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연애

연애는 연기를 하면 안된다는 여자들에게

작성일 작성자 최정

 

 

 

연기는 금방 들통 난다는 여자들에게

 

 

 

난마다.

 

오랜 만에 글로써 여러분들께 인사를 드리는 듯한데

 

내 안부나 상황에 대한 것은 안물안궁일 테니

 

바로 오늘 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디테일하고 심층적인 부분들은

 

워낙 최정님께서 다양하고 자세히 다루어주시기 때문에

 

나는 오늘 나무가 아닌 숲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그럼 간만에 글 시작 한 번 해보겠다.

 

 

 

늘 들어왔던 질문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한 글이다.

 

댓글에도 많이들 했던 얘기고 근래 많이 묻던데

 

‘본연의 나를 숨기고 일시적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연기를 하는 것은 금방 들통이 나기 때문에

 

 본래 나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줄 수 있는 남자를 만나는 게 맞고

 

연기는 부질없는 것이 아닌가?

 

 

이 질문에 나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대답을 내놓고 싶다.

 

, 연기를 하는 것은 금방 들통 난다는 맞는 반이요,

 

틀린 반은 무엇이냐?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너의 연기가 먹힐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패착이요,

 

오류이자 망상이라는 것이다.

 

 

 

이쯤에서 흑역사 하나 방출해보자.

 

내가 스승에게 연애를 배우고자 입문하였을 때의 일이다.

 

스승은 내게 말했다.

 

너의 분위기와 성격, 그리고 캐릭터를 고려했을 때

 

차갑고 도시적인 느낌의

 

나쁜 남자 캐릭터로 방향을 잡자 하였다.

 

실상은 소심하고 세상 누구보다 따뜻했던

 

순진하고 평범한 나였다.

 

한 마디로 졸라 착한 남자였다 이 말이다.

 

근 두 달가량을 밤을 지새우며

 

그 캐릭터를 분석하고 대사를 연습하였다.

 

자 결전의 날이었다.

 

스승은 내 옆에 눈 돌아갈 여자를 앉혔고

 

나는 요이 땅!을 외치기도 이전에 얼어버렸다.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고

 

상대의 감정선, 분위기, 상황은 뵈지도 않고

 

연습했던 대로 내가 해야 할 것들만 주구장창 하였다.

 

결과는?

 

스승을 통해 전해들은 그 여자의 말이다.

 

‘오빠 걔는 애가 있어 뵈지도 않는데

 

따뜻하고 친절하게 해도 될까 말까한 판국에

 

시크하기까지 하네? ㅎㅎ‘

 

웃음도 아깝다;;

 

정녕 개똥밭을 굴러도 이승이 나은 것인지

 

철학적인 고민이 떠오르던 순간이었다

 

 

, 여자들의 입장에서 이해를 돕도록

 

예시를 조금 더 들어보자.

 

성격이 다혈질에 기분파인 여자가 하나 있다.

 

나는 그 여자에게 남자로 하여금

 

차분하고 속이 깊은 여자로 느끼게끔 하라 주문하였다.

 

여자는 본연의 자신을 벗고 연기를 한다.

 

두어 번 만날 때까지는

 

속이 끓어도, 욱하고 올라와도 참는다.

 

서너 번을 만나는 과정에서 남자와 술을 한 잔 한다.

 

도저히 나의 기준에서 이것은 참을 수 없다는 신호가 온다.

 

나도 모르는 찰나

 

본연의 나의 말본새가 툭 튀 나온다.

 

남자는 순간적으로 느낀다.

 

이것이 이 여자 본연의 모습이라는 것을...

 

헌데 여자는 그 점을 짐작치 못한다.

 

또 하나 더 얘기해보자면

 

외모는 도도하나 성격이 곰이고 푼수 같은 여자에게

 

남자로 하여금 외모에 부합하는

 

도도하고 여우같은 여자로 느끼게끔 하라 주문했더니

 

평소에 남자에게 끌려 다니던 여자는

 

남자로 하여금 이 여자의 말과 행동이

 

철벽치고 모든 것에 선을 긋는 듯한 뉘앙스로 말을 해버린다.

 

거기다 한두 번 만날 때까지는

 

통제 되었던 나의 푼수기가

 

서너 번 만남을 통해 그 남자와 나의 벽이 서서히 허물어지자

 

나도 모르게 대방출 되기 시작한다.

 

그 이후?

 

에라 모르겠다, 그냥 생긴 대로 살자~

 

본연의 모습으로 회귀한다.

 

 

 

무슨 말인 줄 알겠는가?

 

그렇다면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연기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라면

 

도대체 뭘 어쩌라는 말이냐?

 

 

 

‘새로운 나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짐작이 가는가?

 

그렇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작업이다.

