가 나왔어요.

들기름구이만 먹어봤지 산초구이는 처음인데 쌉쌀한 듯한 산초 기름의 향이 라니의 입맛엔 맞았고

바삭바삭하게 구워진 겉면의 식감과 한 입 깨물면 터져나오는 보들보들한 두부가 산초향과 어우러져

얼마나 입맛을 당기게 하던지 젓가락을 놓을 수 없었답니다. 






짝꿍도 너무 너무 행복해 보이죠?






산초두부 뒤에 나온 두부찌개랍니다.

감탄에 감탄을 하며 먹은 두부찌개인데

짝꿍은 자신이 지금까지 먹어본 두부찌개 중 최고의 두부찌개였다고 말하네요.

마지막에 듬뿍 넣은 마늘이 비법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짝꿍을 위해 흉내라도 낼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혹시라도 가보시고 싶은 분들은 전화로 확인을 해보고 가시는게 좋을 듯 하네요.

그 날 새벽에 만든 두부는 그날 소진하는 시스템이라 

두부가 다 팔리면 장사 끝이니 헛걸음 하실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이웃하고 있는 커다란 두부집이 또 있으니 착각하시고 그리로 가시면 안된답니다.

아무래도 저희는 순두부나 두부찌개 한 번 더 먹으러 제천의 어떤 산을 또 고르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ㅎㅎ

건강한 맛~ 정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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