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청와대를 찾아 경제인을 이번 광복절 특별 사면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은 김무성 대표의 누나인 김문희 용문법인 이사장이 이번 사면 대상에 포함될 것인가다.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특별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16일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회동에서 박 대통령이 경제인 사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설 특별사면 때는 순수 서민 생계형 범죄로 범위를 한정했는데 이번에는 청와대에서 '통큰 사면'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특별 사면 대상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현재 경제인 특사로 거론된 인물은 SK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 부회장 형제, 한화 김승연 회장, LIG 그룹 구자원 회장, 장남 구본상 전 부회장 등이다. 이재현 CJ 회장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라 사면 대상 자격이 없다.

상당수 언론이 이번 사면 대상에 비리 행위로 수감 중인 재벌 총수들이 포함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집권여당 대표의 누나가 포함될 가능성은 거의 거론되지 않고 있다.

일단 김 이사장 변호인 측은 사면 대상자 포함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 이사장이 집권여당 대표의 누나인데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어머니라는 점에서 뒷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문희 이사장의 사면 가능성 얘기가 나오면 당장 김무성 대표에게 부담이 되고 청와대로서도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언론 노출을 피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문희 이사장은 지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자신의 딸을 서울 강남구 소재의 용문학원 소유 건물 관리인으로 임용해 급여 명목으로 3억 7000만원을 지급한 혐의로 기소됐다. 횡령죄다. 그리고 김 이사장은 지난해 5월 1심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 원심이 확정된 뒤 상고해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는 중이다.

김 이사장은 건물 관리 직원이 현행법을 설명해주지 않아 행정상 실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김 이사장의 딸이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에도 급여를 받았고 관리인으로 임명된 후에도 용역 업체에서 종전과 마찬가지로 건물 관리를 도맡아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업무를 수행하지 않을 줄 알면서도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항소를 기각했다. 횡령 기간이 무려 8년을 넘었고 액수가 수억원에 달한 점, 끝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떠넘긴 점 등을 들어 원심을 확정했다.

용문법인과 김 이사장의 변호인 측은 사면 대상 가능성에 말을 아끼고 있다. 

법인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소식을 들었지만 특별한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횡령 혐의는 이사장님이 직접 변호인들과 만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이 사면 대상자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야 한다. 사면 대상 요건은 형이 확정된 자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이사장 자격을 박탈당하기 때문에 김 이사장은 사면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은 이상 상고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 변호인 측(법무법인 월드)은 지난해 11월 항고심 선고 이후 대법원 상고 취하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변호인 측 관계자는 17일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사면 얘기가 나와) 조심스럽다. 상고 취하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이 불가하다.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만약 김문희 이사장이 청와대의 사면 발표를 앞두고 상고를 취하한다면 김무성 대표와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과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만약 상고를 취하하지 않는다면 아예 사면 대상에 포함이 될 수 없다.

새누리당이 국민 여론을 이유로 정치인 사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뜻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번 사면이 경제인 사면의 정당성에 집중하면서 비난 여론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재벌 총수들이 대거 사면되고 김문희 이사장이 묻어가는 모양새가 된다면 여론에 큰 주목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대규모 경제인 사면 자체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크다. 

대통령 선거 당시 박 대통령이 대기업 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 사면권 행사는 엄격하게 제한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고 성완종 리스트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경제인에 대한 특별사면과 관련해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국민통합과 경제 살리기를 명분으로 대규모 경제인 사면을 갑작스럽게 추진하는 것은 말바꾸기 국면전환용 사면이라는 것이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경제인이라고 해서 차별을 두는 것도 반대하지만 갑작스런 특별 사면에 납득이 안가는 것"이라며 "성완종 리스트 의혹 때만 해도 사면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안된다고 했다가 된다고 하고 있다. 국민의 신뢰가 떨어진다. 일각에선 국면전환용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민심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