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진종일 가을비가 내린다.
익어가는 가을 들녘이 젖고,
골목길 지킴이 은행나무도
주렁주렁 황금열매 매달고 젖고 있다.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높아졌다, 낮아졌다,
내 마음도 함께 젖어 내리네.
오늘 내리는 비 그치고
朝夕 찬바람 품 안으로 파고들 때
山川草木 시름시름 가을 병 앓다가
하얀 壽衣 갈아입은 후에야
‘나,
지난 세월을 그리워하며
빈 가슴으로,
텅 빈 가슴으로도
외롭지 않은 삶을 살았으면 좋으리.
~운곡 오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