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와 달리

까톡소리가 좀 잦은것 외엔

 조용하다 못해 

착 가라앉은듯한 연말분위기다.

원체도 걸어다니는 사람 구경하기 

어려운곳이기도 하지만

한파에 다들 방 콕 신세인지

지나다니는 차들도 확연히 줄어든 듯하다.

주말에 다니러 온 이웃들도 

다들 서울집으로 돌아가버린

우리끼리 고요한 연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크리스마스전후해서 

연거푸 망년회 외출겸

잦은 서울나들이로 지쳐있던터라

나는 이런 한가한 분위기도 

차분하니 나쁘진 않더라만

영감은 심심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모양새다.

부르면 금방 누군가라도 달려올 

독일도 아니고 어쩔 ...

보다못해 내가 나섰다.

"영감 우리끼리 오늘 한잔 할까?"

한해의 마지막날이면 

좋은 와인으로 지난 한해 리뷰를 한다던 L네처럼

우리도 마지막날 분위기를 내보기로 했다.

보통때와는 달리 영감과 나는 이런 일에는

의기투합이 잘 되는 편이라

일사분란하게 술을 준비하고

이 엄동설한에 테라스에서 불을 피워대느라

난리법석을 떨었다.

냉장고에 오래 모셔두었던 스파클링와인은

다시 쩡쩡한 영하의 테라스에서 초강력칠링

환상적으로 숙성의 맛이 더해지고...

 




" 건배 영감 "

자정 열두시가 되어 터뜨려야 할

스파클링 와인을

2019년이 될려면 다섯시간도 더 남은

초저녁에 따버렸다.

"이런 술이 우리집에 있었나? " 하고 묻길레

"이건 스페인 스파클링와인인데

동굴,케이브에서 숙성한다해서 카바로 부른데..."

내가 좀 아는척을 하자

어디가서 써 먹고 싶은지 

왠일로 귀담아 듣는 눈치이다. 

카탈루냐 어느 동굴에서 숙성한 카바를 

양평의 영하의 테라스한기로 

마지막숙성까지 거치니

 더할 나위없는 맛이었다.

기포가 가득 오른 스파클링와인잔을 

쨍 부딪히자 영감은 진짜

 지나간 한해를 주마등처럼 떠올렸는지 모르겠다.

말 없이 카바를 반병 이상 비울 무렵

아덜놈들도 제 갈길 찾아 가는듯 하고

이제 집일도 거의 끝이 나고

올해 후반부터 조금씩 마음의 여유가 생기더라는 

영감의 지난 한해 리뷰가 혼잣말처럼 이어졌다.

그래 그러니까 앞으로 승질 좀 부리지 말자 잉!!

 카바 몇 잔으로 한결 기분이 좋아진 

영감이 어쩐 일로 식탁정리를 도와

빈 잔이며 빈그릇들을 옮겨준다.

새해부터는 정말 사이좋게 

지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하는 순간이었다.


난로안 장작은 훨훨 타오르고

틀어놓은 TV에서는 

별반 의미없는 방송이 흘러나오고

카바가 기분좋게 오를 무렵

영감은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세시간후쯤이면 2019년이다.

얼른 설겆이를 마치고

 컴퓨터에 와 앉아

조용히 두루두루 인사를 올릴 계획이었다.

양평이 가장 먼저 2019년을 맞이하고

그다음으로 독일이, 

마지막으로 미국이 새해를 맞이하니

서두르면 라스트 미닛이긴 하지만

새해인사하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잠시 소파에 몸을 눕힐려는 찰나

 난데없이 순간적으로 꼼짝달짝도 못하겠는

극심한 허리통증이 찾아왔다.

독일말로는 Hexenschuss 라고 하는 요통이다.

독일 단어 그대로

 마녀의 화살을 맞았다고 볼수밖에 없는,

이유와 원인을 모르겠는 

처음 겪어보는 요통이었다.

흥겹게 카운트다운을 셀 마지막날에

움직일때마다 비명을 지르고

약을 바르고... 

파스를 바르고 ...

밤새 뒤척이며가 아닌 

꼼짝달짝 움직이지도 못한채

 새해를 맞이한것이었다.




스파클링와인으로 폼 잡을때만 해도 

2018년은 이만하면 잘 보낸것 아닌가 

살짝 자축분위기였는데요

(이럴때는 참 대책없는 긍정마인드 ㅋ)

그런데 가만 돌이켜보니

여기 저기 아프다며 한 해 내내 

징징거렸던 기억이 나지 않았겠습니까 

고리타분하고 구닥다리멘트지만

무엇보다도 건강을 강조하지 않을수가 없는데요

저도 올해는 게으름 고만 부리고

뒷산이라도 부지런히 밟아보려고요

여러분 건강하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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