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내린 눈과 게름크뇌델Germknö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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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린 눈과 게름크뇌델Germknödel

빈티지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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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춥다 춥다는 말로 표현이 안되는, 계속되는 쩡하도록 추운 날씨

그러다 다시 눈이 내렸다.

눈만 내리면 이상하게 마음도 몸도 포근해지지

"이야 눈 온다..." 합창과 함께

 창밖을 내다보는 영감과 마눌

방금전까지만해도 서로 으르렁거렸던 사실을 잊어버렸다.

하루종일 미세먼지인지 뭔지 잔뜩 흐려있더라니

시간이 갈수록 큰 소나무를 흔들어대며 

나부끼는 눈발은 또 얼마나 장관인지

바깥 눈풍경 구경에 한참이 지났나

하루종일 골이 나서 애꿎은(?) 마눌을 째려보던 영감의 눈길이 

한결 부드러워져있었다.

눈 오는 밤은 확실히 평화로운 기운이 넘쳐나는 모양이다.





밤새 내릴 기세였던 눈은 새벽녘에 그쳤나 보다.

쌓인 정도가 고양이발목에도 못 미쳤다.

이른 아침에 다녀간 우리집 손님들!

우리집에 산책오는 고양이들은

암만봐도 위풍당당 양반고양이임에 틀림없다.

절대 길 아닌 곳으로 다니는걸 못봤다.

한번씩은 잔디밭사이를 가로 지른다던지 

 돌계단옆 바위로도 다닐 법하지만

절대 달리는 법도 없고 일정한 보폭으로

사람이 다니는 길로만 점잖게 걸어다니실뿐

 영감하고 눈이 딱 마주치는 날이면

둘 다 얼음 땡 스톱 모션에 들어가는데 

이게 또 얼마나 재미나는 구경거리인지 ㅋ

한 십초쯤   황야의 무법자에 나오는 총잡이들처럼 

둘다 한 십초쯤 고민을 한다는것이다.  

그러다  먼저 톰영감이 몸을 낮추고 살살 접근하다가  

갑자기 빈 손을 허공에 내 흔드면 

그제서야  도망가는 폼만 잡다가 약 올리듯 

먼발치에서 쳐다보는 제리냥이들

잔디밭에 출몰하는 두더쥐를 없애줄때까지 

톰영감과 제리냥이들간의 쫓고 쫓기는 놀이는 계속 될것이다.




으르릉거렸다가 눈이 화해를 시켜준 다음날 아침식사.

홀짝 홀짝 마시면서 드는 생각인데

가뜩이나 잔소리대마왕께서

어째 증세가 더 심해질까 하는거였다  곰곰...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갇혀 지낸탓일까

한 공간에 오래 같이 있다보면 벌어지는 어쩔수 없는 현상이라지만

문제는 이 공간이 주로 내 구역이라는것이다.

겁도 없이 내 나와바리에서 자꾸 토를 다는 

삼식영감에게 맞짱을 뜨며 

 그날 연장전을 해볼까 어쩔까 

심기일전을 도모하던중

눈이 내리는 바람에 홀라당  까먹고 

 화해모드에 들어갔던것이다.

화해모드는 아침을 먹으면서도 계속 이어졌는데

영감이 거실창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속삭였다.

"저기 봐 새가 날아왔어

눈속에서 목욕한다..."

박새인지 딱새인지 한참을 눈속에서 뒹굴고 있었다.











밀가루 250g, 소금 한꼬집, 설탕 25g, 버터 25g, 계란 1, 계란노른자 1, 이스트 반봉지, 우유 90g 








겨울이면 생각나는  소울푸드 하나

오스트리아 산간지방 음식인 

 이름하여 게름크뇌델  Germknödel 

한글로 적고 보니 몹시 이상한 이름의 음식처럼 들리는데

하루키씨도 잘츠부르크 여행중 뜻 모르는 긴 이름을 가진

오스트리아음식을 두고 난감해했다는 글이 기억이 난다.

Geschnetzeltes Huenchenbrust 

게슈네쩰테스 휜헨브루스트 (역시 한글로 쓰고 보니 이상하긴 하네 ㅋ)

뜻을 알면 전혀 이상할게 없는데 <저민 닭가슴살>

외국어가 이렇다.ㅎ


게름은 오스트리아 독일말로 이스트란 뜻이다.

크뇌델은 우리나라 찐빵과 흡사한데

 묽은 팥고물같이 생긴 소인

오스트리아에서는 포비들 Powidl이라고 부르는

달콤 새콤한 서양자두무스가 들어간다. 

오스트리아 알프스지역의 산중턱에 있던 

산장 Berghuette에서 파는 <게름크뇌델> 

내게는 겨울만 되면 생각이 나고 잊을수 없는 맛이기도 하다.

뜨거운 버터소스를 뿌리기도 하고 

바닐라소스를 흥건하게 부어 먹기도 하는데

크뇌델위에 흑임자가루같은 포피 씨드를 꼭 뿌려야 한다.

그 포피씨드를 사 가지고 오라는걸 잊어버렸으니 에구

 



 

아주 오래전 겨울

오스트리아 알프스산장에 같이 갔던 다른 이들은

고기국물이 들어간 요리 아니면 최소한 스파게티같은것들을 

집어드는데 남편이 선택한 음식은 게름크뇌델이었다.

한국 어른남자가 식사용으로 이런 음식을 시키는것은 흔치 않던 시절

스테이크 썰듯이 칼질을 해서는

바닐라소스를 듬뿍 발라 맛있게 먹는 남편이 

신기해 했던 기억이 있고

그 뒤로부터 나도 맛을 들여 몇번은 사먹어야 

겨울이 끝나곤했다.


눈덮힌 풍경을 보자 불현듯 떠오른 게름크뇌델

매해 가던 오스트리아의 겨울을 생각하며 혼자 추억에 젖어

오전내내 법석을 떨었다.

"이거 기억나지?" 하고

뿌듯하게 점심상을 차리고 있는데

힐끗 쳐다보던 영감이 한마디 했다.

"너구리 사 놓은거 없나?"

아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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