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음식, 여자음식, 아저씨음식, 아가씨음식 등

남녀노소 성별, 나이에 따른 

음식(외식)에 대한 고찰



삼식영감님하고 외식 한번 하는데도

의견일치 보기가 힘드니 

왜 이리 살기 힘드누 하고 있던차에

이웃 블로거 단단님이

 재미있는 글을 쓰셨어요.

이 글을 읽지 않았다면 생각없이

지나치고 말았을텐데요 

http://blog.daum.net/dawnchorus



얼마전 서울 나들이때의 외식

시댁형제모임이 있었다.

시아주버님부부, 시누님부부 그리고 우리 부부

연령대로 보자면

 일흔초반 어르신들이 두분, 육십대 중후반 두분 

쪼오끔 더 젊고 앳띤 우리부부  

평상시 영감소리를 입에 달고 다니는 나도

이 날은 조금 입조심을 해야했다.

정정하신 영감님들이 면전에 계신지라 어험


육십후반의 시누님이 섭외한 장소는

소가 들어오는 길목이라는 뜻의 

강남의 모 음식점,

마당발이신 시누님이 고민끝에 

결정했다는 식당이다.

약속시간에 늦어 헐레벌떡 뛰어 들어간 

식당이 그것도 고깃집이

지하에 있다는게 좀 특이하다.

입구에 수십명의 예약자 명단이 

커다랗게 걸려있는 꽤 규모가 있는 식당으로

 그 넓은 식당이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바글바글하다. 

그 날만 그런지 신기하게도 

다들 연식이 있어보이는

손님 대부분이 노년의 여자분들이다.

우리 바로 옆 테이블도 

지긋한 연령대의 노인여자분들





 제일 좋아하는 반찬인 잡채 

이 날도  혼자 두접시를 해치웠다.


독일에 사는 내 친구들은

우리를 부러워 할때가 많다.

내가 고개를 아직도 반쯤은 그쪽으로 돌린채

중증 적응장애자 증상을 호소할라치면

다른건 모르겠고 먹을거 많아서 얼마나 좋냐며

그것도 집밖에만 나가면 외식천국에 사니

 아무소리도 말라며 되려 부러워할때도 많은데

거기다 대고 소시지니 햄, 치즈 

독일음식타령을 해대면 숫제 별종 취급이다.

세상 참 불공평한 노릇이다.

아덜놈들은 좀 더 심한데

이넘들은 사흘 굶은 스토커처럼

통화할때마다 

엄마는 오늘 뭐 먹었어? 확인을 해대는 통에

밖에서 해결하고 왔다 하는 날에는

새끼들없이 맛있는게 

목에 넘어가더냐고 난리도 아니다.

별 감흥없이 그저 허기를 떼우러 가는 

외식이었다해도

궁기 잔뜩 들린 넘들에겐

맛있고도 맛있는 호화로운 만찬인 모양

그러면 옛다 얼마나 맛있었냐 하면 하고 

과장과 허풍으로 바짝 약이나 올리고 만다. ㅋ

근데 얘들아 진짜 맛이 별로야 



 



 막내인 우리부부가 도착해서 앉자마자

미리 주문해놓은  음식들이 

구루마에 실려 나오기 시작했다.

 반찬들이 정신없이 식탁위로 날라왔다.

탁탁탁 동작도 빠르게 ! 테이블이 비좁도록 ! 

그래도 그릇들이 마음에 들어 통과 

어느때부터  국민그릇이 되다시피한

 멜라민 과 스뎅그릇때문에

좋은 식당 나쁜 식당

맛있는 식당, 맛없는 식당들을

  그릇으로 구분해버리는 버릇이 생겼는데

 일단 도자기그릇 유기그릇 나오면 

기분상인지 몰라도  음식맛도 훨씬 좋게 느껴진다.

그리고 대개 이런 식당은 

기본은 하는 경우가 많다.

고깃집, 한정식집의 단골 반찬들이 

넓직한 도자기 유기그릇에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초대자인 시누님이

손님들의  표정을 살폈다.

우리야 막내라 별 발언권도 없지만

오라버니를 어려워 하는 시누님

특히 오라버니부부가 마음에 들어하는지 어떤지가

꽤나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뭐든 감탄을 잘하는 내가 나서서

맛있다를 연발하자

아주버님부부도 괜찮다고 맞장구를 쳐주고

그제사 시누가 이 집이 위치도 그렇고

음식이 나쁘지는 않다며 흡족한 얼굴이 된다.

