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선의 깃발을 휘날리며 돌아온 세 남자들을 위해

부랴부랴 잠옷을 갈아입고는

우선 술상부터 봤던것 같다.

사진찍은 순서대로 재생 기억해내자면 그렇다는건데

벌써 억만년은 지난 일 ㅎ

네델란드 온 기념, 하이네켄술상에는

영국식자재매장에서 산 감자칩이 안주로 등장했다. 

또 다른  안주로는 

앞으로 몇년을 따라다닐 

알바트로스호에서의 이야기!

두시간 배를 타고 간 망망대해에서의 이야기였는데

네델란드선장이  포인트에 배를 잠시 멈추면 

열나 정신없이 낚시줄을 바다에 던져넣어야하고

 낚아 올린 생선들을 

숨돌릴시간도 없이 빼내고 나면  

또 다음 뽀인트로 급이동

(생노가다수준이었다고 함)

이러기를 두시간 연속했다고 한다.

얼마나 빡센 선상낚시였는지

되돌아오는 두시간 뱃길에는 

다들 널부러져 녹초가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따뜻한 거실에서  하이네켄을 들이키며 

1차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은후 얼마지나지않아

 한명씩 한명씩  

이구석 저구석에서 

마치 돈벌이 원양어선에서 지쳐 돌아온 양 

깊은 잠에 빠져들어갔더랬다.



항구쪽에 보니 식당들이 있던데...

저녁 어스름무렵 부시시 잠이 깬  남자들과

끼니 거리를 찾아 다시 항구쪽으로 가기로 했다.

"잘 봐봐 애들아 여기 주차비내라는 말 없지?"

주차비걱정은 오매불망 누구 한 사람 몫이고

세 남자는 오로지 식당간판만 쳐다보며 

저버저벅 걸어나갔다

 알바트로스호가 정박해있던 

그 사이 조금 낯이 익은 항구주변에는 

큼직한 식당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잔잔히 가는 비가 내리고 있던 항구는 

인적이 드물었고

몇몇 식당안은 얼핏 밖에서 들여다보기에도

파리를 날리고 있었다. 

비와 바람을 맞으며 

모양새 빠지게스리 이 식당 저 식당기웃거려보는데

 네 명이서 좀처럼 합의를 보지 못하는데

태국식당? 글쎄 여기까지와서....

왠 버거집이야...

이태리식당은 좀 그렇치...

 몇몇 식당을 이런 저런 이유로 퇴짜를 놓고는 

급기야 아무데나 들어가자는 누군가의 의견으로

쑥 들어간 곳

느낌이 쎄했다.

손님이 우리뿐이었던것이다.

배고픈 네 명의 눈이 불안하게 마주쳤고

앉자마자 메뉴판을 들고 오는 웨이터에게

연신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이며

급히 식당을 빠져나와야만 했다.

한끼라도 허투로 먹으면 난리라도 나는듯 

결연함이 묻어있는 모처럼만의 단체행동이었던것 ㅋ






"바닷가에 왔으니 생선요리 어때?...."

선발대로 메뚜기처럼 식당간판을 훑으며 뛰어갔다온

큰 넘이 알아낸 곳, 

네델란드풍이 흠씬 풍기는 곳이었다.

네델란드말은 독일말과 영어를 섞어놓은듯 들리는데

식당이름에서부터 그렇게 들려왔다.

예를 들자면 영어 Day, 독일어Tag, 네델란드말 Dag ㅋ









재미있는 네델란드발음때문에도

뒤집어지고  두 넘들 장난질에 뒤집어지고

이 날은 무슨 일때문이었는지

옆 테이블 손님들 보기 민망할 정도로

나는 눈물까지 찔끔 흘려가며

정신 없이 웃어댔던 기억만 남아있다.

내가 좋아하는 말랑한 네델란드빵이 

식전빵으로 나왔다.




 니 주문이 잘못 됐나봐 

왜 그런 연장이 나오냐?

혹시 랍스터 시킨줄 안거 아냐 "

생선이라고는 고등어밖에 먹을줄 모르는 넘이

주문한 새우요리 

작은 넘은  지 앞에 깔아준 난생 처음보는 

연장들을 보고 "뭥미?" 

 난감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시킨 메뉴가 줄줄히 나오자

세 남자들이 줄줄히 난감한 표정을 짓기 시작하는데

이름 모를 생선들, 야채들

 대략난감 메뉴였다.











작은넘은 생소한 연장들을 쓰지 않고도

새우정도야  거뜬히 까먹을수 있는듯 보였는데

문제는 간에 기별도 안 갔다는 사실

남은 식전빵과 디저트접시를  싸그리 비우고서도

아쉬운듯 입맛을 다시고 있던 넘이

내 다시는 생선식당에 오나봐라 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큰 넘은 맏이답게 탐탁치 않아도  한번 정도는 

기꺼이 희생할 각오가 되어있다는 표정으로,

영감은 먹긴 먹고 거금은 냈지만  

어째 시원한 해물탕이 그립다는 표정으로

그리고 한 여자는

생선요리를 담은 접시와 디저트 대접그릇이

못내 눈에 삼삼한듯  아쉬운 표정으로

식당문을 나섰다.

네델란드에서의 마지막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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