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뜨락의 일기

효녀가 되고 싶어도 난 안돼

작성일 작성자 들꽃

효녀가 되고 싶었는데

효녀가 될 수 없는 딸의 마음을 알기나 하시는지

우리 아버지가 젊어서 이런 분 아니셨는데

어쩌다 이리되셨을까?


내가 여학교입학 할 때

좋은 성적으로 붙었다고 묵묵히 아무 말씀 없이

입학식이 끝나고 내 처음으로 냉면을 사주셨던 아버지

속으로는 기쁘셨지만 내 색도 안 하셨던 아버지

일상생활에서도 늘 묵묵하셨던 아버지이셨는데



요양원에 계신 아버지의 분노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힘든다

변덕이 심해진 아버지 참을성도 저버린 아버지

늙으면 삶의 욕심도 많아지는지

당신에게만 잘 해주기 바라는 아버지께서는

요양원 직원들에게 요구조건도 많아

덜 들어주면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

이 딸을 볶아 돼


2년 동안 10번도 더 옮겨 다니다 보니

지쳐버린 이 딸은 독한 마음으로 변절해가고

침해가 오신 건지 아닌지 가늠도 ..

이유도 많고 탈도 많은 아버지



당신 연세가 98

딸도 늙어가는지도 모르시니 서글프기까지

옮겨달라는 아버지께

알았어요

고개만 끄덕이고 돌아왔다

간다는 인사조차 할 수 없이 도망치듯


해결하고 가라고 소리치시니 참으로 부끄럽기까지

먹고 싶은 거 못 먹는다고


신장과 호 홉 곤란으로 병원에서 12일 입원 하고 퇴원하신 후

요양원에서 음식 조절하는 것이

영 마음에 안 들어 하시어

야단법석하시다 허리에 통증이 있다고

물리치료와 링 겔을 꼽아드리고 돌아오는 길

효녀가 되고 싶어도 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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