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연애

아비정전님의 최악의 하루

작성일 작성자 최정

 

 

 

 

 

 

 

 

<최악의 하루> “진심”이라는 “신념”에 대한 고찰.

 

 

 

이 영화를 만든 김종관 감독은,

 

필자가 ‘아끼고 사랑하는 감독’ 중 한 명입니다.

 

김종관 감독이 바라보는 세상은 따뜻합니다.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를 통해서도,  

 

거짓말로 ‘얼룩진 사랑’의 덧없음을 지양하고,

 

‘진심으로 하는 사랑’에 대한 “신념”을 우리에게 말합니다.  

 

제가 이 감독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러한 사랑에 대한 마인드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이 감독의 영화는 메이저가 되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30편에 가까운 영화를 만들었음에도,

 

그나마 여러분들이 알만한 영화라고 한다면,

 

윤계상과 정유미가 주연한 <조금만 더 가까이>정도입니다.  

 

김종관 감독은 어떤 이들에게는 용어조차 낯설지도 모르는,

 

바로 독...화 감독입니다.  

 

쉽게 영화판의 마이너리그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떤 분들은 이렇게 반박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씨크릿 가든> 같은 세상의 모든 멜로드라마가,

 

“진심어린 사랑”을 다루면서 성공했는데,

 

배우가 조인성, 손예진 같은 에이급이 아니라서 그런 거지,

 

“진심어린 사랑”을 주제로 다루었다고 해서,

 

이 영화를 마이너영화라고 말 할 수는 없다고 말이죠.  

 

하지만, 성공한 티브 속 멜로드라마와,

 

이 영화 속에 표현되는 “진심어린 사랑”은 출발점이 다릅니다.

 

드라마 <씨크릿 가든>속 인물들의 진심은,

 

별 볼일 없는 스턴트우먼과 백만장자의 사랑 속에서 피어납니다.

 

, 판타지 속에서 벌어지는 진심은,

 

너무도 아름답게 ‘미화’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 진심으로 사랑하는 인물들은,

 

아직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 게 없는 여배우 지망생과,

 

기껏해야 100권 남짓 팔린 소설책을 쓴 일본인 소설가입니다.

 

,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들의,

 

사랑 속에서 피어나는 진심을 다룹니다.

 

이 영화가 소위 대박을 치는,

 

메이저 상업영화가 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 속 인물들이 너무도 현실적이다 보니,

 

이들이 이루어나가는 진심어린 사랑의 성공이,

 

역설적으로 ‘믿겨지지가 않는다’는 것입니다.

 

판타지의 충족은커녕, 믿을 수가 없는데,

 

어떻게 대중의 사랑을 받는,

 

메이져 영화가 될 수 있겠습니까?

 

이 정도까지 따라오셨으면,

 

오늘 아비정전이 하고자 하는 말은,

 

현실연애에서 ‘진심어린 사랑’의 비현실성에 대한 것이라고,

 

벌써부터 결론을 내리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것도 맞습니다만,

 

저는 오히려, 연애할 때의 “진심”이 가지는

 

비효율성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극중 주인공인 한예리는 세 명의 남자와 사랑을 합니다.

 

한예리는 일관되게 세 명의 남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것은 물론,

 

그들 상대 모두에게 진심을 ‘강요’합니다.

 

 

 

첫 번째 남자는 이제 막 아침드라마에 출연하며,

 

성공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는 남자배우입니다.

 

제대로 뜨지도 못한 게, 썬글라스와 마스크로 무장하며,

 

연애인티 팍팍 내는 누가 봐도 재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또한, 여자 좋아하는 바람둥이의 전형입니다.

 

이런 남자와의 연애에 한예리가 “진심”을 강요하다보니,

 

스스로 지치는 것은 결국 본인 자신인,

 

한예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많은 여자 분들이 이런 생각들을,

 

마음 속에 담고 있습니다.

 

왜 나는 진심으로 너를 대하는데,

 

너는 왜 나의 진심에 단 10%밖에 응답을 해주지 못하느냐고..

 

그러다 보니, 남자가 어떤 ‘변명’을 해도,

 

영화 속 한예리처럼 삐뚤어지게 말이 나올 수 밖에 없고,  

 

남자 입장에서는 내가 실수를 몇 번 한 건 맞지만,

 

그래도 여자친구로 생각하는 건 너인데,

 

그게 왜 진심이 아니냐고 생각합니다.

 

, “진심”의 의미와 범위가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뭘 더 어떻게 해주길 바라냐?”며 맞받아치고,

 

종국엔, 두 사람의 연애는 마치 <사랑과 전쟁>에 나오는

 

최악의 커플이 되어,

 

결국 볼 것 안 볼 것 다 보고,

 

파행을 맞이하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 결과를 초래합니다.