 

이해를 돕자면

 

나는 본디 착하고 순진하고 장난기 많은 것이

 

본래의 나요,

 

새로운 나의 캐릭터는

 

시크하고 나쁜 남자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새로운 캐릭터를 소화하는데 나는 6개월이 넘게 걸렸다.

 

 

 

다혈질에 기분파인 여자가

 

차분하고 속 깊은 여자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을 때

 

다른 것 다 차치하고 가장 핵심이 무엇일까?

 

‘남자라는 동물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다혈질에 기분파인 여자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순간적인 욱함과 기분에 따라 행동함에 있는데

 

그것을 참는 것은 단기적인 처방인 것이지

 

자신의 기준에 도달하면 또 다시 폭발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뭔가?

 

그 기준, 다시 말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어떻게?

 

참는 것이 아니라 그 기준에 미칠 때마다

 

왜 남자라는 동물이 그럴 수밖에 없는지

 

왜 그것에 내가 화를 낼 필요가 없는지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면

 

내가 욱하거나 마음속 울화가 만들어질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 작업이 반복이 되다보면

 

나의 포용력이 커질 것이고

 

그것이 곧 나의 차분함으로 연결될 것이고

 

나의 차분함이 내가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듦으로써

 

속이 깊은 여자로 느껴지게끔 하는

 

발판이 된다는 것이다.

 

 

 

또 성격이 곰이고 푼수 같은 여자가

 

도도하고 여우같은 캐릭터를 만들고자 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도도함을 풍기는 것인지

 

어떤 지점에서 푼수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인지

 

그 포인트를 끄집어내어서

 

무수히 수많은 반복과 시행착오를 거쳐야

 

그 새로운 캐릭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를 무난히 소화하고자 함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작업이라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것이 궁금할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캐릭터로 하면 본연의 모습이 들통이 안 나느냐?

 

어떨 것 같은가?

 

시크하고 나쁜 남자 캐릭터

 

차분하고 속이 깊은 캐릭터

 

도도하고 여우같은 캐릭터

 

이렇게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고 했을 때

 

본연의 성격이나 기질이 온전히 새롭게 변할 수 있을까?

 

없다.

 

다만, 기존의 캐릭터와 새로운 캐릭터가

 

혼용을 거쳐 융합이 될 뿐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소심하고 따뜻한 남자는

 

대범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다혈질의 기분파인 여자는

 

차분하고 이성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곰 같고 푼수 같은 여자는

 

여우같고 똑 부러지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과정 속에서

 

단점으로 작용하는 극으로 치달았던 성격적인 부분이

 

현저히 줄어들고 순화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기존의 나의 캐릭터를 받아줄 남자가

 

열 중 둘 셋이었다고 가정한다면

 

변화된 나의 캐릭터를 수용할 수 있는 남자는

 

열 중 못해도 일곱 여덟은 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연의 모습이 들통이 나느냐 나지 않느냐의 문제는

 

기존의 너를 투영시킴인 것이고

 

변화된 너를 투영시켰을 때에는

 

그 물음이나 궁금증 자체가 야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얼마나 더 대중적으로 먹히느냐 안 먹히느냐의 싸움이기 때문에

 

조금 더 정교하고 세밀하게 하는 작업만이 남는다.

 

쉽게 말해서

 

변형된 나의 캐릭터와 컨셉으로 남자를 대하되

 

초반에 남자가 나한테 감정선이 확실히 넘어올 때까지는

 

새로 만들어낸 캐릭터의 힘을 조금 더 빌리는 것이고

 

융합 변형된 나의 캐릭터만이 남기 때문에

 

기존의 캐릭터는 지워진다는 것이다.

 

기존 캐릭터로 돌아가려고 해도 되지도 않는다.

 

고로 연기는 금방 들통 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함은

 

내가 위에 말한 과정을

 

온전히 해본 적이 없다고 본인 입으로 실토하는 것과 같다.

 

 

 

내가 이 글을 적은 목적은 이것이다.

 

연기하는 것 아니다.

 

스스로 메소드 연기가 가능한 배우라 착각하지 마라.

 

흉내를 내는 것은 흉내에 그칠 뿐

 

그윽한 향을 자아낼 수 없다.

 

아이돌들 발연기 하는 것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는가?

 

또 한 가지

 

나침반이 없는 표류는 너무도 위험하다.

 

방향성은 확실히 하고 노력을 해도 하자는 것이다

 

어떠한 캐릭터, 어떠한 컨셉이 맞는 것인지도 모르고

 

발 한 번 잘못 들였다가 5년을 허비했다.

 

 

솔직히 스킬이고 멘트고 그런 것 다 떠나서

 

방향만 잘 잡아도 연애가 순탄하게 흘러갈 사람 많다.

 

과연 너라는 사람은

 

지금 스스로가 가진 재료를 가지고

 

충분히 대중적인 맛을 자아내고 있는지

 

한 번 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글은 쾌도난마님이 미친연애 블로그에 올려주신 글입니다

 

미친연애 최정의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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