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마지막날

크리스마스 촛대 촛대마다 불을 켰다.

 그간 얼마나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냈는지

아드벤트용 초들, 한보따리 사 놓은 티라이트들,

물론 새로 산게 아닌 이삿짐속에서 나온것들이지만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한 두번 켰었나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아 12월 한달 얼마나 열심히 초를 켜곤했는데...

촛불을 켤때는 언제나 처럼 라이터보다 성냥이 좋다

우선 사각  성냥긋는 소리가 듣기 좋고

또 유황타는 냄새는 얼마나 좋던지

그리고 바람에 꺼질까 조신하게 손으로 가리다보면 

그 순간만큼은 기분이 정숙해지기도 한다.

사실  한해의 마지막날이라고

촛불을 하나하나 켜다 보니 절로 

간절한 바램같은것이 일었다

 좀 아프지 말자 라는것인데

올 한해(아 벌써 지난해...)

정말 골고루도 아팠더랬다.

미련하고 게으르기도 해서  왠만하면 참고 마는 성격이

 양평읍의 모정형외과는 동네수퍼 가듯 자주 드나들었으니

아니 대체 무슨 일을 하느냐며 의사가 놀라워했다

 노가다요 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다 말았다.

말썽 부리던 곳이 잠잠해지기가 무섭게 

다른곳이 또 고장나서 병원행이기를 수차례

벌써 골골 거릴 나이라면

얼마나 우울하고 기운 빠지는 일인가 

그러다 큰 넘이 도착하던 날

저녁 먹으러 나갈려다 빙판에 대형으로 엎어진 사건이 벌어졌다.

몇년전 수술받은 무릎인데다

 요근래 계속 좋지 않은 상태에서

사단이 나버린것

난리법석끝에 뼈가 부러진게 아니니 식당은 다녀왔지만

오래 서있지도 못하고 무엇보다도 계단이 큰 장애가 되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좋지 않은 상태여서

혼자 몹시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속에서 무슨 탈이 단단히 났을거라고 겁 먹은 상태에

느는건 짜증이고 신경질이었다.

벌려 놓은 일들은 다 어쩔것인지...

내색안한다고 했지만 어쩔수 없이 튀어나오는 짜증을

보다 못한 영감이 한마디 했다.

요새 왠 짜증을 그렇게 내냐고

아프면 병원 가라는 지당한 남편의 말을 듣자

그제서야 자주 가던 정형외과가 떠올랐으니 아이구 미련탱이

그러니까 촛대에 성냥불을 부치는 작년 마지막 날까지도

끙끙 앓으며 세 남자들에게 짜증이나 내며

하늘에다 대고 기도나 했던것이다.

연휴가 끝나자 마자

정형외과로 달려갔다.

붓기가 빠지지 않은 보라색 멍이 찬란한 무릎을 보여주고

사진을 찍은 결과

" 관절은 좋네... 주사 한대 맞고 물리치료 받자... "

주사한대 맞고 물리치료 받고 약 먹으면 괜찮겠다는 의사소견

의사의 반말투 말이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크게 탈이 난게 않은거라면 

아프지만 않다면 

늙은 할매 취급 받는것 쯤이야 대수겠나



연말연시즈음해서  

몸이 아프니 마음까지 두루두루 편치 못했더랬습니다.

새해인사도 못드리고

일일히 방문도 못하고

에고 요새 사는 꼴이 영 신통찮네요.

늦었지만 새해 인사드립니다.

올해는 다들 아프지 마시고 

건강한 한 해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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