 

바람둥이 남자를 옹호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저는 우리들이 연애를 할 때,

남자의 타입에 따라, 연애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이 남자와의 연애를 대하는 마인드도 바꾸었으면 좋겠습니다.

 

 

 

연애를 즐겁고 재밌게 즐기자고 덤벼드는 남자에게,

 

진심을 들이밀면 결국 상처받고 지칠대로 지쳐,

 

나가 떨어지는 것은 본인일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부분이 가슴이 아픕니다.

 

연애의 경험을 많이 쌓으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게 진심이든 뭣이든 한 가지 방식으로 연애를 하다보면,

 

결국 그게 먹히는 사람에게만 통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유형의 사람이 내 타입이 아니라면..

 

우리가 그렇게 상상하기도 끔찍한 상황 앞에,

 

그것도 30이 훌쩍 넘은 나이에,

 

직면하게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두 번째 유부남인 남자의 문제점은,

 

진심이 너무 과하다는 데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자신의 전부인과 어쩔 수 없이,

 

재결합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의 마음속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한예리 당신 밖에 없다고 달려드는 남자입니다.

 

회상장면에서 보여 지는 이 남자의 연애 방식에서도,

 

이 남자가 사랑하는 방식의 무기는 “진심”밖에 없습니다.

 

한예리가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된 이유도 그래서이고요.

 

하지만, 입에서 나오는 자신의 마음인 “진심”이,

 

현실에서는 전부인과 재결합한다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니,

 

그 진심을 믿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진심으로 다가오는 남자의 맹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런 남자들의 경우 대부분,

 

무언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이런 타입 남자의 경우 연애경험이 적다보니,

 

이러한 ‘꿍꿍이’는 욕구불만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생각지도 않은 모습을 갑자기 드러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예를 들면 ‘변태적인 성적 판타지’같은 것 말이지요.

 

이런 상처를 받게 되면,

 

남자에 대한 혐오증이 생길 정도로,

 

그 데미지는 심각할 수 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진심”이 통하는 사랑은 어떤 남자일까요?

 

한예리의 세 번째 남자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인기 없는 소설작가.

 

소설을 쓴다는 것은 현실 속 대부분의 시간조차,

 

‘꿈’을 꾸는 게 직업인 사람입니다.

 

한예리의 직업도 배우 지망생입니다.

 

, ‘가상’을 연기하는 게 직업인 사람입니다.

 

게다가 한국말이 통하지 않는 일본인.

 

한예리와 이 일본인은 어설픈 영어로 소통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상대에 대한 호감의 표현이 서투를 수 밖에 없습니다.

 

, “꿈”과 “가상”이라는 직업적인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고,

 

언어로 인한 서투른 호감표현이 ‘진심’으로 포장되어,

 

그들이 시작하게 되는 사랑이 “완벽한 사랑”이라고,

 

한예리는 철썩같이 믿게 됩니다.

 

왜냐면,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생각, 이상, 마음, 마인드

 

이 모든 게 정확히 부합하니까요.

 

정말 이 세상 어딘가에 반드시 존재한다는,

 

그 내 발에 딱 맞는 다는 짚신 한 짝을 찾았다는,

 

믿음이 굳건해 지는 것이지요.

 

하지만 진심의 위험성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랑이 아닌 진심에 꽂혀 연애를 시작할 경우,

 

헤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면, 자신을 진심으로 대해준 남자를,

 

배신한다는 자체가 자신의 신념에 위배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으로 시작한 연애는 마음이 채워지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길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시작한 연애는,

 

시간이 지날수록 진심에 대한 의심으로,

 

마음이 공허해지기에 스스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념은 버릴 수가 없고..  

 

제가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김종관 감독처럼 독립영화를 찍는다면,

 

이러한 진심에 대한 신념은 굳게 지켜나가야지요.

 

하지만, 우리는 연애를 하고 싶은 거지,

 

예술을 하고 싶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것도 마이너가 아닌 메이저에서의 연애 말입니다.

 

아무리 봉준호 감독처럼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라도,

 

상업영화라고 한다면, 대박을 치고 싶다면,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든 대중에 맞추려고 합니다.

 

하물며, 상대를 꼬시는 연애를 해야만 하는 우리가

 

그 상대의 유형에 따라 “맞춤연애”를 하기는커녕,

 

진심이라는 ‘신념’만 쫓고 있다면,

 

그 연애가 메이저 상업영화처럼,

 

대박을 칠 확률은 얼마나 될지

 

우리 모두 한 번쯤은 곰곰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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