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골짜기에는 새들이 참 많다.

제일 요란한 까마귀서부터 

 참새, 박새, 산비둘기,까치,그리고 이름모를 산새들

아 뻐꾸기도 있다.

외롭고 우울하기 그지없던 지난 겨울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골짜기에 

 눈덮힌 소나무가지위로 포로롱 날아와 

한참을 우리집 거실안을 들여다 보기 시작한 

 조그만 산새들이 있었다.

새들이 다시 날아갈때면 소나무가지와

테라스난간위 소복히 쌓인 눈이 

후둑후둑 떨어지는 모습이란....

내게 처음으로 아는척을 해온 이웃이 생겼다는 사실이

얼마나 마음에 위안이 되었던지

어느날 휑하니 빈 테라스 난간에  

오래 앉아 있던 작은 동박새들을 보고는

남편이 드물게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 우리 새집은 갖고 왔나? "

"여기 달아 놓을데가 어디 있다고"

<1억짜리> 소나무는 휑당그리 너무 크고 너무 높았다.





가든용품이라고 쓰여진 이삿짐속에서 

새집들이 차례로 나왔을때 얼마나 가슴이 쓰리던지

 준베리나무,코르넬체리나무로부터 

새집들을 떼어낼때

그때 아렸던 심정이 다시 되살아나는듯했다

내 준베리나무, 내 오두막....

지난 4월 안성까지 달려가서 

준베리나무를 사가지고 왔다.

준베리나무는 찾는 사람이 없다며

농장주인이 6년생 묘목을 

선심쓰듯 십만원에 가져가라고했다

속으로 조그만 트럭이라도 불러야 되지않을까 걱정하고 있는동안

농장주인이 키는 내 허리에도 못 미치는, 

겨우 새끼손가락굵기를 한 불쌍한 나무 하나를 가리켰다.

6년 키운게 조만한데 

옛 준베리나무를 떠올리니 절로 한숨과 조바심이 일었다.

어린 준베리나무는 

힘들게 뿌리를 내리느라 계절이 바뀌었는데도

겨우 한뼘 정도 자랐을까 여전히 불쌍한 꼴을 하고있고

갈곳없는 새집들도 불쌍하기는 마찬가지

하는수없이 창문턱에 임시로 뒀던것이

여태껏 그 자리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자세히보면 푸른 새알이 보임


쌤들이 이름을 붙혀준 <럭셔리 펜트하우스> 새집에 

 어느날 가느다란 나무뿌리,지푸라기같은것들이 

쌓인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집주위를 유난히 자주 맴도는 박새 한마리도...

설마 하고 조심스레 들여다본 새집안에는

세상에나 

메추리알보다 작은 연한 푸른빛의 새알이 

동그라니 놓여있지 않은가

 (새집인줄 대체 어떻게 알았을까)

새알은 한개씩 한개씩 늘어나더니

어느듯 여섯개까지 불어나 있었다.

"우리집에 세입자 생길것 같아  다둥이가족이야 "





알 낳기가 끝났는지 어느때부터 박새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새집안에 머물고 있었다.

" 이제 알 품나봐 "

이때부터 우리는 현관문도 한번 크게 못 여닫고

살살 새집옆을 지나다녀야만했다.

어떨때 박새는 머리통윗부분만 보이게 

옹크리고 앉아 있었지만

어떨때는 벌떡 선 자세인듯 

펜트하우스 창문으로 머리를 통째로 내밀고도 있었다.

" 보지마!  보지마! "

행여나 눈이라도 마주칠까

남편과 나는 서로 서로 주의를 줘가며

고개 한번 못 돌리고 모르는척 가는길을 갈수밖에 

그러기를 대략 보름쯤 지났을까 





어느날 박새가 앉는 자세를 달리하고 있는게 보였다.

  뒷꼭지가 보이는 자세로 어떨때 꽁지가 바깥으로 나오기도 하는데

 부화했음을 직감적으로 알수가 있었다.


위의  사진은 수차례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

여러번의 노룩촬영끝에 성공한것임

상상해 보시라 늘 카메라를 손에 들고는 

고개는 외로 돌린채

착 착 셧터를 눌러대는 모습을 

 노모국회의원도 아니고 ㅋ






박새는 얼마나 경계심이 충만한지 

먹이를 물고와서는 절대 한번만의 비행으로  

새끼들에게로 날아 들어가지 않는다.

새집근처까지 날아와서는 

일단 적들이 있는지 없는지 주변을 살피다가

순식간에 둥지안으로 날아 들어간다.






갓 부화한 새끼들을 둥지에 홀로둔채

 먹이를 찾으러 날아간 어미새는

얼마나 불안할까 

한 끼니에 기본 여섯번 밥상을 차려야하는

어미새는 정말 분주했다.

집주인인 우리가 도와줄일은 

현관문 여닫는 횟수를 줄이거나

어쩔수 없는 경우라면 살포시 문을 열고 닫는 일뿐이었다

 아기세입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때

우리 부부 얼굴에는 전에없는 평화의 기운이 감돌았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세입자가족인가 말이다.ㅎ 


그러다가 폭우로 배수로공사를 하던 날

불안하게 둥지주변을 맴도는 어미새가 유달리 눈에 띄였다.

포크레인이 요란한 기계음을 내며 

흙을 파내고 바위를 이리저리 옮기던 그 다음날

어미새가 아기새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버렸다.

아 텅 빈 둥지를 확인했을때 

그 허전한 심정은...


세입자 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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