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들이 검찰 수사에 받은 충격, 30년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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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들이 검찰 수사에 받은 충격, 30년 갈 것

떠돌이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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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의 머언 첫 단추

 

신영철 전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사건으로 법원을 떠나게 된 사람은 신 전 대법관이 아니라 최초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에대해 위헌제청을 했고 그래서 법원장실로 불려가 경고성 발언을 들었던 박재영 전 판사였다.

 

2009년 12월 박 전 판사는 “전기통신기본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고 싶었지만 이전에 한 위헌제청으로 법원에 부담이 되어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법관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사직이유를 밝혔다. 그리고는 많은 국민들이 지금 법원을 불신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자신은 법원에 대한 희망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전 판사가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한 그 법원은 어떻게 되었나.

 

판사 3000여명 중 10%인 300여명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농단으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얼마나 전방위적으로 조사를 했냐면 안식년을 지내는 1년의 기간동안 재판연구관을 하고 대학에 복귀한 법학대학원 교수까지 소환해서 조사를 했다.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인 아이들이 아침밥을 먹는 시각에 주택의 압수수색을 당하고, 아이들은 들이닥친 검찰수사관들에 놀라 운다. 판사 본인은 검사실에 불려가 딱딱한 철제의자에 앉아 하루 온종일 조사를 받는다. 검사의 질문에 “네 잘못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대단히 잘못된 행동이었습니다. 그 때도 마음의 부담을 느꼈지만, 전임자들이 하던 일을 이어서 하는 건데라고 여기며 애써 마음에 일어나는 의구심을 지우려 한 것 같습니다”라고 고백한다.

 

이것은 일생에 가장 큰 참담함과 자괴감을 안기는 사건이 되고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온 다음부터는 서초동 거리에서 검사들 얼굴을 마주치기가 두렵고 싫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 도중에 자신을 조사한 검사가 같은 식당에 들어오자 그만 숟가락을 내려놓고 나온 적도 있다.

 

나는 “네 네 잘못했습니다 이러지만 말고, 추궁하는 검사에게 솔직히 법원하고 검찰하고 누가 더 잘못한 게 많은지 따져보자. 당신네들 정연주 KBS 전 사장과 피디수첩 제작진 무죄인 줄 알고도 기소한 것 아니냐. 그리고 정권의 눈치를 보고 덮어버린 사건들은 얼마나 많으냐고 되려 물어보지 그랬냐”고 말했더니, 검사실 철제의자에 앉으면 기가 죽는다고 그렇게 말해 볼 생각 따위는 나지도 않는다고 한다.

 

나는 씁쓸하게 신영철 전 대법관을 비호했던 사법연수원 시절 스승을 떠올린다.

 

2009년 법원행정처 차장이던 그 분 연수원 제자들이 모인 반모임에서 소장판사들이 사정을 잘 모르고 오해해서 그런다고 하면서 신영철 당시 대법관을 강력하게 편드셨다. 그 분은 그 때 자신의 행동이 법관들의 동요를 막고 법원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었던 걸까. 그러나 2009년에 박재영 판사가 법원을 떠나고 마무리된 그 사태는 이후에 양승태가 재판거래를 감행하는데 주저함과 두려움을 없애주었고 지금 법원은 그 때 배태된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 스승님은 박근혜 탄핵심판 때면 자주 티비에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헌법재판관 중 한 분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박근혜 탄핵에 찬성하셨지만, 2009년에 신 전 대법관 비호에서 받은 실망감은 아직 깊이 박혀 있다.

 

재판은 판사의 내면적 정신작용의 결과이고, 잠재의식 속에서 본인의 경험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주거침입절도죄에 대해서 다른 판사보다 매우 중한 형을 내리는 판사가 있었는데, 자신의 내밀한 주거를 도범이 온통 헤치고 뒤집어 놓은데서 받은 불안감과 공포를 잊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개인적 경험으로부터의 영향을 차단시키는 분이 아주 드물게 있을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국민이 그걸 불신한다는 거다. 재판이 실제 공정한지는 그 누구도 판단하기 어렵고 “공정하게 보여야” 하는 건데, 공정하게 보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어떤 변호사는 이번에 법원이 받은 충격은 최소 30년은 간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우리 법조인들은 쓸데없이 기억력은 좋고 마음은 좁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by 이연주 변호사(검사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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