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카산책 - 춘설(春雪) ②
        
      
      촬영일시 : 19년 02월 19일 창경궁에서
      
      
      봄눈이 내리고 있다.
      오랜 겨울가뭄이 해갈될 수 있을 정도로 내려주길 기대해보지만 어쨌든 서설(瑞雪)임엔 틀림이 없다.
      올해처럼 눈이 귀한 해에도 깊은 산간엔 어느 정도의 눈을 볼 수 있겠지만 체력등 여러모로 여의치가 않아
      산행을 망설이다보니 금년엔 설경 한번 찍어보질 못했던터에 부랴부랴 카메라를 챙겨 시내 고궁을 찾았다. 
      경복궁은 오늘이 휴일, 창경궁은 문을 여는 날이다.
      춥지 않은 날씨에 봄이 턱앞에 왔음을 실감하면서 살포시 내리는 봄눈을 보며 감성에 젖어본다.
      춘설에 초점을 맞추어 몇번인가 셔터를 눌러보는 사이 살포시 내리던 눈은 시간이 갈수록 제법 눈발이 굵어지며 
      펄펄 날리고 있다. 시야가 흐려지면서 사진이 될성싶지도 않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봄이 왔으나 봄답지가 않다)이란 글귀를 떠올려 보았다. 입춘도 우수도 지났으니 절기상은
      봄인데 이렇듯 눈이 펄펄 날리고 있으니 말이다. 하긴 봄에도 폭설이 내리는 것을 우리는 흔히 보아왔지 않은가..
      봄이 오긴 했으나 매서운 추위가 봄같지 않게 느껴질 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을 우리는 쓴다.
      그러나 그 어원은 다른 데서 연유하고 있다.
      중국 전한시대, 출중한 미색의 여인 왕소군(王昭君)이 한(漢)나라 원제의 궁녀로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궁정화가 
      모연수란 자에게 뇌물을 주지 않아 초상화를 일부러 잘못 그려줌으로써 왕의 총애를 받지 못하고 흉노족의 우두머리 
      호한야에게 시집을 가야했던 왕소군의 서글픈 심경을 당나라의 시인 동방규가 대변하여 시로 읊은 데서 연유한 것이라고 한다.
      즉 흉노를 오랑캐에 비유하여, '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도 없으니(胡地無花草)'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구나(春來不似春)'라고
      당나라 시인인 동방규는 왕소군의 서글픈 심정을 묘사하였다.
      당시 한(漢)나라 원제는 호색한으로 신임했던 모연수의 초상화를 보고 궁녀들을 택일했었는데 나중에 모연수의 이런 간계를
      알고는 모연수를 참수하게 된다.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빗나가고 말았다.
      반가운 춘설이지만 눈발이 점점 더 굵어지며 흣날리는 날씨에 시계가 흐려 사진 촬영은 어려웠지만 기분은 무척 상쾌하다.
      창경궁 춘당지, 춘설이 분분한 차가운 날씨에도 유유히 노닐고 있는 원앙들의 모습이 앙증맞고 귀엽다.  
      



글과촬영 : 가족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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