아침을 건너 뛴 탓도 있지만

반찬도 하나같이 입에 맞다.

이집은 고기를 식당아주머니가 옆에 붙어서서

구워주는 식이다 

 점잖게 앉아 납죽 받아먹기만 하면 되는데

연식 있으신분들이 불판위 고기를 일일히 뒤집고 

가위로 자르고 배식을 해야한다면 

꽤나 번거롭고 귀찮은 일일것이다.

그래서 나이 든 여자손님들이 많을걸까


  오랜만에 만나 인사 나누랴 

삼각으로 안부 물으랴

먹는데 속도를 못 내자

"식으면 맛없어요 빨리 드세요 "

아주머니의 채근과 함께

유기그릇위에 고기가 자꾸 쌓인다

 천천히 구워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국식당은 빨리 먹고 빨리 나가주는게 

미덕인 관계로 열심히 속도를 내어야한다.



잡채 못지 않게 맛있었던 이름모를 반찬


집안의 최고 연장자이신 

아주버님이 연신 쌓이고 있는 숯불갈비를 보자

조금 근심스러운듯

" 어 다들 치아들은 괜찮나? " 묻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듯 이구동성

치과치료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이어서 온갖 지병들과 

그에 따른 각종 병원소개의 선전장이 되고

나는 막내라 감히 이런 대화에 낑기지도 못할 군번

듣고 있노라니 오십견이니 목디스크는 

가벼운 애교병수준이어서 

꿀꺽꿀꺽 반찬접시만 비워댔다.



 

문제의 숯불갈비 보기와는 달리 무척 연하다


한국은 손님맞이하기 참 편한곳이다.

누가 온다해도 적당한 식당만 찾아 놓으면 땡

어느때부터인가 집(밥)으로 손님 청하는건

해서는 안될 짓이고 집에서 밥 한끼하자하면

초대 받는이들도 굉장히 부담스러워한다하니 

피차 쌍방간에 편하게 살자 주의 

식당에서 부랴부랴 밥을 먹고

이차로 카페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다

 길에서 헤어지는게 공식이 되었다.

그래서 식당과 카페들이 

이토록 많은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좋은 세상에서

나는 아직도 옛버릇을 못 버리고 있다.

양평에 먹을만한곳이 마땅찮다는 

 큰 이유도 한 몫하겠지만

이 먼곳까지 누가 찾아와준다 하면 

구닥다리인 나는 옛 버릇대로

우선 뭐를 만들지 메뉴궁리로 머리부터 싸매니

한심하다고 해야 하나 미련스럽다고 해야하나

영감말에 의하면 그 덕에 집청소도 하게 되니

얼마나 좋냐는데

 바깥에서 어수선하게 후다닥 먹어치우고

길바닥에서 헤어지는게 

아직은 손님 대접하는것 같지가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오징어젓갈은 스뎅그릇이네

 

독일에서도 어쩌다가 

식당으로 손님 초대할 일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집에서 술상 밥상, 

찻상을 다 차리는 식이다.

팔십이 다 되어가는 벤트케스씨네도

바쁜 코플러네도 

음식 솜씨없는 클라우디아네도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독일사람들은

크리스마스, 부활절, 생일상은 물론이거니와

어떤날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어떤날은 날씨가 또 너무 안 좋아서

집으로 가족들을 친척들을 친구들을 

열심히 초대하고 초대받고 산다.

요즈음 유행하는 홈 루덴스!

그러니 독일사람들은 

옛날부터 홈 루덴스족들이었던것이다.






뜨거운 돌솥과 누룽지용 물주전자와  

밑반찬과 된장찌개가 깔리면

식사는 대망의 마무리에 접어들어간다.

어린(?)동생들 얼굴을 마주해서 행복하신지

이제 밥 좀 자주 먹자는 아주버님의 흐뭇한

선언과 함께 식사가 끝이 났다.


고기 구워주겠다 편안히 먹기만 하면 되어서 

또 누룽지숭늉을  먹을수 있어

나이 드신분들이 즐겨 찾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시누이가 식당을 나서면서 하는 말

 젊은 사람들 가는곳에 잘 못 들어가게되면

눈치가 보이고

 나이 들면 식당도  제한되어

 씁쓸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뭐 그럴려고요 대답을 하려다

가만 생각하니 아직 내 나이가 

양다리를 걸칠수 있는 나이여선가보다

입을 다물고 말았다.

대신  나도 모르게 불쑥 내 뱉은 말

" 다음번에는 저희집에서 만나요 

제가 맛있는거 해드릴께요 " 

아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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