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삼십여분 떨어진 곳에 이번 폭우 피해로

유명세를 떨친곳이 있다.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던 날은

우리가 사는 곳에도 

조금 많다 싶은 비가 내리긴 했는데

그 정도 폭우인줄은, 

사상자까지 생겨날 줄은 상상도 못했더랬다.

마침 주말 저녁이라 

처마밑에 정원의자를 꺼내놓고

비옷차림으로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는

우리끼리 이것도 꽤 운치있는 그릴이라며

낄낄거리기까지 하고 있었으니...

그 시각 그 곳에서는 급작스런 폭우로 

자연재해까지 선포될줄 누가 생각인들 했겠는가

하루뒤 신문 표지면을 장식한 사진은 

한마디로 놀랍고도 끔찍했다.

처참한 현장은 

면면이 눈에 익은 곳, 

친한 지인이 사는 도시였으니

더더욱 놀랄수밖에




독일에서 자연재해로 보기 드문 사상자를 낸 

이번 폭우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예쁜 여자이름인 엘비라 Elvira 라는 이름의 저기압은

  장돌뱅이처럼 요즘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

우연찮게 살짝 맛배기로 그 위용을 겪은바 있는데

초강력 와이퍼로도

앞이 안 보일 지경이었다.




팔년전 이맘때도  이랬었다.

예고없이 하늘끝이 노래져오더니

  별안간 시커먼 구름으로 뒤덮였다.

그때 나는 저녁 노을이 노랗게 번져오는줄 알고

 감탄하기까지 했는데 감탄은 잠시였고 

순식간에 돌변한 암흑천지세상으로

덜컥 무서워졌던것이다

엄청난 폭우와 우박을 동반한 

자연재해의 서막!

세상을 요절 낼것같은 번개와 천둥소리

테니스공만한 우박들이 순식간에

우리집 잔디밭을 하얗게 덮었더랬다.

우리 동네 거리는 졸지에 자갈들이 뒤섞힌

흙탕물의 거센 하천으로 돌변,

폭탄을 맞은듯한 길거리나 

뽑혀진 가로수, 박살난 차량지붕들

우리집꼴도 참혹하니 말이 아니었다.

멀쩡한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이 기억이 얼마나 생생하고 끔찍했던지

가뜩이나 겁 많은 나는 

이후로 하늘이 조금만 노래졌다하면

안절부절해지는 증세가 심해지면서

아끼는 꽃 화분부터 낑낑 처마밑으로 옮기곤 한다. 





사람이 죽어나가고 침수된 도시,

 그 폭우피해의 현장을 일주일이 지난 즈음에 

뜻하지 않게 갈 일이 생겼다.

그 도시는 언제 그런 일이라도 있은 양 

길거리는 깜쪽같이 치워져 있었고

도시를 흐르는 강은 평상시 모습대로

평화롭게 흐르고 있었다.

불과 칠분만에 수위가 

무려 5미터나 높아졌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하늘한편은 어두운 구름이 어른어른 모여들고

건너편하늘은 짱짱한 햇볕이었다.

반대편 위협적인 구름하늘에도

햇볕 비추는 들판의 

딸기오두막이 몹시도 평화롭다.

엘비라 치맛자락끝이 

여전히 남독일을 훑고 지나다니던 날

난데 없는 교통체증으로 

낯선 국도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뜻하지 않은 방문길에 만난

예상치 못한 보물헛간

얼른 차를 돌려야 했다.

한가한 국도를 달리다보면 

조그만 마을 마을을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때 모퉁이를 돌다 

운이 좋으면  만나게 되는 앤틱헛간들 

헛간을 들어서자 오래 묵은 나무냄새로 가득했다.

내가 좋아하는 

오래된 농부의 장농들이 층층히 쌓여있었더랬다.

고약한 엘비라 덕을 봤다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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